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요리사가 초콜릿을 만들기 전 재료를 준비하고 있다안녕하세요. 돌아온 텐PD입니다. 고백합니다. 저, 나이 서른 먹도록 초콜릿 한 번 만들어보지 않았습니다. 초콜릿은 무슨, 무려 ‘자취 10년 경력의’ 텐PD가 가장 잘 하는 요리는 ‘과일쥬스’이지요. 가끔 채소도 함께 넣으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해독쥬스로도 변신합니다. 그게 최선이에요, 제가 하는 가장 고급요리였답니다. 그런 제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 만들기에 도전해보았습니다.
꽃미남 요리사와 함께 한다는 말에 덥석 도전해보겠다고 약속은 했는데, 막상 요리학원이 위치한 남현동으로 가는 길엔 걱정이 되었답니다. 혹시라도 편집부 식구들이 두고두고 비웃을 그런 초콜릿이 탄생하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이 들더군요. 하지만 막상 도전해본 초콜릿 만들기, 생각보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내년 밸런타인데이에는 직접 만든 초콜릿을 (아직 안 태어난 것 같은) 그분께 선물해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잠시잠깐 해보았습니다.
그렇지만 불과 30분도 걸리지 않는 초콜릿을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에 아주 섬세하고 꼼꼼한 손길을 주는 요리사님을 보며, 역시 요리의 가장 기본은 ‘정성’이라는 것을 다시금 실감하였습니다. 자, 텐PD의 생활밀착형 파베초콜릿 만드는 과정을 전격 공개합니다.
준비물 : 다크초콜릿105g, 밀크초콜릿 35g, 생크림(동물성) 45g, 물엿 4g, 버터 14g, 리퀴드(기호에 따라) 7g
1. 먼저 볼에 초콜릿을 녹여요. 시중에 파는 초콜릿이 담긴 볼을 따듯한 물에 담그고 녹입니다.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사르르 녹는 초콜릿의 질감이 밸런타인 데이의 로맨틱한 감성을 고조시킵니다. (네, 이때 몰입했어요. 지나치게) 이 과정을 좀 더 간편하게 하는 방법은 전자렌지 40초라고 합니다!
2. 이번에는 물엿을 넣은 생크림을 같은 중탕 방식으로 녹입니다. 주걱이라고 하나요? 주걱을 젓는 방법도 요리사님은 뭔가 달랐습니다. 반면, 요리사님은 텐PD의 어설픈 주걱질(?)을 보고 “처음 해보시나요?”라고 물어보셨어요. ^^;;;; (참! 이 과정에서 물과 초콜릿이 섞이면 절대 안된다고 합니다. 물과 초콜릿은 물과 기름처럼 섞이면 안되는 존재라고 요리사님이 강조 또 강조하셨습니다!) 참, 생크림은 식물성을 사용해도 괜찮지만, 동물성을 사용하는 것이 더 맛있다고 하더군요. 뭐 어짜피 달고 단 초콜릿인데 맛있는게 더 낫지 않을까요?
3. 중탕시킨 초콜릿과 생크림을 섞습니다. 서서히 서서히 생크림을 부으면서 초콜릿을 저어줍니다. 이 단순한 과정에도 요리사님은 “천천히 천천히! 조금씩 조금씩”이라고 섬세함을 강조합니다!
4. 그리고 이번에는 리퀴드를 넣어요. 이날 넣은 것은 체리향 리퀴드인데, 방산시장에 가면 다양한 향의 리퀴드가 있다고 하니 기호에 따라 넣으시면 됩니다. (그렇지만 소주는 안된다고 합니다. 맥주도 안된다고 하네요. 그리고 비율도 중요하니, 남자친구가 술을 좋아한다고 많이 넣거나 하는 건 안됩니다! 제가 다 물어봤어요!!)
5. 역시 요리사의 섬세한 주걱질(?)로 골고루 섞은 다음, 이번에는 준비한 넓은 틀에 초콜릿을 붓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균일함이 중요합니다.
6. 초콜릿이 틀 속으로 다 들어간 뒤, 이번에는 위를 깔끔하게 깎아주는 섬세함도 필요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예쁜 초콜릿이 완성된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오니 텐PD의 귀차니즘이 들통나버립니다. 어느새 요리사님만 일(?)을 하고 있고, 텐PD는 남은 초콜릿을 찍어먹기 바쁩니다. 그 초콜릿도 충분히 맛있었어요!!! ^___^
7. 틀 속에 예쁘게 들어간 초콜릿은 냉장고에 10분 정도 굳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냉동실 안됩니다. (집에서 만드실 분들은 미리 냉장고 청소를 하셔야 할 것 같네요. 온갖 반찬냄새가 들어가면 정체모를 초콜릿이 탄생할 게 뻔하니까요!)
8. 10분 동안 남은 초콜릿과 아메리카노를 즐겼습니다. 하, 전 이 시간이 제일 좋았어요. 이때 요리사님이 “어때요? 집에서 해볼만 하죠?”라고 하셨어요. 언젠가는 정말로 혼자 도전해볼테여요!!
9. 어느 새 거짓말처럼 초콜릿이 단단하게 굳었습니다. 벽돌 같았어요. 파베초콜릿의 파베가 프랑스어로 포석을 뜻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모양 때문인거죠. 사실 파베초콜릿이라는 말도 저는 처음 들었습니다. 휴… 유명 베이커리 이름인 줄 알았어요.
10. 틀에서 초콜릿을 모양 그대로 꺼내는 작업시간입니다. 칼을 뜨거운 물속에 넣고 물기를 깔끔하게 닦아준 다음 틀의 가장자리쪽을 공략(?)합니다. 물기를 잘 닦을 자신이 없다면 토치를 이용하셔도 됩니다!
11. 깔끔하게 꺼낸 초콜릿은 적당한 크기로 잘라줍니다. 요리사님은 “나누기 잘 하세요?”라고 물어보셨는데, 텐PD는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요리사님이 눈금을 그어주셨습니다. 휴….
12. 조각조각 자른 초콜릿은 준비된 코코아가루에 풍덩 빠뜨렸다 꺼내줍니다. 그러면 완성입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텐PD는 무식한(?) 질문을 합니다. ‘코코아 가루는 시중에 판매하는 ‘미X’ 이런 걸 써도 되나요?’ 요리사님은 설탕없는 코코아가루여야만 한다고 하십니다. 그래야, 더 잘 묻어나온다고 하시네요.
13. 자, 완성된 파베초콜릿을 보니 뿌듯합니다. 백화점에서는 무려 한조각에 2,000원에도 판매하는 고급 촤컬륏입니다. 그런데 이날 재료값은 5,000원도 안 들었다고 하니 정말 남는 장사죠. (이 와중에 사무실에 가져가 한조각씩 팔아볼까도 생각해보았습니다…)
14. 파베초콜릿은 역시 방산시장에서 구입한 포장용 케이스와 비닐에 담았습니다. ^——-^ 뿌듯한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맛도 기가 막혔는데, 왜 아직 안 태어나서 이 맛있는 초콜릿을 못 먹은거니 ㅠ_ㅠ. 기승전눈물입니다.
# 함께 초콜릿을 만든 요리사는 지난 해 케이블채널 올리브 ‘마스터 셰프 코리아2′에 출연해 꽃미모로 눈길을 끌었던 김영준(23). 경주대학교 외식조리학과를 졸업, 경기대학원에서 요리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대학재학시절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실력파이며, 현재는 ‘마스터셰프코리아2′에서 만난 최강록(우승자), 최석원, 김경민, 윤리 등과 함께 쿠킹스튜디오 인리원을 오는 26일 오픈할 예정이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편집. 최예진 인턴기자 2ofus@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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