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텐아시아=이은호 기자]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이 자신의 이름을 딴 전시회를 개최한다.지드래곤은 8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에 위치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현대미술 전시회 ‘피스마이너스원:무대를 넘어서(PEACEMINUSONE: Beyond the Stage)’의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취재진과 만났다.
전시명 ‘피스마이너스원’은 지드래곤이 지각하고 상상하는 세계의 다른 이름으로 평화(PEACE)로운 세상을 지향하지만 결핍(MINUS)된 현실 세계에서 이상과 현실의 교차점(ONE)을 보여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실 지드래곤은 모두의 이상에 가깝다. 젊고 능력 많고 심지어 매력적으로 잘생기기까지 했다. 화려한 그의 삶에도 ‘결핍’이 있을까. 이날 지드래곤은 ‘피스마이너스원’이라는 전시명에 대해 “양면성”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연예인으로 활동한 지 10년이 넘었다. 무대 위에서 보이는 모습이나 평소의 모습 등 여러 가지 이미지를 원하든 원치 않든 노출시켜야하는 입장이다. 그런 것들이 ‘피스마이너스원’이라는 개념과 가깝다고 생각했다. 화려함 뒤의 허무함이나 공허함 같은 부분을 작가님들과 얘기하면서 구현해냈다”고 설명했다.
지드래곤
가수로서 지드래곤은 완성도 높은 음악뿐만 아니라 뛰어난 패션 감각을 비롯해 파격적인 뮤직비디오 등 비주얼 아트에 대한 남다른 감각을 증명해왔다. 그는 “음악이라는 장르 안에서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서로 가지지 못한 것들을 공유하며 시너지 효과를 냈던 경험이 많았다. 그걸 토대로 시각 예술 전반의 다양한 작가들과 협업하며 대중문화와 현대미술을 넘나드는 전시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전시회를 개최한 목적을 설명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김홍희 관장 역시 이번 전시를 통해 그간 꾸준히 추진해온 포스트 뮤지엄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겠다는 각오다. 지드래곤을 데려옴으로써 미술관이 단지 미술인들의 공간이 아니라 모든 관객이 와서 향유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대중음악과 현대미술, 언뜻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운명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두 장르가 현 사회를 해석하는 창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것. 결국 전시회 역시 지드래곤이 대중과 소통하는 새로운 창구가 될 전망이다. 더구나 미술은 번역을 필요로 하지 않는 보편적인 언어. 때문에 보다 직관적으로 지드래곤의 내면을 보이는 동시에 동시대의 문화를 해외에 알리고 리드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이번 전시회는 서울을 거쳐 중국 상해, 싱가포르 등 해외 투어를 통해 현지 관객들에게도 소개될 예정이다. 빅뱅의 해외 팬들에게는 전시회로 인해 지드래곤이 한국 현대 미술의 얼굴처럼 보일 수도 있다. 지드래곤은 “말도 안 된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많은 분들이 미술에 관심을 갖는 기점이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나를 보러 온 것이라도, 작가님의 이름 혹은 작품 이름 하나라도 외운다면 좋은 공로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지드래곤
물론 곱지 못한 시선도 있다. 일각에서는 그간 대부분의 전시를 무료로 진행하던 시립미술관이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의 티켓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쓴소리를 던지기도 한다. 김 관장은 이에 대해 “관람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지드래곤 전은 상당한 예산이 드는 만큼 유료로 기획했다.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 또한 공공 미술관으로서 해나가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그렇다면 쟁점은 퀄리티다. 쉽게 말해 티켓의 값어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지드래곤은 이번 전시를 위해 국내외 14명의 작가들과 예술적인 교감을 하며 설치, 조각, 사진, 페인팅 작품을 탄생시켰고 여기에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까지 더해 총 2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에 참여한 권오상 작가는 “디테일하게 의견을 주고받으며 진행했기 때문에 밀접한 협업이 됐다. 사실 빅뱅이나 지드래곤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시각적으로 대중에게 소통하는 방법이나 시각적인 차원에서의 파급력을 봤을 때 느끼는 바가 많았다”고 증언하며 걱정을 불식시켰다.
미술과 음악의 경계를 오가며 멀티 아티스트로 거듭나는 지드래곤. 그의 첫 전시회 ‘피스마이너스원:무대를 넘어서’는 오는 9일부터 8월 2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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