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군대의 인권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23일 방송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계속해서 불거지는 군대 내 인권문제를 고발하고 궁극적인 해결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속속 드러나는 군대 내 잔혹행위

지난 7월 31일, 군 인권센터의 긴급기자회견에서 잔인한 병영 내 구타 사망사건이 폭로되어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전의 군대 내 구타, 가혹행위 사고에 비해 그 빈도와 잔혹함이 극도로 심각했기 때문이다. 피해자인 28사단 소속 포병부대 의무대 병사인 고(故) 윤 모 일병은 자대에 전입한 3월 초부터 사망한 4월6일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선임병들의 심한 구타와 폭언, 가혹행위에 시달렸다.

6월 21일에는 강원도 고성의 22사단에서 임모 병장이 부대 내 왕따와 계급 열외 등을 이유로 동료병사들을 사살하고 무장 탈영, 자살 기도 후 체포됐다.그로부터 두 달도 안 된 8월 초에는 같은 부대에 전입한 신병이 목을 매 숨졌고 타 부대에서도 같은 날 신병이 자살했다. 이런 사건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지금도 전 군에서 한해 120명 안팎의 병사들이 사망하고 있는데 그 중 약 70%의 사망원인이 자살이다. 크고 작은 병영 내 가혹 행위는 여전히 일상화되어 있고 동료 병사들에게 총기 난사를 하는 대형사건도 몇 년에 한 번씩 일어나고 있다.2005년에는 연천 육군 28사단 지역 GP에서 김 모 일병이 동료병사 8명을 사살하고 2명에게 부상을 입혔으며 2011년에도 강화도 해병 2사단 해안소초에서 김 모 상병의 총기 난사로 4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한없이 가벼운 병사들의 목숨 값

불미스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군 당국이 취하는 고질적인 대응방식은 사실을 은폐, 축소하고 사고의 원인을 군대 내부보다는 병사 개인의 문제로 찾으려 하며, 피해자의 명예 회복에 인색한 자세로 일관하는 것 등이다. 이러한 태도의 배경에는 군대가 사회와 격리된 특수한 구역이라는 인식과,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민간의 개입을 허용하지 않으려는 심각한 폐쇄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폐쇄성 때문에 대한민국 군대는 전쟁 수행을 위한 특수조직이라는 이유로 상명하복의 절대적인 원칙하에 사회의 변화에 따르기를 거부하고 지휘관의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움직이는 봉건 영토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많은 군사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 속에서 병사들은 2년마다 교체되는 부품처럼 간주되어 인권과 복지를 박탈당한 채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끊이지 않는 가혹행위와 폭력의 과정에서 병사들이 죽어가고 있지만 단지 교전행위나 작전 중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들의 죽음은 폄하되고 모욕당해 왔다.

군대는 사회와 다르지 않다

대형 총기 난사 사건이나 구타 가혹행위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군 당국과 정부가 내놓는 일벌백계, 관리강화, 교육강화, 소원수리제도 개선 등의 해묵은 대책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도 군대의 뿌리 깊은 폐쇄성 탓이다. 군이 스스로의 문제를 민간에 과감히 드러내고 민간과의 협력을 통해 문제 해결을 시도하지 않는 한, 병영 내 가혹행위와 그에 따른 자살, 총기 난사 등의 사고는 결코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 최근 여러 기관에서 제기되고 있다. 징병제가 유지되는 대한민국에서 병사의 안전에 무관심하고 그들의 죽음을 하찮게 여기는 군의 태도는 강한 군대를 만드는 것을 가로막고 있으며 병역을 점점 더 혐오스런 것으로 만들어 사회통합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측은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군대의 인권문제를 고발하고 그 해결책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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