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예뻤다'
'그녀는 예뻤다'
MBC ‘그녀는 예뻤다’ 7회 2015년 10월 7일 수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김혜진(황정음)은 출장 가는 지성준(박서준)의 차에 어쩌다 합류하게 됐다. 다른 팀원들이 사정 상 도착하지 못하면서 둘은 친해지게 된다. 의도치 않게 무전취식한 두 사람은 고깃집 주인(황석정)한테 밥값 대신 소똥 치우는 일을 해준다. 우여곡절 고생을 겪으며 혜진은 그간 몰랐던 성준의 많은 얘기를 듣게 된다. 김신혁(최시원)은 둘만 출장지에 있다는 말에 불안감을 느껴 급히 강원도로 간다. 민하리(고준희)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성준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리뷰
로맨틱 코미디의 좌충우돌, 예측불허의 재미와 기대감이 제대로 살아난 7회였다. 주연들의 4각 관계 갈등양상은 본격화 됐다. 이들 중 제일 정보에 둔감한 성준은 혼자 해맑은 얼굴로 자신의 숨겨둔 매력을 발산해 혜진과 시청자를 설레게 했다. 아니, 안심시켰다. 그 옛날의 꼬마 성준이 여전히 가슴 속에 들어 있는 마음 따뜻한 사람임을 인증했으니까. 대신 두 사람이 워낙 친해져, 바라보는 입장에 있는 하리와 신혁이 초조와 불안으로 다른 일이 손에 안 잡힐 정도가 될 만했다.

뜻밖의 출장은 기대만발이었다. 혜진과 성준이 같은 차에 타고 바닷가로 출장을 가게 됐으니, 뭔가 중요한 일이 일어날 게 틀림없었다. 혜진이 혜진임을 알아보아도, 못 알아보아도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호기심이 첫 장면부터 시선을 붙잡았다. 두 사람의 출연 장면은 유쾌하고 장난기 가득했다. 김준우(박유환)에 대한 사심 가득했던 한설(신혜선)의 동행기, ‘모스트’ 사람들의 엉뚱한 단합마저 출장의 짜릿함을 극대화시켰다.

전 직원이 합심해 혜진과 성준을 고립무원으로 몰아넣는데 성공했다. 황석정 1인 2역의 촌티 팍팍 나는 시골 고깃집 주인장에게 지갑도 없는 채 무전취식으로 딱 걸린 두 사람. 돌연 칼잡이 본색을 드러낸 주인장의 ‘몸으로 때우라’는 요구는 점입가경이 됐다. 몸빼 바지에 소똥 치우는 박서준과 씩씩한 황정음을 본 것만으로도 본방사수는 보람 있었달까.

혜진과 성준은 이제야 비로소 마음이 통하는 이야기들을 나눈 셈이었다. “이봐요 ‘관리’!”라고 늘 생각없이 부르던 성준이 자기도 모르게 처음으로 “김혜진 씨!”라고 한 것. 장소가 하필 바닷가 백사장이었던 것도, 혜진이 굉장한 아이디어 뱅크에 감성 충만한 일꾼임을 칭찬하고 난 뒤인 것도, 아주 근사했다. 성준이 방금 한 것을 되짚으며 활짝 펴진 혜진의 얼굴은 이날 방송 중 최고로 예뻤다.

완두콩 안 먹고 하나하나 골라내는 성준, 그 어린이의 모습이 지금의 성준과 겹쳐지는 것은 오직 진짜 혜진만 볼 수 있는 신기한 장면이었다. 성준이 혜진과 이렇게 마주앉자, 시청자에게도 볼거리가 많아졌다. 그간 하리와 있을 때의 성준이 무척 공허했겠다는 생각이 자연히 들었다다. 이 둘의 관계가 얼마나 입체적이며 견고한지를 잘 보여줬다.

신혁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불안해하는 게 당연해 보였다. 마음에 걸려 한달음에 내려온 신혁의 예감은 맞아떨어졌다. 그는 등장할 때마다 웃음을 안겨 주었지만 달리는 장면 등에서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심각했다. 장난인 듯 던진 좋아한다는 고백도 그래서인지 설득력 있었다. 관계의 전체를 꿰뚫어보는 신혁, 그의 눈에 공교롭게도 초조함에 다급해진 하리의 무리수까지 들어오고 말았으니 신혁의 고민은 점점 더 깊어질 것으로 보였다.

수다 포인트
-못 말리는 고깃집 사장님, 일 시켜먹는 명장면에 배꼽 잡았어요.
-소똥 밟으며 성준이 찾아다준 사원증, 그게 “혜진씨”한테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주셨군요.
-무알콜음료 들고 술자리에 낀 성준, 가을 모기도 태연히 잡으시고 의외로 코믹하시네요!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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