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킬미 힐미’](https://imgtenasia.hankyung.com/webwp_kr/wp-content/uploads/2015/03/2015030422483734358.jpg)
다섯줄 요약
차도현(지성)과 오리진(황정음)은 자신들의 과거를 모두 기억해낸다. 자신이 도현의 아버지 차준표(안내상)에게 학대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된 리진은 어머니에게 이를 고백하며 눈물짓는다. 페리박과 신세기의 정체도 밝혀진다. 페리박은 준표의 꿈이었다. 배를 몰고 싶었던 준표는 어린 도현에게 자신의 꿈을 들려주고 그것이 도현에게 페리박의 인격을 갖게 한 것이다. 한편 서태임(김영애)은 어린 시절 도현이 불을 지른 사실을 알려준다. 도현은 지하실에 갇힌 리진을 구하기 위해 불을 질렀고 그 과정에서 신세기라는 인격이 탄생했다.
리뷰
인간의 모든 행동과 인격 형성에는 다 어딘가에 이유가 존재한다. 자신들의 과거와 대면한 도현과 리진의 눈물이 한 회를 장식했다. 그리고 도현이 지닌 인격들의 실마리가 하나 둘씩 풀려갔다.
리진은 친어머니의 사진을 보던 중 어머니가 자신을 도현이라고 부르던 기억을 떠올리고 동시에 학대받던 모습도 함께 기억해낸다. 슬픔에 복받친 리진은 도현과 자신이 이름을 잃어버린 채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현실과 직면한다. “우리는 왜 이름을 빼앗기게 된 걸까?”라며 눈물 짓는 리진은 도현과의 첫 만남을 회상한다.
도현 또한 과거 자신의 기억 속의 여자아이가 리진이었음을 기억해낸다. ‘지하실 아이는 학대되고, 무입적자인 나에게 호적을 양보하고, 학대의 흔적은 사라진다’라며 괴로워한다.
어린시절의 모습 속에서 페리박과 신세기의 존재와도 마주한다. 회사에 대한 무거운 짐을 벗고 배를 타고 유유자적하는 삶을 꿈꾸던 아버지 준표가 꿈꾸던 배의 이름은 페리박. 페리박의 인격에는 아버지의 꿈이 담겨 있었다. 신세기는 화재 사건 속에서 탄생했다. 지하실에 갇힌 리진을 구하기 위해 불을 지른 도현의 모습 속에서 거친 인격의 신세기가 태어난 것.
보통 미니시리즈가 후반부에 가면 초반과 달리 헐거워지는 전개 양상을 보이는 것과 달리, ‘킬미 힐미’는 처음부터 끝까지 촘촘하다. 오히려 뒤로 가면서 예상치 못한 반전이 불거지면서 눈 뗄 수 없는 드라마로 완성돼가고 있다. 놀라운 것은 그 안에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이 충실하게 담겨 있다는 점이다. 처음으로 자신의 과거와 마주한 리진의 두려움과 서러움, 리진에 대한 도현의 죄책감, 준표의 이상주의적 기질과 동시에 잔혹한 면모 등이 이렇듯 복잡다단한 이야기 전개 속에서도 어느 한 군데 어색함 없이 물흐르듯 이어진다.
결말을 앞두고 절정으로 치닫는 이야기가 어떤 반전과 애틋함으로 시청자들을 두드릴지, 앞으로 남은 세 번의 만남이 첫 데이트처럼 설렘을 안긴다.
수다 포인트
– 리진과 리온이 남매가 아닌 연인의 포스도 살짝 느껴진 한 회였습니다만.
– 도대체 이런 천재같은 아역들은 어디서 섭외하는 거죠?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 MBC 수목드라마 ‘킬미힐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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