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계의 거인 찰리 헤이든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숨을 거뒀다. 향년 76세.
외신에 따르면 찰리 헤이든은 최근 몇 년간 소아마비 증후군으로 인한 질병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찰리 헤이든은 오넷 콜맨, 팻 메시니, 키스 쟈렛 등 최고의 연주자들과 협연해오는 한편 자신의 솔로 활동 등을 통해 수십 년간 정상의 재즈 베이시스트로 군림해왔다. 국내에서는 팻 메시니와 함께 듀오로 발매한 1997년 앨범 비욘드 더 미주리 스카이(Beyond The Missouri Sky)가 큰 사랑을 받았다.
찰리 헤이든은 1937년 미국 아이오와 주의 셰넌도어에서 태어났다. 농장에서 자란 헤이든은 어린 시절부터 가족들과 함께 컨트리 밴드로 라디오에 출연하며 음악생활을 시작했다. 14살까지 이 밴드의 보컬을 맡았던 찰리 헤이든은 소아마비 증후군으로 노래를 할 수 없게 되자 재즈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더블베이스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한 헤이든은 햄튼 휴즈, 아트 페퍼와 협연하며 프로로 데뷔하게 된다.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프리 재즈 연주자 오넷 콜맨과 ‘더 쉐이프 오브 재즈 투 컴(The Shape of Jazz to Come)’을 함께 작업하면서 부터다. 이후 키스 쟈렛 트리오, 폴 모션, 듀이 레드맨과 함께 아메리칸 퀄텟으로 활동하며 프리 재즈와 정통 재즈를 아우르게 된다.
찰리 헤이든은 음악을 통해 저항적인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70년대에는 칼라 블레이와 함께 리버레이션 뮤직 오케스트라를 결성해 스페인 내전을 연주로 구현했으며, 반전을 부르짖는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영화음악, 민속음악 등을 통해 다양한 음악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찰리 헤이든이 과거에 에그베르토 지스몬티, 얀 가바렉 등과 함께 한 서정적인 앨범 ‘매지코(Magico)’ 등이 공개돼 역시 큰 사랑을 받았다. 2014년 재즈계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히는 키스 쟈렛과 찰리 헤이든의 듀오 앨범 ‘라스트 댄스(Last Dance)’는 2007년에 녹음됐다.
찰리 헤이든은 올해 5월 ‘서울 재즈 페스티벌’을 통해 내한할 예정이었으나 건강상의 문제로 취소돼 재즈 팬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찰리 헤이든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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