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산토나스타쏘가 도쿄를 즐기고 있다
‘좀비 마니아’인 어린 소년의 유쾌한 취미생활이 전세계 좀비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세계적 좀비 열풍의 중심에는 인기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가 있다. 전 세계 125개국에서 방영되는 이 시리즈는 지난 2010년 첫 시즌을 출범시켜, 올해 제작을 앞둔 시즌5로까지 이어져왔다.
최근 몇년 사이 대중문화를 휩쓴 가장 혁신적인 캐릭터는 좀비라 할 수 있다. ’살아있는 시체’를 이야기하는 좀비는 실은 좀비 영화계의 거장이라 불리우는 조미 로메로 감독의 좀비 3부작(‘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1968′, ‘시체들의 새벽,1979′, 시체들의 낮,1985′)을 통해 수십년전부터 우리 문화 속에 걸어들어왔지만, 좀비를 향한 열기는 최근 몇년 새 가장 뜨거웠다. 언제나 끔찍할 것만 같은 존재의 좀비는 2013년 개봉한 영화 ‘웜 바디스’를 통해서는 멜로의 주인공으로도 거듭났을 정도이며, 국내에서도 좀비라는 소재를 다루고 싶어하는 젊은 감독들이 꽤 많다.
시작은 마니아, B급 문화로 출발했지만 더 이상 문화계의 변방에만 머물고 있다 평가하기 어려운 좀비 열풍 가운데도 유독 흥미로운 것은 ‘워킹데드’가 시즌을 거듭하며 떼로 등장하는 좀비들의 광경을 그리기 위해 일반인 좀비팬들까지도 오디션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디션에 합격하고도 이른바 좀비 스쿨에 입학해 여러 트레이닝을 통해 진짜 좀비로 거듭나는 엑스트라들은 진정한 좀비 마니아라고 할 수 있다.
닉 산토나스타쏘가 ‘워킹데드’ 제작진의 손에서 좀비로 변신 중이다
그런가하면, 신체적 장애에도 불구하고 좀비 분장으로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을 놀래키는 독특한 좀비 팬도 있다. 바로 닉 산토나스타쏘(Nick Santonastasso)라는 미국의 소년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한하르트(Hanhart) 증후군이라는 희귀질병으로 두 다리와 팔 하나가 없이 태어났다. 하지만 이런 장애를 숨기려고 하기보다 오히려 이를 활용해 좀비 분장을 하고 사람들을 놀래키며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 작업으로 유명해진 인물. 미국 현지에서는 닉의 독특한 취미활동에 대해 “장애를 이겨내고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감을 줬다”라는 평가를 하는 분위기. ‘워킹데드’ 제작진은 이 소년에서 영감을 받아 ‘워킹데드’의 글로벌 캠페인 영상을 함께 제작하기에 이른다. 실제로도 닉은 ‘워킹데드’의 열혈 시청자이기도 하다.FOX채널에 따르면, 닉은 ‘워킹데드’의 글로벌 캠페인 영상 촬영을 위해 일본을 방문했고, ‘워킹데드’ 특수 분장사이자 연출자 그렉 니코테로(Greg Nicotero)를 만나 완벽한 좀비로 변신할 수 있었다. 이후 ‘워킹데드’ 주인공 릭 역의 배우 앤드류 링컨과 합심하며 또 다른 주인공 데릴 역의 노만 리더스 앞에 깜짝 등장해 그를 습격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노만 리더스가 현실 세계에서 좀비를 만나 가슴을 쓸어 내렸던 장면들은 방 안에 숨겨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으며, 17일 전세계 FOX채널 네트워크 SNS 및 국내에서는 텐아시아를 통해 독점 공개됐다.
닉의 부모님이 모니터를 통해 아들의 몰카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영상에서 닉은 자신을 ‘워킹데드’의 팬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어 닉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라는 이름의 취미 영상이 짧게 소개된다. 다음 영상에서 닉은 도쿄의 야경을 만끽하고 있다.마침내 닉은 ‘워킹데드’ 스태프들과 배우를 직접 만난다. 이어지는 영상에서 닉이 좀비가 되는 섬세한 과정들이 담겨있다. 그리고 호텔 룸에서 프로모션 인터뷰를 녹화 중인 노만 리더스 앞으로 갑자기 등장한 좀비 형상의 닉. 리더스는 기대보다는 기겁하지않는 모습이었고, 이내 침착해져 닉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했다. 하지만 그가 놀라는 순간을 슬로우 모션으로 돌려보며 다 같이 즐거워하는 분위기도 영상에 담겨있다.
장애에 굴하지 않는 17세 소년의 열정과 용기, 그런 소년의 취미를 신선한 즐거움으로 바라보며 응원해주는 대중의 따뜻한 시선, 또 세계적 인기 시리즈 캠페인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워킹데드’ 제작진, 삼박자가 맞은 결과다. 국내에서는 이 소년의 독특한 취미생활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도 궁금해진다.
‘워킹데드’ 시즌4는 국내에서는 2월10일 오후 10시 FOX채널을 통해 미국과 동시 방송으로 만나 볼 수 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영상 제공. FOX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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