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의 설 연휴를 앞두고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나서 “올 설에는 가까운 사이라도 직장, 진학, 혼인문제는 묻지 말아주세요. 소통은 상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한 일이기 때문입니다”라는 문자를 보냈지만, 이번 명절에도 꼭 “결혼했냐”, “취직했냐”라는 질문세례를 하는 눈치없는 삼촌, 이모, 사촌은 있을 것이다.
그럴 땐 어김없이 TV를 켜자. 올 설에도 각 방송사는 나름의 설 특집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역시 TV는 내친구, 설특집은 명절의 동반자다.
텐아시아는 지난 추석에 이어 올 설에도 가상의 타임라인으로 설 특집 프로그램 예습하기를 준비해봤다. 그중에서도 진짜 재미있을 것 같은 프로그램만 콕콕 찝어 추려냈으니, 설을 맞이하기 전 필독하시길 권한다.
다이다이 타임라인
예능, ‘기막힌 남편스쿨’ MBC 오전 11시 15분 차례를 지내고 난 뒤 허리는 부러질 듯 아픈데 남편이라는 사람은 배불러 기분이 좋아보인다. 와서 설거지라도 하라고 한 마디 하고싶은데 매서운 시어머니 눈치가 보인다면, 슬쩍 채널을 MBC로 돌려라. 박준규, 이창훈, 손남목, 정성호, 정민 등 ‘불량한’ 연예인 남편들이 등장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아내는 당연, 정신과 전문의까지 나섰다. 그럼에도 눈치없는 남편이 꿈쩍하지 않는다면, 내 남편보다 더 기가 찬 연예인 남편을 보면서 위로라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삼천포 타임라인
예능, ‘노래로 응답하라1994′ tvN 오후 10시 아직도 ‘응사앓이’ 중인 당신이라면 꼭 봐야하는 필수 프로그램. tvN의 ‘응답하라 1994′ 주역들, 정우 유연석 김성균 바로 민도희가 총출동하는 음악 토크쇼다. 이 드라마의 화룡정점이었던 OST를 중심으로 펼쳐질 토크쇼에서는 ‘너에게’, ‘그대와 함께’,'운명’,'행복한 나를’ 등 주옥같은 90년대 가요가 박기영, 김예림, B1A4, 하이니를 통해 선보인다. ‘응사’를 통해 달라진 배우들의 인생 이야기는 그들의 근황이 궁금한 ‘응사팬’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고, 잔잔한 90년대 가요는 다시 한 번 우리를 그 시절의 감성 속에 녹아들게 만들 것이다.
예능, 음악쇼 KBS2 오후 10시 50분 윤종신 유희열 이적 유세윤 그리고 샤이니 종현이라니. 티저 예고만으로도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음악쇼’는 은근히 정규편성까지도 기대해볼 만한 올 추석 가장 최고의 기대작. 최신이슈를 음악적 감성으로 풀어내겠다는 포부의 이 프로그램은 다섯 명의 맛깔스러운 MC들이 얼마나 색다른 스타일의 토크쇼를 선보일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기명균 타임라인
영화, ‘늑대소년’ 채널CGV 오후 5시, ’7번방의 선물’ SBS 오후 8시30분 ‘감시자들’ MBC 오후 10시5분 vs ’타워’ SBS 오후 10시5분, 그리고 ‘원티드’KBS1 오후 11시50분 매년 명절 밤은 영화의 전쟁이다. 올 설 안방을 찾아온 영화들의 명단도 쟁쟁하다. 먼저 지금은 군대 간 송중기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늑대소년’이 오후 5시 편성됐다. 남친없는 서러움, 송중기로 풀어보자. ’7번방의 선물’도 TV로 볼만하다. 지난 설 명절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이 영화는 안 본 사람이 더 찾기 힘들테지만, ‘쎌러문’ 가방을 좋아하는 예승이와 바보아빠의 이야기는 두 번 봐도 눈물샘을 자극할 것이다.
10시 타임은 고민이 된다. 설경구 정우성 한효주의 ‘감시자들’이냐, 설경구 손예진의 블록버스터 ‘타워’냐. ‘감시자들’이 쫀쫀한 긴장감으로 무장했다면, ‘타워’는 진보한 CG 기술로 여의도를 날려버리니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작년 한 해 부지런히 달리신 설경구 배우의 흔적은 명절 안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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