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호의 새 앨범 ‘아이모션’은 차례로 들어야만 한다네 살 부터 피아노가 자신의 인생이 된 신지호(28)는 스스로를 팝 피아니스트라고 규정한다. 자신은 그토록이나 사랑했던 피아노 공연을, 누군가는 지루해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어린 나이에 알고서 “만약 내가 피아니스트가 된다면 내 공연에서는 그 누구도 잠 잘 생각을 하지 않게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슴에 품는다. 그 어린 결심이 오늘의 신지호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때 품은 뜻이 곧 신지호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그는 클래식과 대중의 접점을 넓히고 싶어 UCC 등 그처럼이나 젊은 플랫폼을 활용해 클래식을 소개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음과 동시에, 신지호라는 사람 그 자체도 더욱 대중적인 플랫폼 속에서 소화될 수 있도록 자신을 던지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 급기야 KBS2 드라마 ‘사랑비’나 JTBC ‘밀회’를 통해 연기에도 도전을 했고, 뮤지컬은 물론, 영화 음악감독이라는 직함으로도 활동했다. SBS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에서 슈퍼주니어M 멤버 헨리와 피아노 배틀을 한 영상은 여전히 뜨겁게 회자되는 걸작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한 우물만 깊이 파라고 말하지만, 이미 한 우물을 깊이 파본 그는 토끼 여러 마리를 잡는 것이 왜 안되냐고 묻는다. 자신의 영역에서 이름을 날린 한 어린 아티스트의 질문에 구태여 반박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신지호의 앨범 ‘eyEMOTIONS’은 눈 속에 담긴 감정이라는 뜻이다
Q. 새 앨범에 ‘밀회’라는 곡이 있다. 최근 출연한 드라마와 같은 이름이다.신지호 : 고민 끝에 결국은 ‘밀회’라는 제목으로 결정했다. 음원오픈 직전까지도 고민했던 것이다. ‘너무 직접적이지 않나’라는 걱정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단어만큼 이 곡을 정확히 표현할 다른 대체물이 없었다.
Q. 드라마 ‘밀회’와 이 곡의 관계는 무엇인가.
신지호 : 드라마에서 영감을 받은 곡이다. 촬영하는 중간중간 틈을 내 작곡을 마쳤다. 피아노와 첼로의 듀엣인데, 피아노는 여성을 상징하고 첼로는 남성을 상징한다. 두 악기는 잔인하리만치 아름다운 사랑을 묘사한다. 들어보시면 왜 드라마 ‘밀회’를 통해 이런 곡을 작곡하게 됐는지 아실 것이라 믿는다.
Q. 앨범 재킷을 보면 본인이 직접 그린 그림들도 꽤 있다. 그림에도 관심이 많고, 재능이 있나보다.
신지호 : 글 쓰는 것도 좋아하고, 그림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나 좋아한다. 언젠가 전시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Q. 굳이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지 않더라도 소소한 기록들이 결국 영감의 원천이니 당신이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 것이 낯설게 여겨지진 않는다.
신지호 : 그렇다. 사소한 것들에서 영감을 받는다. 이번 앨범의 두 번째 곡 ‘두 눈 안에 새기다’의 경우, 부제가 ‘Forget Me Not’이다. 물망초의 꽃말 ‘나를 잊지 말아요’지. 그 꽃을 유독 좋아하고, 그 꽃에 얽힌 이야기도 좋아하는데 바로 거기서 모티브를 얻게 된 곡이다. 이렇듯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에서 영감을 찾는다.
Q. 때로는 경험 역시도 영감이 될 것이고?
신지호 : 그렇지. 사랑에 실패한 경험에서도, 그리운 감정에서도, 또 사랑하는 감정 그대로를 토대로 작곡하기도 한다.
신지호의 가장 사적인 앨범이 바로 ‘eyEMOTIONS’이라고 그는 말한다
Q. 아티스트들을 만나면 항상 하는 질문이 있다. 예술에 있어 천재성과 성실성의 비중은 얼마나 되나.신지호 : 에디슨이 그러지 않았나. 99%의 노력과 1%의 영감이라고. 그런데 난 본인이 기존에 갖고 있는 재능이 50%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본다. 나머지 절반이 노력에서 좌우되는 것 같다. 타고난 끼와 재능도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그 재능이 부족하다면 나머지 절반에서 노력으로 만회할 수 있다고 본다.
Q. 아티스트들이 다소 감정적인 사람이라는 편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신지호 : 난 감정적인 편이다. 이성적이기보다 확실히 감정적인 사람이다. 이번 앨범 타이틀이 ‘아이모션’인데, 두 눈 안에 담긴 감정을 뜻하는 만든 단어다. 음, 난 눈을 좋아한다. 눈을 마주보는 것도 좋아한다. 정말 감정적인 편 아닌가.
Q. 눈 속에 담긴 감정이라니, 지극히 사적인 감정을 담은 곡들일 것 같다.
신지호 : 그렇지. 눈을 모티브로 앨범을 제작한다는 것 자체가 내 한 부분을 대중과 공유하는 느낌이 든다. 사적이면서 솔직한 앨범이다. 다분히 개인적이면서도 또 인간적인 나의 다섯 가지 감정을 담았다. 내 살아온 지난 시간 속 감정이 다 들어가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Q. 그런 음악이 세상 밖에 나왔을 땐 어떤 기분이 드나.
신지호 : 이번에는 더더욱 심혈을 기울여 녹음했고 연습했고 편곡했다. 정말 많은 곡이 있는데 그 중 5곡을 골랐다. 특별히 특별히 골랐다. 고르는 것이 가장 어려웠을 정도로 신중을 기했다. 순서도 고심해서 나열했다. 이번 앨범의 곡 순서는 1번부터 5번까지 차례대로여야만 의미가 있다. 재킷 디자인 속 글과 그림도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니 그간의 앨범보다 더 애착이 있다.
Q. 당신은 다른 피아니스트들과 달리, 예능, 드라마 등 타 영역에도 활발히 발을 뻗는 이다.
신지호 : 도전을 많이 한 편이다. 그런 활동들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감정을 느꼈고, 성숙해지기도 했다. 그런 감정들이 고스란히 내 곡에 들어간다.
Q. 그렇지만 말도 많아질 수 있는 활동이 바로 대중예술의 영역이다. 고민이 되진 않았나.
신지호 : 시작할 때 고민이 많았다. 음악인이 아닌 방송인으로 비춰질 것이 가장 고민 됐다. 그렇지만 그에 앞서 신지호라는 사람을 알려야만 내 음악을 듣게 되는 사람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신지호가 밝힌 가장 아름다운 눈의 정체도 인터뷰 말미에 공개된다
Q. 당신은 스스로를 팝피아니스트라고 부른다. 신지호 : 대중과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친근하고 인간적인 면을 강조하고 싶어 팝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젊었을 때 하고 싶은 일이 많다. 나이가 들면 하기 싫은 일을 해야할 때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니 젊을 때 비록 후회할지언정 하고 싶은 또 할 수 있는 많은 도전들에 나를 던지고 싶다.
Q. 급기야 연기까지도 도전했었지, 그야말로 파격이다.
신지호 : 한국에서는 최초다. 그래서 자부심도 있다. 앞으로도 또 도전할 생각이 있고. 그리고 지금까지는 피아노가 옆에 있고 음악이라는 단어와 함께 도전했던 영역이라면 앞으로는 그런 것 없이 실제 나와 전혀 다른 캐릭터 연기도 도전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어려서부터 하고 싶었던 분야가 바로 연기인데, 내가 피아니스트가 됐다고 해서 못할 것도 없고 그 마음을 굳이 숨기고 싶지도 않다.
Q. 그런 마음이 든 계기가 바로 ‘밀회’라는 드라마 였을까.
신지호 : ‘밀회’를 기점으로 배우에 대한 꿈이 더 커진 것은 사실이다. 또 이제는 피아노가 없는 배우 신지호로도 이제는 비춰지고도 싶다. 여러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 싶은 바람이다.
Q. 헨리와의 ‘스타킹’ 영상은 봐도봐도 압도적이다.
신지호 : 감사하게도 헨리와 친해진 계기가 됐다. 우리 둘다 똑같이 욕심이 많아, 편곡을 같이 하면서 즐거웠다. 헨리가 날 잘 따르고 나 역시도 헨리를 아낀다. 굉장한 친구다. 열정도 많고 끼도 많다. 헨리랑 따로 만나보면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꿈도 크고 끼가 많다.
Q. 그런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레이션도 흥미로운 경험으로 기록될 것이다.
신지호 : 그렇지. 시너지 효과도 있고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앞으로도 여러 아티스트들 연주가, 가수, 아이돌과 콜라보레이션하고 싶다.
Q. 마지막 질문을 하겠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은 무엇인가.
신지호 : 가장 아름다운 눈은 값진 눈물을 품은 눈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행복해도 눈물이 나지 않나. 누구나 경헙해봤을 것이다. 누군가를 굉장히 사랑할 때도 눈물이 날 것이다. 나는 부모가 되지 못해 감히 상상만 할 뿐이지만, 내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에도 눈물이 흐를 것이다. 상대의 존재가 행복해서 나는 눈물은 가장 아름답고 보석같은 눈일 것이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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