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유리가 희대의 악녀 연민정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가 결말로 향해가고 있는 가운데 인기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46회는 31.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 30%대를 재돌파하며 일일 시청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같은 드라마의 인기 배경에는 후반부에 이르기까지 긴장감이 풀리지 않도록 열연하는 악녀 이유리가 있다. 이유리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 연인과 아이, 친어머니까지 버리는 반인륜적인 행위도 아무렇지 않게 자행하는 연민정을 연기, 악의 축으로 드라마를 이끌고 있다.
연민정은 우연히 만난 장교수(안내상)와 비술채 침선장이 김인화(김혜옥)를 만난 뒤 자신을 고아라 속이고 이들의 후원을 받게 됐다. 이후 그들의 친딸이 장보리(오연서)라는 것을 알게 된 뒤 이를 숨기고, 이들이 만나는 것을 방해하며 자신이 모든 것을 차지하고자 악행을 거듭해 왔다.
연민정은 옷짓는 솜끼를 타고난 보리의 능력을 알고 친모를 시켜 바느질을 하지 못하게 막는가하면, 자신이 버린 딸 비단(김지영)을 보리가 거둬 키운 것을 알면서도 도리어 미혼모라고 손가락질 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철저하게 보리를 짓밟고 원래는 그녀가 누렸어야 할 것들을 손에 넣었다.
그런 연민정의 악행이 깊어질수록 시청자들은 더욱 드라마에 빠져들었다. 종영까지 2주 정도 남겨둔 상황에서 연민정이 어떤 최후를 맞게 될 지도 뜨거운 관심사. 연민정은 자신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무서운 이중성과 가증스러운 연기로 주변사람들을 속이며 계속 버텨오고 있어 그 결말을 더욱 궁금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연민정을 맡은 이유리는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모습으로 어느 때보다 강렬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암유발자’라는 별명이 이유리표 악녀 연기가 얼마나 실감나는지 엿보게 한다. 남편 이재희(오창석)와 시댁 식구들 앞에서는 착한 척 하지만 보리와 비단의 친부 문지상(성혁) 앞에서 감춰 둔 악녀 본색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연민정의 소름끼치는 이중성은 ‘왔다 장보리’의 시청률을 견인하는 가장 큰 힘이다.
연민정이 유독 강한 존재감을 나타내는 것은 그녀가 주변 인물들의 약점을 쥐고 흔들며 위기의 순간 언제나 살길을 도모하는 데 있다. 출생의 비밀이 모두 밝혀진 뒤에도 연민정은 양모 김인화가 시아주버니의 죽음에 연관돼 있다는 비밀을 틀어 쥔 덕에 침선장 경합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과거 때문에 위기에 빠진 시어머니 화연(금보라)를 계산적으로 도움으로써 이혼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본격적인 경합을 앞두고 연민정의 술수는 더욱 비열해 졌다. 민정은 46회에서 비술채 침선 제자 경합에서 승리하기 위해 보리의 스승이자 큰어머니인 옥수(양미경)의 용포를 훔쳤다. 용보에 입을 맞추며 웃음을 짓는 연민정의 모습이 섬뜩함을 안겼다.
경합에서 이기기 위한 연민정의 꼼수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연민정은 과거 비술채를 통해 인연을 맺은 영부인을 찾아가 경합에 참석해 달라고 부탁했다. 영부인은 전통문화 발전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참석 의사를 밝혔다. 일을 크게 만들어 경합에서 보리가 유리하게 되는 일을 막고자 함이었다.
연민정이 비겁한 수를 쓸 수록 경합의 결과가 더욱 궁금해지고 있는 상황. 과연 보리는 어떤 기지를 발휘해 연민정과 경합을 치를지, 또 아직도 다 드러나지 않은 연민정의 악행이 만천하에 드러날지, 연민정이 어떤 최후를 맞게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MBC ‘왔다 장보리’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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