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
SBS 월화드라마 ‘펀치’ 14회 2015년 2월 2일 월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드디어 응징이 시작됐다. 박정환(김래원)은 이태준(조재현) 앞에 무릎을 꿇고 ‘박정환 게이트’를 순순히 받아들일 테니 신하경(김아중)과 딸 예린(김지영)을 거둬달라고 한다. 이는 덫에 불과했다. 최연진(서지혜)는 기자들에게 정보를 줘서 270억원의 돈을 박정환 혼자서 쓴 것이 아님을 언론에 나게 한다. 이로써 국민은 박정환의 처벌이 아닌 진실을 원하게 되고 이태준의 비리가 낱낱이 공개된다. 의혹이 커지자 청와대에서는 검찰총장에서 물러나라는 압박이 들어온다. 태준이 정환이 친 덫에 제대로 걸린 것이다.
리뷰
정환과 태준의 싸움은 돌고 돌아 종장을 향해 가고 있다. 정환의 작전은 치밀하고 태준은 이를 노련하게 받아쳤다. 하지만 슬슬 태준은 코너에 몰리기 시작한다. 코너에 몰린 것은 정환 같이 보였다. 예린의 부정입학 건이 기사화되자 정환은 “지난 7년간 총장님이 쓴 270억원을 지고 가겠다”라고 말한다. 태준은 “정환이 네가 그랬지? 호랑이 무서운데 가죽 탐나고 호랑이 새끼 잡으라고”라고 하자. 정환은 “괜히 가르쳐드렸네”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이 역시 각본의 일부였다. 연진은 기자들에게 정보를 줘서 270억원의 돈을 박정환 혼자서 쓴 것이 아님을 밝힌다. 이로써 국민은 박정환의 처벌이 아닌 진실을 원하게 된다. 각본에 따라 하경이 박정환을 심문하게 된다. 정환은 비리를 낱낱이 공개하고, 실시간으로 기사화된다. 결국 정환이 세탁한 270억 원은 이태준이 쓴 것으로 밝혀지고, 로비자금이 인선과정에 쓰였다는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태준은 완전히 벼랑에 몰린다. 이로써 사법 사상 최초로 검찰총장이 연루된 비리가 언론에 밝혀지게 된 것이다.
태준은 정환의 입을 막기 위해 미사리의 한 고깃집으로 불러낸다. 이 또한 정환이 꾸민 일이었다. 최연진(서지혜)은 기자에게 둘이 따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정보를 흘린다. 이로서 둘이 함께 악수를 하고 있는 사진이 신문에 보도되면서 태준은 벼랑 끝에 몰리게 된다. 의혹이 커지자 청와대에서는 검찰총장에서 물러나라는 압박이 들어온다. 태준이 정환이 친 덫에 제대로 걸린 것이다.
이러한 응징의 드라마를 살려주는 것은 바로 ‘대사’다. ‘펀치’를 보고 있으면 극에 있어서 대사가 얼마나 재미를 부여하는지를 생각해보게끔 한다. 고기를 구우면서 정환은 태준에게 “다 내려놔라. 10년 옥살이 하고 나와도 20년 더 산다. 20년이면 고1부터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시간이다. 그 시간만큼 더 살 수 있다. 교도소 가는 길 배웅해드리겠다”라고 말한다.
‘말의 잔치’다. 이번 화가 시작할 때 하경이 정환에게 “국민과 언론을 견딜 수 있겠냐”고 물을 때 정환은 “이혼할 때 네 눈빛도 견뎠는데”라고 짧게 말한다. ‘박정환 게이트’를 받아들이겠다고 했을 때 태준이 안 믿는 눈치를 보이자 정환은 “취임식 마치고 총장과 이 방 처음 들어올 때 ‘정환에 네 앞에 파란불은 내가 켜줄구마’라고 하셨죠. 총장님 저 떠나는 길 파란불 켜 주세요”라고 한다. 정환이 하경에게 태준의 비리를 낱낱이 털어놓을 때 헤어짐을 직감하며 “운전도 술도 당신에게 배웠는데” “나에게 당신 흔적 부끄럽겠다” “정말 모른다. 이혼할 때도, 지금도, 내 마음”이라는 랩, 아니 시와 같은 대사들이 오고 간다. 박정환 어록을 비롯한 대사들은 아마도 ‘펀치’의 탄탄한 스토리만큼이나 오래 회자될 법하다.
수다 포인트
– 서지혜의 폭탄주 솜씨
– 조재현의 고기 굽는 솜씨
– 그 중에서 김지영의 우는 연기 솜씨가 가장 일품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SBS ‘펀치’ 사진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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