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아이돌의 연습 현장은 어떨까. 안무 연습 현장, 리얼리티 등에서 훔쳐볼 수 있지만 춤을 추는 생생한 현장을 직접 옆에서 지켜보는 건 또 다른 묘미다. 3분여의 완벽한 무대를 위해서 아이돌은 셀 수 없는 많은 밤을 새며 땀방울을 흘린다. 누군가는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대충 춤추고 노래하면 되는 것 아닌가 편견을 가지기도 하지만, 이들이 흘리는 노력의 흔적을 알게 된다면 새로운 시선으로 아이돌을 바라보게 된다.

소나무
소나무
소나무는 지난해 12월 29일 ‘데자뷰(Deja Vu)’로 데뷔한 신인 걸그룹이다. 리더 수민, 로우 래퍼 디애나, 하이 래퍼 뉴썬, 안무 의진, 메인 보컬 하이디, 리드 보컬 민재와 서브 보컬 나현 등 7명의 캐릭터와 역할이 나뉘어 매력을 발산한다. 각자 내세울 수 있는 무기를 장착할 때까지 소나무는 저마다의 토양에 물과 거름을 주며 무럭무럭 자라기 위해 애썼다. 소나무의 진지한 태도는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이 단순한 연습의 결과물이 아닌, 치열한 고민의 산물이란 것을 알게 했다. 소나무는 끊임없이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고, 그 노력의 흔적들이 전하는 말 속에서 묻어났다.

# 디애나, 부지런한 연습벌레
디애나
디애나
디애나 : 포지션이 래퍼인데 랩을 늦게 시작했어요. 대중이 들었을 때 ‘아, 잘한다. 열심히 하는구나’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연습생 때 랩에 집중했어요. 데뷔를 하고 나서 라이브도 물론 중요하지만 퍼포먼스가 생각보다 많이 보이더라고요. 요즘엔 퍼포먼스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의진 : 디애나 언니가 연습생 때보다 실력이 엄청 늘었어요. 춤선은 예쁜데 힘이 없었거든요. 요즘은 힘도 늘고, 원래 다리 찢기를 못했는데 그것도 해냈어요.
디애나 : 똑같이 따라하면 실력이 많이 는다고 했어요. 똑같이 따라하면서 연습을 했는데 이제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 같아요.
수민 : 디애나가 제일 많이 연습실에 나와요. 아침에 일어나면 숙소에 한 명만 없어요. 다들 늦게까지 연습했는데 ‘어디를 간 거지?’ 생각하면 연습실에 와있더라고요. ‘배고파서 먼저 왔어요’라고 하는데 일찍 일어나는 것 자체가 얼마나 부지런한지!

# 의진, 댄싱머신의 정신력
의진
의진
의진 : 제가 춤 파트잖아요. 잘 춰야한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어렸을 때 춤을 좋아해서 배우긴 했는데 한 가지 장르를 파진 않았어요. 이거저것 배워서 잔지식이 많았어요. 그것을 살리려고 노력 중이에요. 또 발목이 좋은 편이 아니예요. 저나 뉴썬이나 발목이 안 좋은데 저희 안무가 뛰는 동작도 많은데 참아가면서 하고 있어요. 뉴썬이는 막내인데 아픈 티 안 내는 게 대견하고, 저도 혼자 제 정신력을 단단히 하는 게 늘고 있는 것 같아요. 옛날이었으면 아프다고 징징댔을 텐데 아파도 이야기 안하고 더 해서 빨리 끝내고 쉬자는 마인드에요.
수민 : 최근에도 의진이가 발목이 안 좋았어요, 표정이 안 좋아서 많이 아픈지 걱정했는데 결국 울었어요. 선생님도 “아프면 말을 하지. 잠깐 쉬어”라고 하는데 의진이의 정신력이 대단해요.
의진 : 그때는 우리가 같이 춤을 맞추는 시간이었어요. 제가 아프다고 빠지면 다시 맞춰야 하고 멤버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 민재, 발라드 가수를 꿈꾸던 소녀의 걸그룹 도전기
민재
민재
민재 : 저는 옛날부터 몸치였어요. 몸으로 하는 걸 잘 못해요. 달리기도 못하고, 춤도 못 춰요. 여기서 춤을 처음 췄는데 ‘데자뷰’도 소화를 못했어요. ‘가는거야’부터 조금씩 실력이 늘었다는 소리를 듣고, 맞춰간다는 소리를 듣고 있어요.

원래 꿈이 발라드 가수예요. 다비치 선배님 같은 가수. 발라드 기획사에 있었죠. 처음 이 소속사에 들어왔을 때는 노래 연습만 하고 춤은 조금만 맞춰라고 해서 보컬 방에서 9시간 노래 연습만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데자뷰’를 하라고 해서 서러웠어요. 점차 발전한다는 소리를 들어서 좋아요. 춤추고 있는 제 자신이 기특하고 신이 났어요. 내가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표정은 옛날부터 잘하는 소리를 듣긴 했어요. 하하. 예전에는 유연성 테스트를 하면 마이너스 6cm가 나왔어요. 요즘은 유연해졌어요!

# 수민, 리더의 자기 관리 비법
수민
수민
수민 : 몸이 마른 편이어서 기사에서도 ‘이기적인 몸매’ 이런 타이틀로 기사가 나갔더라고요. 어느 순간 부담이 됐다. 조금만 관리를 안 하거나 마른 것만 하면 독이 되겠구나. 체력도 약해서 운동을 해서 힘도 기르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자고 생각했어요. 운동을 많이 했어요. 연습실에 나와서 뛰면서 노래를 많이 불렀어요. 일단 가창력을 확 늘릴 순 없으니 흔들리지 말자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요. (의진 : 수민 언니가 새벽 1~2시도 끝나도 꼭 한두 시간씩 운동을 더 해요.)

리더로서는.. 힘든 부분이 있지만 리더로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멤버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해요. 또 제가 나서서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까 책을 많이 읽어요. 최근에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라는 책을 읽었어요. (디애나 : 혼자 소리 내서 읽어요.) 마음속으로 읽으면 좀 달라요. 발성연습도 같이 해요.

# 나현, 비주얼 멤버는 구멍이 아니다
나현
나현
나현 :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쿠션’ 후렴구를 부르면서 신경을 많이 썼어요. 녹음할 때는 하이디와 민재언니가 많이 부담하지만, 이번에 ‘쿠션’ 안무를 배우면서 후렴구를 떼창으로 하게 됐어요. 저는 음역대가 굉장히 낮아요. 노래를 잘하기 위해 하이디, 민재언니한테 물어보면서 연습했어요. 막상 춤이랑 같이 추니 노래가 너무 힘든 거예요. 계속 연습하다보니 언젠가부터 음이 올라갔어요. 그 부분이 레벨업이 된 것 같아요.
의진 : 라이브 영상을 보면 나현이 목소리밖에 안 들려요. 대단해요.

# 하이디, 메인보컬의 무대공포증 극복기
하이디
하이디
하이디 : 저는 사실 무대공포증이랑 주목공포증이 있어요.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손을 잡고 떨었어요. ‘데자뷰’ 때는 무대 앞이 안보였어요. 연습생 평가 때도 서너 명 앞에서도 마이크를 덜덜 떨면서 노래했어요. ‘너 그렇게 해서 어떻게 가수가 되겠냐’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도 많이 했죠. 그런데 저는 노래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쿠션’ 때는 멤버들이 다 춤을 추고 있을 때 혼자 노래 부르는 부분이 있어서 더 떨렸어요. 첫 방송 할 때는 디애나 언니 손을 잡고 토할 것 같다고 했어요. 심장이 빨리 뛰니까.. 언니가 계속 손 잡아주면서 괜찮다고 했는데 멤버들이 중간 중간 눈을 마주치면서 응원해줬어요. 라디오 가서 노래를 부를 때도 사람이 적지만,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해야 해서 굉장히 떨려요.

연습실에 와서 극복방법도 찾아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계속 했어요. ‘쿠션’도 계속 그런 식으로 연습하다보니 ‘데자뷰’보다 나아졌어요. ‘쿠션’ 활동 중에 특히 큰 무대에 많이 서다보니 점점 괜찮아졌어요. 더 열심히 극복해야죠.

# 뉴썬, 장르 음악과 걸그룹 사이에서의 고민
뉴썬
뉴썬
뉴썬 : 저는 대중적으로 랩을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믹스테잎이나 힙합 노래를 많이 듣다보니까 어느새 저만의 스타일이 생겼어요. 녹음을 하면 “스타일은 강한데 호불호가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아이돌 같지 않다는 말이 스트레스였어요. 걸그룹에서 랩을 해야 하는데.. 그 뒤로 제가 직접 써서 랩을 하면서도 그 전에 한 번도 들어보지 않았던 가요랩을 많이 들었어요. 일부러 대중적인 노래 커버를 많이 했어요. 저는 랩을 쓸 때도 정박랩을 정말 싫어했어요. 그런 제가 언젠가부터 글자 수를 정박에 맞추고 있었어요. 이번앨범 수록곡 ‘깊어’, 상영시간 무한대’에서 대중적으로 하려고 노력했어요.

자기 스타일은 언젠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니까요. 솔로로 보여줄 것이에요. 요즘엔 작곡을 하고 있는데 제 스타일로 쓰면 너무 힙합이에요. 일부러 대중적으로 쓰려고 의견을 물어보고 있어요. 다 각자만의 듣는 귀가 있으니 참고하면서 연습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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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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