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위쪽)과 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위쪽)과 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위쪽)과 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토요일이 뜨겁다. ‘만약에 IF’ 편으로 MBC ‘우리 결혼했어요’를 패러디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무한도전’과 매회 숱한 화젯거리를 쏟아내고 있는 케이블채널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이하 ‘지니어스2’) 때문이다.

두 프로그램의 중심에는 야누스의 탈을 쓴 듯 극과 극을 오가는 남자 노홍철이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점은 ‘무한도전’과 ‘지니어스2’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온라인상의 반응만 보면 ‘두 프로그램의 시청자층이 완전히 갈리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만큼 두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방송인 노홍철’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시선은 온도 차가 분명하다.

먼저 ‘지니어스2’를 살펴보자. 최근 이 방송을 향한 대중의 관심을 뜨겁다 못해 데일 정도다. 시즌1 당시 복잡한 게임과 지능적인 플레이로 시청자를 끌어당겼던 ‘지니어스’는 두 번째 시즌을 맞아 갖은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6일 프로그램 제작진이 ‘논란에 대한 사과 입장’을 밝힌 것만 보더라도 그 정도를 짐작게 한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겠지만, ‘지니어스2’의 논란의 중심에는 ‘방송인 연합’과 ‘은닉’이 있다. 앞서 4회 방송에서 마술사 이은결의 탈락으로 인해 촉발된 논란은 6회에서 이두희의 신분증을 은닉해 게임 참여를 불가능하게 한 몇몇 출연진으로 인해 극대화됐다. 중요한 사실은 그런 ‘문제적인 사건’이 항상 노홍철이 속한 연합 측의 주도하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최초로 논란이 불거질 때 시청자들이 ‘방송인 연합’의 중심으로 노홍철을 지목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의 노홍철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의 노홍철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의 노홍철

그러나 한 번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 ‘지니어스2’의 제작 소식이 알려지며 게임에 참여할 13명의 참가자 중 노홍철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반응은 어땠을까. 아이러니하게도 노홍철이 ‘지니어스2’에 캐스팅될 수 있었던 이유도 그가 지금 비난받고 있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무한도전’에서 수차례 선보인 바 있는 타고난 ‘사기꾼’ 노홍철의 설득력 있는 화술과 과하다 싶을 정도의 광기, 그건 우리가 ‘지니어스2’를 통해 보고 싶은 모습이기도 했다. 그리고 너무나도 철저하리만큼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노홍철 덕분에 시청자들은 ‘지니어스2’에 흠뻑 빠져들었다. 온라인의 넘쳐나는 ‘비난 댓글’들을 보며 “악플도 관심이다”는 모 배우의 명언마저 떠오를 정도였다. 그만큼 ‘지니어스2’ 속 노홍철을 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은 뜨겁고 매서웠다.

이번에는 시곗바늘을 몇 시간만 앞당겨 보자. ‘지니어스2’가 시작되기 4시간 30분 전에 방송되는 ‘무한도전’ 속 노홍철의 모습은 또 다르다. 공교롭게 두 프로그램 모두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시청자의 반응은 천양지차다.

MBC ‘무한도전’의 장윤주(왼쪽)와 노홍철
MBC ‘무한도전’의 장윤주(왼쪽)와 노홍철
MBC ‘무한도전’의 장윤주(왼쪽)와 노홍철

‘무한도전’에 합류한 뒤 ‘빨간 하이힐 특집’, ‘미남이시네요’, ‘추격전’ 등 몇 번의 변곡점을 거쳐 ‘호감형 사기꾼’이란 묘한 이미지를 획득한 노홍철은 오래간만에 한 번 더 이미지 쇄신의 계기를 맞았다. 최근 ‘밀라노 특집’을 준비하며 단련한 육체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데 이어 ‘만약에 IF’ 편을 통해 모델 장윤주와 ‘가짜’라서 더 ‘진짜’ 같은 달달한 로맨스를 선보이고 있는 것. 덕분에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의 얼굴에는 흐뭇한 웃음이 마를 새가 없다.

두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의 마음을 한없이 흔들어 놓고 있는 노홍철. 이 정도면 마성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법하다. 하지만 매력적인 만큼 위험하기도 하다. 작품 속 캐릭터로 대중을 만나는 배우와 달리 방송인은 한 번 부정적인 이미지가 굳어지면 이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그의 위험한 줄다리기에 우려의 시선이 따라 붙는 이유다. 한 번의 실수에 나락으로 떨어지기에 십상인 위험천만한 시대에 노홍철의 양면성은 우리에게 ‘판단의 문제’에 대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물론 그 결과가 우리의 기대와 맞아떨어져야 의미가 있겠지만.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MBC,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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