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드라마스페셜 '계약의 사내' 최명길, 임세준
드라마스페셜 '계약의 사내' 최명길, 임세준
“단막극을 내년에 볼 수 없을까봐 걱정이다”

27일 여의도 KBS 별관에서는 KBS2 드라마스페셜 2015 시즌3 ‘계약의 사내’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연출을 맡은 임세준 PD와 배우 최명길은 단막극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드라마스페셜 시즌3 마지막을 장식하는 ‘계약의 사내’는 임세준 PD의 입봉작이며, 배우 최명길의 첫 단막극 도전작이다. 두 사람의 소회는 여느 때보다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사회 부조리가 심각하다. 만약 이러한 부조리가 극한까지 치닫게 될 때,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했다. 비인간성이 판치는 사회에서 왜곡된 점을 꼬집어내고 싶었다.” 임세준 PD는 ‘계약의 사내’를 만들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에 배우 최명길이 설명을 더했다. 최명길은 “잭 니콜슨 주연의 영화 ‘뻐꾸기 둥지로 날아간 새’, 조지오웰의 ‘1984’를 떠올리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귀신 영화는 아니지만 무서울 수 있다. 허나 그 이면에 인간적인 쓸쓸함이 담겨있다”라고 말했다.

‘뻐꾸기 둥지로 날아간 새’, ‘1984’. 모두 ‘감시’라는 소재를 통해 현대사회의 부조리를 꼬집은 작품들이다. 이처럼 ‘계약의 사내’ 역시 증오하던 유형의 타인과 일정기간 같이 생활하며 감시해야 하는 감시원에 대한 이야기로 현재 사회의 잘못된 점을 밝힐 예정이다.

TV드라마에선 다소 어렵고 지루할 수도 있는 주제였지만 드라마스페셜에선 가능했다. “단막극은 밀도가 높은 드라마.”라는 배우 최명길의 말처럼 지금껏 드라마스페셜과 같은 많은 단막극은 실험적인 소재를 통해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드라마스페셜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드라마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

임세준 감독은 “우리 사회에는 쓸쓸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은 TV를 잘 안보더라. 심야극장에서 하는 작품이나 옛날 영화 등을 찾아본다. 그런 분들도 볼 수 있는 TV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독특한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은 단막극에서나 풀 수 있을 것이다. 아무생각 없이 TV를 돌리다 내 취향에 맞는 드라마를 만나게 된다면 기쁘지 않겠냐.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장르가 다양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단막극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단막극은 시청자, 연출자뿐만 아니라 배우에게도 뜻 깊은 의미를 전달한다. 첫 단막극에 도전한 최명길은 “한 편의 영화를 찍는 기분이었다. 찍으면서도 시청자들이 새로운 느낌을 받겠구나 싶었다”라며, “사실 TV 드라마 특성상 우리 연령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굉장히 한정적이다. 역할의 한계를 탈피하는 일은 영화에서나 가능했다. ‘계약의 사내’를 찍으면서 영화에서나 할 수 있었던 새로운 역할을 만나게 돼 배우로서 정말 행복했다”라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단막극은 편안한 라디오처럼 작지만 소중한 얘기들을 담고 있다”는 임세준 PD의 말처럼 단막극은 보통의 TV드라마와는 다른 힘을 가지고 있었다. 때로는 일상의 이야기로, 때로는 공상적인 이야기로 현실을 얘기한다.‘계약의 사내’로 2015년 드라마스페셜 시즌3는 막을 내린다. 내년에 다시 돌아와 쓸쓸한 사람들의 감성을 채워줄 수 있길 기대해본다.

드라마스페셜 2015 시즌 3 마지막 작품 ‘계약의 사내’는 오는 28일 오후 11시 35분에 방송된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KBS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