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장진리 기자]
김현주
김현주
‘애인있어요’가 ‘2015 SBS 연기대상’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애인있어요’ 돌풍의 중심에는 신들린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매 방송마다 전율을 선사하고 있는 김현주가 있다.

객관적인 지표라는 시청률 숫자 놀음에서는 분명히 고전 중이다. 그러나 체감 시청률 면에서는 폭발적 그 이상이다. 이미 입소문이 시청률을 추월한, ‘애인있어요’ 인기의 기현상이다.

SBS 주말드라마는 어느 순간 ‘웰메이드 드라마의 블랙홀’이 돼 버렸다. MBC 주말드라마의 시청자들이 이미 콘크리트처럼 굳게 자리잡았고, 수많은 SBS 주말드라마는 5%도 채 넘기지 못한 채 쓸쓸히 종영을 맞는 일이 일쑤였다.

‘애인있어요’ 역시 방송 초반 3%까지 곤두박질쳤다. 경쟁작 ‘내 딸 금사월’의 독주 때문. 김순옥 작가의 신작인 ‘내 딸 금사월’은 출생의 비밀을 담은 복수 스토리로 MBC 주말드라마 황금기를 이어가고 있는 중. ‘내 딸 금사월’이 매번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펄펄 날 때마다 ‘애인있어요’의 기세는 꺾여만 갔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현주는 “처음에 충격받은 것도 사실이다. 신경을 안 쓰려 해도 3%가 나왔을 때는 멘탈붕괴가 왔었다”며 “1인 1역이면 모르겠지만 1인 2역을 하는데 시청률 반토막이 났을 땐 스트레스도 받고 책임감도 느꼈다. 하지만 주변에서 응원해주시고 나 역시 ‘낮은 데서 다시 높아지는 게 좋겠다’ 싶었다”고 고백했다.

과연 ‘애인있어요’의 뒷심은 만만치 않았다. 3%까지 추락한 ‘애인있어요’는 김현주를 비롯한 지진희, 박한별, 이규한 등 배우들의 명연기와 ‘내 남편과 불륜한다’는 파격적이면서도 매력 넘치는 소재로 막장과 멜로를 아슬아슬 줄타기하는 배유미 작가의 쫄깃한 극본이 만나 10%에 가까운 시청률로 뛰어올랐다.

특히 ‘애인있어요’를 인기가 시청률을 이긴 드라마로 만든 일등공신은 바로 한계 없는 연기를 선보이는 김현주의 무시무시한 연기력이다. 이쯤 되면 ‘소름돋는다’는 뻔한 극찬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장 낮은 지점에서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오르막을 올랐다. 위기에 더 강한 진정한 승부사다.

김현주는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던 변호사 도해강부터 남편을 잃고 딸과 홀로 세상에 부딪히는 순둥이 독고용기, 기억을 잃고 독고용기의 삶을 살던 도해강, 모든 기억을 찾았으면서도 기억을 잃은 척 무서운 복수에 나서는 도해강, 총 4가지 캐릭터를 자유롭게 오가며 ‘1인 다역’의 신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시청자들이 A를 상상하는 순간, 김현주는 Z를 선보인다. 허를 찌르는 김현주의 명연기는 ‘애인있어요’를 결말까지 지켜봐야하는 이유가 됐다.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2015 SBS 연기대상’ 대상 후보로도 김현주의 이름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애인있어요’는 올해부터 후보작 기준이 방송 분량 50% 이상으로 바뀌며 ‘연기대상’ 후보 막차를 타게 됐다. 김현주 측 역시 ‘연기대상’ 참석을 요청받은 것으로 알려져 김현주의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애인있어요’는 도해강의 각성으로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했다. 또 한 번의 짜릿한 반전이다. 매번 봐도 매번 새롭고 놀라운 김현주의 ‘허스토리(Herstory)’는 아직 20회가 남았다.

장진리기자 mari@
사진. 텐아시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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