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다양한 드라마 그리고 예능이 대중의 마음을 쓰다듬었다.①김원석(tvN ‘미생’)
다사다난이라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었던 2014년이다. 사람들은 현실보다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위안을 얻었다. 그렇게나마 세상에 희망을 깨닫게 했던 시청자들. 이들에게 희망을 안긴 연출자들을 꼽아보았다.
KBS2 ‘성균관 스캔들’이나 Mnet ‘몬스타’ 등에서 청춘의 쓰라린 성장통에 시선을 두었던 김원석 감독이 ‘미생’의 드라마화를 결정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고졸 출신에 변변한 스펙 하나 없었던 주인공 장그래(임시완)가 굴지의 상사에 취업해 대단한 스펙을 갖춘 이들과 고군분투 하며 어우러지는 과정을 그린 ‘미생’이라는 드라마에서도 어린 아이들을 향한 그의 따스한 애정은 충분히 전해졌다.
올 해 참 많은 이들이 김원석 감독의 드라마 ‘미생’ 속 명대사, 명장면을 입에 올리며 쓰린 현실을 스스로 위로했다. 각박하고도 갑갑한 세상이지만. 가까운 이에게 듣는 ‘더 할 나위 없었다’가 최고의 위안이 된다는 것을 이 드라마는 가르쳐 주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더 할 나위 없는 존재가 되는 세상이야말로 미생이 완생이 될 수 있는 것 아닐까.
②나영석(tvN ‘꽃보다 청춘’)
‘꽃보다’ 시리즈를 통해 예능의 변방에 있었던 중장년층을 중심에 끌어낸 나영석 PD. 지난 해 ‘꽃보다 할배’에 이어 올 해는 ‘꽃보다 누나’와 ‘꽃보다 청춘’으로 인생의 가장 뜨거운 시간을 지나버린 중장년의 마음을 쓰다듬었다. 나 PD는 두 프로그램을 통해 어느 새 인생의 주역 자리에서 밀려난 스타들의 배낭여행을 통해 여전히 반짝이는 청춘의 흔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먹은 나이만큼의 혜안을 갖춘 중장년이라는 나이의 미덕을 보여줬다.
실제 출연자들과 동년배 시청자들은 이들의 눈물, 웃음 하나 하나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젊고 예쁜 아이들이 마냥 웃고 떠드는 것만이 예능적 재미와 미덕이 아니라는 것을 나 PD는 ‘꽃보다’ 시리즈의 후속편을 통해 증명해냈다.
③안판석(JTBC ‘밀회’)
올 상반기를 휩쓸었던 드라마 ‘밀회’는 당초 마흔 살 유부녀 여스승과 스무 살 남제자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소재가 눈길을 끌었으나, 베일을 벗은 드라마는 중년의 나이, 타락해버린 주인공 오혜원(김희애)이 자신의 인생을 되돌이키며 성찰하는 과정에 초점을 뒀다. 물질 만능주의 속에 인간의 존엄을 지켜나가는 자의 아름다움은 정성주 작가의 극본과 안판석 감독의 영상을 통해 보는 이의 가슴에 깊게 새겨졌다.
현실 속 세상은 잊을 만 하면 썩은 부분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순수함과 인간적 가치를 지켜내려 분투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은 ‘밀회’라는 드라마를 통해 충분히 전해졌다. 그리고 그 사실이 고통스러운 현실을 버틸 수 있는 큰 위안이 되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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