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맨
슈가맨
종합편성채널 JTBC ‘슈가맨’ 9회 2015년 12월 15일 화요일 오후 11시

다섯줄 요약
‘투유프로젝트-슈가맨’ 9회에서는 김현성이 유희열 팀의 슈가맨으로, 루머스의 보컬 정유경이 유재석 팀의 슈가맨으로 출연했다. 유희열 팀의 쇼맨 2AM의 조권이 프로듀서 돈 스파이크가 편곡한 김현성의 ‘헤븐’을, 유재석 팀의 쇼맨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제아와 가인이 프로듀서 필터가 편곡한 루머스의 ‘스톰’을 불렀고, 두 팀의 대결 결과 10대, 30대, 40대의 지지를 받은 유희열 팀이 승리했다. 이로써 두 팀 간의 상대전적은 5대 4로 희열 팀이 앞서가게 됐다.

리뷰
추억을 자극하는 노래와 그리운 사람들, 그리고 새로이 태어난 역주행 송. 정규편성 초반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슈가맨’은 회를 거듭함에 따라 서서히 프로그램의 틀을 잡아가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매회 새로운 재미를 뽑아내고 있는데, 특히나 이번 9화는 서로 다른 장르의 곡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편곡하여 다양한 음악을 선사한, 그야말로 완벽한 음악 종합선물세트 같은 방송이었다고 할 수 있다.

‘슈가맨’이 소환할 슈가송을 선정하는 것은 꽤 까다로운 일이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 않은 가수의 노래이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만한 추억의 노래여야 한다. 이번 회는 바로 이 슈가송의 선정이 아주 좋았다. 김현성의 ‘헤븐’과 루머스의 ‘스톰’은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을만한 노래인데다, 하나는 감성적인 록발라드이고, 다른 하나는 흥겨운 댄스곡이기 때문에 장르 면에서도 균형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간혹 ‘과하다’는 지적을 받던 역주행송의 편곡도 좋았다. 소위 ‘명곡’으로 기억되는 곡을 편곡할 때는 딜레마에 빠지기 마련이다. 새롭게 바꾸어야 편곡의 의미가 있지만, 명곡은 그 자체로 이미 명곡이며, 익숙함을 파괴하는 데는 큰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슈가맨’의 프로듀서들은 바로 이 딜레마에 빠져있는데, 특히 이번 회의 유희열 팀의 프로듀서였던 돈 스파이크는 두 번의 패배를 겪으면서 고민이 더욱 커졌던 것으로 보인다. 고민 끝에 그는 EDM으로 편곡했던 곡을 다시 발라드로 선회하면서 원곡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 방향을 선택했다. 반면 유재석 팀의 프로듀서 필터는 댄스곡인 ‘스톰’을 탱고곡으로 바꾸는 모험을 택했다. 이처럼 한쪽은 원곡을 최대한 유지하는 방향으로, 한쪽은 원곡을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 대조를 이루었는데, 이번 방송에서는 양쪽 다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9화에 이른 지금, ‘슈가맨’은 어느덧 음악 면에서도, 또 재미 면에서도 꽤 안정된 음악예능프로그램이 됐다. ‘슈가맨’이 이와 같은 안정을 이룰 수 있게 된 것은 프로그램의 중심이 되는 두 MC 덕이 크다. 특히나 고정 패널부터 양팀의 슈가맨과 쇼맨, 게스트, 그리고 관객평가단까지, 100명이 훌쩍 넘는 인원을 데리고 방송을 진행하고,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서 자유자재로 토크를 이끌어내는 것은 유재석이 아니면 과연 누가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기에 음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대중의 입장에 서있는 유재석과 전문가이지만 적당히 나섰다가 또 물러섰다 할 수 있는 유희열의 조합이 좋은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 두 MC가 이끌어가는 음악예능이 앞으로 어디까지 발전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수다포인트
– 유인나를 감격하게 한 깝권의 귀환. 조권의 깝 졸업은 또다시 다음 기회로.
– ‘슈가맨’ 방청을 위해서는 족집게 과외가 필수?
– 동안 중의 동안 김현성! 이게 어딜 봐서 마흔을 앞둔 사람의 얼굴입니까.
– 승리요정 산다라박 없이도 유희열 팀이 승리할 수 있었던 건 혹시 유인나의 산다라 성대모사 덕분?

김하늬 객원기자
사진.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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