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사진 찍는 다는 것, 특히 복잡미묘한 표정을 잘 걸러서 적재적소에 꺼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소위 브라운관에 나오는 사람을 찍는다는 것은 굉장한 집중력이 필요한 일이다. 그 대상의 손짓 하나 눈빛 하나를 관찰하여 인물에 딱 들어맞는 순간을 골라 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 완벽한 순간을 뷰파인더를 통해 눈으로 봤을 땐 이미 지나간 순간이다. 찍혔나 확인해 봐야 그 순간은 포착되지 않았다. 수백분의 일초안에 일어난 그 순간은 셔터막이 열려 내 눈으로는 확인 불가능 일때 일어나야한다. 하지만 사진 찍는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알게 돼 있다. 찍었다 놓쳤다를. 사람은 똑같이 눈을 뜨고 앞을 보지만 그 눈이 사랑의 눈인지 분노의 눈인지 연민의 눈인지를 모두가 아는 것처럼 손끝이 나른함인지 긴장감인지를 표현해주는 것 처럼. 연사로 찍어도 한 컷 한 컷이 주는 세밀한 변화의 의미는 크다. 특히 감정을 표현하는 배우나 가수들에게는 더. 그것을 잡아내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는 더욱 다르게 읽혀진다.배우 가수 등 전문적인 모델은 아니지만 꾸준히 카메라 앞에 설 수 밖에 없는 이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연기를 잘 하고 노래를 잘 하고 춤을 잘 추는 이들은 사진 찍을 때도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불공평하게도 선천적으로 타고난 외모도 많은 작용을 한다. TV나 영화 속에 나오는 이들 중 카메라가 사랑하는 선천적인 특별한 외형적 요소(눈,피부,입)를 가지고 태어난 이들이 렌즈를 통해서 어떻게 빛을 내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첫번째 – 눈
고아라의 눈은 추억의 장난감인 유리구슬을 닮았다. 빛을 받으면 반짝반짝 빛나며 우주공간을 응집해 놓은 듯한 신비로움을 담고 있는 작은 유리구슬처럼 짙은 동공을 둘러싼 깊이를 알 수 없는 투명한 갈색빛의 홍채가 그녀의 작고 하얀 얼굴에 화룡점정을 찍는다.
지우는 눈은 우유빛의 흰자위에 바둑알 크기의 선명한 검은자가 콕 심겨져 있다. 그 검은자는 빛이 도달하지 않는 깊고 깊은 바다처럼 그 끝을 알 수 없지만 어떠한 것에도 오염되지 않은 순수함을 품고 있다. 젊음까지 더해진 그녀의 눈망울은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기에 충분하다.
임주은의 눈은 아주 얇은,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베일에 싸여 있는 듯 하다. 하늘하늘 바람에 날리는 하얀 커튼속으로 비치는 신비로운 여인의 형상처럼 불분명하지만 아름다우며 그 속을 알 수 없고 어딘가 응시하지만 그 넘어를 보고 있는 듯한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두번째- 피부
이종석의 피부는 하얗다라기보다 투명하다에 가깝다. 신생아의 핏빛이 살짝 감도는 투명한 살결을 가진 그는 어떠한 각도의 빛도 흡수해 아름답게 발광시킨다.
투명해서 너무 여린 그의 피부는 길고 얇은 체형과 합쳐져 아름답고 부드러운 촉감이 형상화된다.
유라의 피부는 빛을 머금으면 말끔하게 잘 구워진 백도자기처럼 광택을 내며 반들반들 빛을 낸다. 싱그러운 젊음을 함껏 뽐내는 듯한 눈부신 피부는 또렷한 선을 그리며 카메라 렌즈에 콕콕 박힌다.
세번째- 입
보통사람이 자연스럽게 웃을때 보이는 윗니가 8개라면 김성균은 12개이다. 어려움 없이 시원시원하게 올라가는 그의 입꼬리는 어떠한 캐릭터고 다 담아낼수 있다. 무섭도록 많은 그의 표정에 카메라 셔터는 멈출 줄을 모른다.
전도연은 카메라 앞에서 언제나 시원한 미소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미소와 조금의 차이가 있다. 셔터가 눌러지고 있는 동안은 오차없이 흔들림없이 최선의 아름다운 미소가 고정되어있다. 쉽지 않은 일이다. 모든 셔터가 멈추고 나서 확인 후 내려오는 입꼬리. 타고난 노력으로 완성되는 프로의 미소이다.
글,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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