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날짜: 9월 15일(화) 오전 10시 30분
공개장소: CGV 용산 IMAX관
감독: 발타자르 코루마쿠르
제작: 워킹 타이틀 필름즈
배급: UPI 코리아
개봉: 9월 24일
줄거리: 에베레스트 등반 산업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1996년. 뉴질랜드 산악인 롭 홀(제이슨 클락)은 등반대 ‘어드벤처 컨설턴트’를 이끌고 세계최고봉(8,848m) 에베레스트로 향한다. 스콧 피셔(제이크 질렌할)가 이끄는 ‘마운틴 매드니스’ 등 여러 경쟁 업체들도 에베레스트 정복을 꿈꾸며 속속 몰려든다. 이들은 심장을 얼어붙게 하는 추위와 뇌를 조여 오는 기압, 열악한 기후에 맞서며 정상에 오르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자연을 정복했다고 하기엔 이르다. 위험천만한 하산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첫느낌: 위험할 줄 알면서도 기어코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사람들, 귀향이 보장되지 않는 산길에 성큼성큼 발길을 내딛는 사람들, 대자연에 자신의 운명을 배팅한 사람들. 산악인들의 삶은 그래서 그 차제로 극적이다. 산악영화가 꾸준히 만들어지는 이유이기도 할테다. ‘에베레스트’는 1996년, 자연에 도전했다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실화다.
거두절미하게, 재난영화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그러니까 스펙터클한 액션이 난무하고, 음모와 배신이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고,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반드시 나타나는 영웅이 있는 그런 재난영화 말이다. 스펙터클과 영웅주의를 내세워 내러티브를 쌓아가는 보통의 할리우드 산악영화들과 달리, ‘에베레스트’는 설익은 감동을 지양하면서 ‘거대 자연과 그 앞에 놓인 나약한/위대한 인간’을 응시한다. 오락 재난영화로서는 다소 심심할지 모르지만, 재난의 사각지대에 결박당한 인간의 맨얼굴을 끄집어내는 발타자르 코루마쿠르 감독의 눈썰미가 상당하다. 흔한 재난영화에 싫증난 관객에게는 도리어 반가울 수 있는 영화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에베레스트’에서 자연은 그 자체로 하나의 독립된 이야기 역할을 한다. 아름다운 절경으로 인간을 희롱했다가, 위협적인 태도로 자신에게 도전하는 인간에게 강력한 경고를 건넨다. 대자연의 위압적인 태도는, 자멸의 길로 걸어 들어가는 인간의 욕망을 보다 극적으로 길러낸다. 손과 발이 얼어붙고, 산소가 부족해 헐떡이고, 시야가 흐려지는데도 불구하고 정상에 오르겠다고 바득바득 우기는 인간의 모습에선 숭고함보다 처절함이 더 크게 감지된다. 일견 공포스럽다. 영화를 보고 나면 싸늘한 한기를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제이슨 클락, 조슈 브롤린, 제이크 질렌할, 키이라 나이틀리, 샘 워싱턴 등 출연진들 면면이 화려하다. 배우들의 앙상블이 좋다. 특히 산에 집착하는 벡 웨스더를 연기한 조쉬 브롤린은 ‘신경 쇠약 직전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어리석은 욕망과 삶에 대한 열정을 동시에 보여준다. 불같은 배우다.
IMAX3D까지는 아니어도, IMAX로 보길 권장하게 되는 영화다. (IMAX3D에 최적화 된 영화는 아마도 10월 개봉하는 ‘하늘을 걷는 남자’가 아닐지.) 리얼함을 위해 제작진은 IMAX 카메라와 필름, 촬영 장비를 싣고 에베레스트와 알프스 산맥을 누볐다. 에베레스트 풍광이 화면 가득,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모습이란.
관람지수: 10점 만점에 7.5점
TEN COMMENTS, 뼛속까지 시리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제공. UPI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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