[텐아시아=한혜리 기자]
'대세는 백합' 김혜준, 정연주
'대세는 백합' 김혜준, 정연주
어느 순간부터 ‘웹드라마’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더불어 스케일 역시 점점 커졌다. TV 드라마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스타들이 웹드라마에 출연했고, 대기업이 웹드라마를 제작하기도 했다. 게다가 내용은 기존의 대중 매체의 영상 콘텐츠들 보다 참신했다. 아니, 참신함을 넘어서 ‘발칙’했다. 영상 콘텐츠의 새 시대, 새 양상을 연 웹드라마가 무서울 정도로 빠른 기세로 성장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정말 ‘발칙’한 웹드라마가 등장했다. 지난 해 방송된 ‘대세는 백합’이 바로 그것. 정말 ‘갑툭튀’라고 할 수 있었다. 갑자기 툭 튀어나온 웹드라마. 거대한 프로모션도 없었다. 대형 스타들도 없었다. 그럼에도 ‘대세는 백합’은 여러모로 화제를 모으며 탄탄한 ‘마니아’를 모았다. 여성 동성애 콘텐츠를 뜻하는 ‘백합’이라는 주제 덕분에 더욱 눈에 띄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세는 백합’이 담은 블랙 코미디는 가히 ‘대세’라고 칭할 수 있을 정도로 배꼽을 잡게 만들었다. 참신을 넘어서 ‘발칙’한 상상을 그린 ‘대세는 백합’. 텐아시아가 그 주역들을 만나봤다.

드라마 오프닝의 “눈 감아도 귀 막아도, 입 닫아도 향기가 ‘백합!’”이라는 발랄한 노래 가사처럼 정연주와 김혜준의 대화에서는 ‘눈 감아도, 귀를 막아도’ 웃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두 사람은 인터뷰 장소에 들어서자마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상큼한 두 소녀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구수한 ‘만담꾼’을 떠올리게 했다. 뻔뻔하고 능청스런 모습으로 기가 막힌 호흡을 보여줬고 재기발랄한 인터뷰를 만들어나갔다. 인터뷰가 끝날 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연주와 김혜준을 만나고 온 것인가, 세랑(정연주)과 경주(김혜준)를 만나고 온 것 인가.’ 사람을 홀리는 마법을 가진 묘한 소녀들에게서 ‘대세’의 기운을 느껴버렸다.

10. 자기소개를 해 주세요. 특히 김혜준 양이 궁금해요. 포털사이트 프로필에 ‘화제 인물’이라고만 뜨네요.(웃음)
김혜준 : 저는 스물한 살 김혜준입니다. 아, 이제 스물 두 살 된 김혜준입니다. 하하. 어떻게 해야 하지. ‘대세는 백합’에서 경주 역을 맡았고요, 95년생입니다. 한양대 연극영화과 2학년에 재학 중이에요. 감사합니다. (웃음)
정연주 : 저는 이제 스물일곱 돼요. 이름은 정연주고요. 강아지를 한 마리 키우고 있고… 한예종 연기과 휴학중이에요. 복학할 예정이에요.

10. 둘 다 고운 이름이네요.(웃음) 이름의 뜻이 뭔가요?
정연주 : 나라 정(鄭), 고을 연(姸), 두루 주(周). ‘두루 곱다’라는 뜻이에요. 아빠가 작명소가서 지어주셨어요.(웃음)
김혜준 : 저는 지혜 혜(慧), 높을 준(峻)이에요. ‘지혜를 높이다, 높다’ 이런 뜻이에요. 저도 부모님께서 작명소에서 비싼 돈 주고 지어주셨어요.

10. ‘대세는 백합’에 출연했어요. 백합물이란 게 참 쉽지 않은 장르인데,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정연주 : 캐스팅 제의가 와서 리딩하러 갔어요. 어쩌다 보니 연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하하.
김혜준 : 저는 리딩하러 갔는데, 사실 웹드라마라는 매체를 잘 몰랐어요. 그냥 학교에서 하는 단편 영화라고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가 무겁게 나왔죠.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인터뷰도 하게 될 줄 몰랐고요.(웃음)

10. ‘백합물’이란 장르를 알고 있었나요?
정연주 : 구체적으론 몰랐어요. 일단 대본을 봤는데 세랑과 경주가 워낙 매력적인 거에요. 남자고 여자고를 떠나서 ‘이거는 해야겠다! 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밌었어요. 남자가 됐든, 여자가 됐든, 강아지가 됐든, 뭐가 됐든 일단 하면 ‘재밌겠구나’ 싶었어요.

10. 가장 궁금했던 건데, 오프닝 노래는 누가 부른 거예요?
정연주 : 저랑 혜준이요. 하하. 딱 들리지 않았나요? 하긴 같이 불렀는데, 제가 들어도 혜준이 목소리가 더 잘 들리더라고요. 초반에 ‘백합이!’하면서 소리 지르는 부분이 혜준이에요. 혜준이가 다양한 목소리를 잘 냈어요.
김혜준 : 아마 톤이 바뀌면서 언니(정연주)가 낮은음으로 깔렸을거에요. 나는 소리를 바락바락 질렀으니까.

10. 엔딩이 참 인상 깊었어요. 하하하. 세랑이 혹시 뱀파이어인가요? (‘대세는 백합’ 8회 엔딩에는 세랑의 눈동자가 붉어졌다.)
정연주 : 은평교회 박 집사님(박혁권). 그거 할 때 정말 많이 웃었어요. 하하.
김혜준 : 춥고 비도 내렸지만. 뱀파이어는…초반에 그런 설정이 좀 많지 않았어요?(정연주를 바라보며)
정연주 : 숨겨진 사연이 많아요. 촉박하게 찍다보니까 그 사연들이 다 안 그려졌어요. 건너 뛴 것도 있고.

10. 아쉬움이 남았겠네요.
정연주 : 생각해보니까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 드라마는 또 나와도 될 거 같은데, 괜히 그런 거 있잖아요.
김혜준 : (정연주를 향해)아니야, 우려먹을 때까지 해야지. 이번엔 역할 바꿔서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박력 있게 다가가고 언니가 당하는.
정연주 : 혜준이가 많이 힘들었나봐요. 당하는 역할이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김혜준 : 맞아요. 괜히 위축되고, 연기를 하다보면 계속…
정연주 : (김혜준을 향해)아니야, 내가 위축 안 되게끔 해야 했는데. 위축됐었어? 미안하다.(일동폭소)

10. 두 사람은 ‘대세는 백합’ 작품으로 처음 만난 거죠? 두 사람의 호흡은 어땠나요.
정연주 : 처음엔 잘 안 맞았어요.(폭소) 솔직히?
김혜준 : 제가 너무 못해서…
정연주 : 무슨 소리야. 내가 너무 못해서.
김혜준 : 왜 이렇게 훈훈하지? 하하. 리딩 때 하도 못해서 언니가 많이 도와줬어요.
정연주 : 잘했는데, 그땐 캐릭터 구축도 안 돼 있었고 혜준이가 긴장을 했었거든요. 리딩 때도 감독님들이 두 역할을 두고 고민하시더라고요. ‘얘를 세랑이를 시킬까, 경주를 시킬까?’라고. 이게 약간 코미디잖아요. 리듬이나 호흡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따로 만나서 연습을 많이 했어요.
김혜준 : 그래도 현장이 제일 재미있었어요.
정연주 : 무엇이? (웃음)
김혜준 : 연습보다 더 즐겁고 적극적이지 않았나요? (눈치)
정연주 : 맞아. 연습도 재밌었어.
김혜준 : 전 힘들었어요.(폭소)
'대세는 백합' 김혜준
'대세는 백합' 김혜준
10. 걱정은 없었나요? 아무래도 동성애 연기는 아직까지 조심스러우니까.
김혜준 : 공개되기 전엔 그런 걱정을 전혀 해본 적이 없었어요. 드라마가 끝나니까 주변에서 물어보시더라고요. 그제야 ‘아,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이구나’라고 느꼈어요. 저희는 재밌게 찍었어요.
정연주 : 준비하는 과정도 재밌었어요. 안무도 같이 만들고.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했다고나 할까. 하하.

10. ‘대세는 백합’의 가장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요?
정연주 : 감독님이 세 분이었던 게 가장…

10. 윤성호, 임오정, 한인미 세 감독님이 함께 하셨죠. 감독님이 세 분이라 호흡을 맞춰나가기도 어려웠을 것 같아요. 각자의 디렉팅 기준이 있었을테니까.
김혜준 : 혼란이 없기 위해 감독님들이 많이 노력하셨던 것 같아요. 매일 회의하면서 연출 스타일 맞춰나가시고. 큰 그림은 정해져 있던 터라 디테일만 달랐을 뿐이에요.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정연주 : 저희는 연기하는 사람들이니까. 주신 디렉션에 맞춰 해내기만 하면 되니까 딱히 어려움은 없었어요. 감독님들이 원하시는 걸 구체적으로 잘 얘기해주셨어요. 세 분 모두. 그래서 어렵다고 느끼진 않은 것 같아요.

10. 키스신이 화제가 됐어요. ‘동성 키스신’이 파격적이었기도 했지만 그 모든 걸 뒤로 할 만큼 아름답게 그려졌어요. 예쁜 장면이었죠. 두 사람은 결과물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정연주 : 저는 그냥 재밌었을 뿐이에요. 하하. 그때 ‘SNL코리아6’(tvN)를 하고 있었는데 아침 회의 때부터 다들 말씀해주시는 거에요. 사람들이 재밌게 본 거 같아서 기분 좋았어요.
김혜준 : 동화 같은 느낌이었어요. 키스신은 원래 부끄러울 법도 한데, ‘대세는 백합’의 키스신은 굉장히 몽환적으로 보이더라고요. 색감도 예뻤고.

10. 키스신 이외에도 과감한 스킨십이 꽤 많이 등장했어요. 처음 대본을 받고 놀라진 않았나요?
정연주 : 그렇게 놀라진 않았어요. 촬영할 때도 이미 연습 때부터 ‘달달달달’ 외우고 보고 했던지라 꽤 익숙했었어요.
김혜준 : 처음부터 키스신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별로 신경은 안 쓰이더라고요. 훅훅 넘기면서 봤죠.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진짜 아무렇지 않았어요. 허허.

10. 일각에서는 좋지 않은 시선도 있었어요.
정연주 : 관심을 가져주시는 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잘 못 느끼기도 했고요.
김혜준 : 저는 SNS 댓글을 봤는데, 처음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얘기해주는 게. 상처도 받았어요. 그때마다 주변 분들이 ‘나를 욕하는 게 아니라 시선이 다른 것뿐’이라고 위로해주셨죠. 고양이, 강아지 좋아하는 것처럼 다른 것뿐이라고.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테니까. 그래도 속상한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대세는 백합' 정연주
'대세는 백합' 정연주
10. 2화에서 세랑의 “나랑 같이 개구쟁이 할망구가 되자. 그때 되면 황사도 더 심해질 테니까 서로 마스크도 챙겨주고”라는 대사가 참 로맨틱하더라고요. 그만큼 두 사람 로맨스 자체가 사랑스러움 그 자체였던 것 같아요.
정연주 : 저(세랑)의 가치관이 담겨있는 대사였기 때문에 연기하면서도 빠져들더라고요. 너무 빠져들면 안 될 것 같기도 했는데…
김혜준 : 언니랑 비슷해요. 개구쟁이 할머니 같은.
정연주 : 좀 가볍게 해달라고 요구하셨는데 제가 대사를 하면 진지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어땠냐면요. 하하. 가슴 벅찼어요. 그런 대사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고 벅찼어요. 이 작품은 처음부터 ‘내가 해야겠다’고 마음먹기도 했고, 제가 원했던 그림이었거든요.
김혜준 : 사실 어이없는 대사기도 하잖아요. 하하. ‘개구쟁이’라는 단어 자체가 귀엽더라고요. 제가 워낙 동글동글한 단어들을 좋아하거든요. ‘개구쟁이’, 동글동글하고 귀여우니까. 깜찍한 느낌이 좋았어요.
정연주 : 내가 귀엽게 했구나?
김혜준 : 단어만 귀여웠어요.

10. 개인적으로 세랑이 ‘바람둥이’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경주의 입장에선 충분히 바람둥이 아니었나요?(웃음)
김혜준 : 경주 입장에선 바람둥이죠.
정연주 : 바람둥이 아닌데 그렇게 끝나버려서… 나만 이상한 사람 됐어.(웃음)

10. 신인 선구안이라고 무방할 윤성호 감독님의 작품에 참여하게 됐어요.
김혜준 : 저는 웹드라마!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를 봤어요. 챙겨본 건 아니고 TV에서 돌리다가 봤어요.(웃음) 그땐 ‘그 분’ 건 줄 몰랐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신기하네요.
정연주 : 하하. ‘그 분’ 하니까 되게 거리감 있게 느껴진다.
김혜준 : 지금은 아니죠.(웃음)
정연주 : 저는 ‘백역사’라는 옴니버스 작품을 같이 했었어요. 박종환 오빠랑 같이. 그 전에 ‘서울독립영화제’ 아트 시네마 트레일러를 같이 작업한 적도 있었고요. 이번에야 말로 감독님과 제대로 호흡을 맞춘 것 같아요.

10. 감독님 특유의 개그코드가 있잖아요. ‘대세는 백합’에 유감없이 나왔고. 그런 포인트들을 연기하려면 많이 뻔뻔해야 할 것 같더라고요.
김혜준 : 너무 좋아요. 그 코드가.
정연주 : 포인트를 잘 잡아 주셨어요. 글에 빠져들다 보면 뭐라고 해야하지, 내가 너무 웃을까봐 걱정되기도 하더라고요. 내가 웃으면 안 되는데. 허벅지 꼬집으면서 대사했어요. (잠시 침묵) 농담이에요.(일동 폭소)

10. 찍으면서도 ‘아, 이 신은 대박이다’ 했던 장면이 있었나요?
정연주 : 은평교회 박 집사님. 진짜 많이 웃었어요. 대사 많이 꼬였어요. 서로 얼굴을 보면서 계속 웃었거든요. 카리스마 있게 했어야했는데 얼굴만 보면 (웃음이) 터지니까.
'대세는 백합' 김혜준
'대세는 백합' 김혜준
10. 임오정, 한인미 감독님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윤성호 감독님과의 호흡과는 또 달랐을 것 같아요.
김혜준 : 정말 좋았어요. 일단 여자 감독님들이 오시면 마음이 편했어요. 잘 챙겨주셨죠.
정연주 : 윤성호 감독님은 직설적인 편이신데, (임)오정 감독님이나 (한)인미 감독님은 사근사근하세요. 윤성호 감독님은 어쩔 때보면 봉준호 감독님 느낌이 날 때도 있어요. (김혜준: 멋있어, 우와) 늘 정확한 그림을 갖고 계시거든요. 전체적으로 세 분 다 본인들이 구상하신 데로 잘 이끌어주신 거 같아요.

10. ‘대세는 백합’같은 독특한 유머가 담겨져 있다면 코드가 비슷해야할 텐데, 네 사람의 코드가 잘 맞는 편이었나요?
정연주 : 저희가 감독님들의 유머를 못 알아챈 거 같기도 해요. 하하. 남들은 웃겼을지 몰라도, 저희끼리 웃기는 건 없었어요. 사명감을 가지고 진지하게 임했거든요. 모의도 많이 하고, 회식도 했어요. 연어도 먹고.(웃음)

10. 풍자의 의미도 언뜻 보였어요.
정연주 : 사실 촬영할 땐 그런 의도를 많이 느끼진 못했어요. 저희는 그저 연기를 할 뿐이었으니까요. 세랑이가 제갈부치(박희본) 가게에서 “영세한 거 말고 이 집에서 제일 잘 나가는 거”라고 했을 땐 자본주의의 비판이 숨겨져 있었던 거 같기도 해요. 하하.
김혜준 : 저 역시 뉘앙스만 느꼈지, 촬영할 땐 직접적으로 ‘풍자’한다는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요.

10. 자신에게 남은 명장면과 명대사는 무엇이 있나요?
정연주 : “와인에 갓 김치.” 대사가 참 뫼비우스의 띠 같더라고요.
김혜준 : 저는 “아직도 트위터를 해?”, “같이 늙자”도 있었고요. 그때 세랑의 볼이 발그레해지는 CG가 있었는데, 그게 너무 귀여웠어요. (혼잣말로) 나도 해주셨나. 해주셨겠지.

10. ‘대세는 백합’을 찍고 나서 본인한테 남은 것이 있다면요?
정연주 : ‘대세는 백합’이 남았어요. 하하.
김혜준 : 텐아시아와 인터뷰가 남았습니다. 대학 입시 때 말고 인터뷰란 걸 해 본적이 없어요. 하하. 새로운 삶을 살고 있죠.

10. 연기자로서 봤을 때, 서로의 강점은 무엇인 것 같나요?
김혜준 : 언니는 중심이 딱 잡혀있는 거 같아요. 그게 부러웠어요. (정연주를 바라보며) 이거 엄청난 칭찬인 거 알죠? 엄청난 칭찬이야. 이런 질문 있을 줄 알고 밤새 고민해왔거든요.
정연주 : 혜준이는 이런 점이 진짜. 고민하고 열심히 하고. 나도 준비해올걸.(폭소) 혜준이는 그런 게 있어요, 진지할 땐 진지하고 가벼울 땐 가벼운. 예를 들자면 미니시리즈보다 주말 연속극 같은 매력이 있어요. ‘볼매(볼수록 매력)’라고 하죠? 혜준이가 이런 신세대 언어를 잘 아는데. 아니지, 스물일곱도 신세대지. 맞아요. 저도 신세대에요. 하하. 학교 안 다닌지 오래됐지만.
'대세는 백합' 정연주
'대세는 백합' 정연주
10. 올해 이루고픈 계획이 있나요? 사소한 거 라도요.
김혜준 : 음, 아! 방 벽지를 바꾸려고 해요. 침대도 바꾸고. 이왕이면 에이스 침대로. 비싸겠죠? 네일아트도 하고 싶고.
정연주 : 저는 얼마 전에 에이스 침대로 바꿨어요. 거기서 나온 조금 싼 걸로. 오늘의 목표는 연어초밥 먹기에요. 장기적인 계획은… 명품 백? 얼마죠? 제 20주 용돈일 것 같네요. 또 드라마 주인공도 하고 싶고요. 그러려면 체력이 진짜 좋아야겠죠?
김혜준 : 저 또 생각났어요! 소속사를 찾고 싶어요. 차도 없어서 오늘도 언니 차 얻어 타고 왔거든요.
정연주 : (김혜준을 향해) 택시타고 오라니까. 차가 무거워지면 기름 값이 더 들지 않나요?
김혜준 : (억울하다는 듯이) 아, 기름 값 드릴게요. 택시타고 올 걸 그랬네요.(웃음)
정연주 : 아니야. 불경기니까 돈을 아껴야지. 계속 태워줄게. (일동 폭소)

10. 지금 보니까 두 사람은 완전 세랑과 경주군요.
김혜준 : 아니요, 저는 완전 아니에요. 언니는 좀 있는 거 같은데…
정연주 : 저도 아닌데. 네(혜준)가 많이 있어.
김혜준 : (정연주를 향해) 아, 왜 이래.

10. 언젠가는 대세는 연주, 대세는 혜준이 될 수 있겠죠. 그때까지 달려갈 서로에게 응원을 전한다면 어떤 말을 남기고 싶은가요.
정연주 : 파이팅 아자아자. 파이팅은 너무 흔하고, 그럼 화이 탱탱구리?
김혜준 : 화이또잉또잉!
정연주 : 혜준이가 이런 걸 참 잘 만들어요. 저도 원래 잘하는데 학교를 쉬어서 그런가. 학교를 빨리 가야할텐데…
김혜준 : 언니가 드라마 주연을 맡았으면 좋겠어요. 같이 연기하면서 언니 능청스러움이 좋았거든요. 원래 가벼운 연기를 할수록 진지하게 해야 웃기잖아요. 묵직하게 연기해나가는 언니 모습이 좋았어요. 언니가 악바리 정신이 있어요. 추진력과 집념이 있죠. 언니의 피나는 노력들이 빛을 발했으면 좋겠어요. 언니는 왜 나한테 한 마디 안 해줘요?
정연주 : 화이 탱탱구리 했잖아.
김혜준 : 더.
정연주 : 나 전지현 선배님 닮았단 소리 많이 들었어. (일동 폭소)

10. ‘대세는 백합’에서는 항상 부제가 따라다녔어요. ‘첫 회부터 살인일리 없잖아, 이 드라마가 신파일리 없잖아’ 같은. 오늘 인터뷰에 부제를 붙여준다면 뭐라고 하고 싶은가요?
정연주 : “이게 마지막 질문일 리가 없잖아, 유유(울음 이모티콘)” 잘 지었죠? 멋있네요.
김혜준 : “텐아시아가 기사를 안 써줄 리가 없잖아.” 저는 찡그리는 이모티콘(>_<) 해주세요. 그거 좋아하거든요.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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