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연희가 ‘미스코리아’ 오지영으로 날갯짓을 하고 있다

배우 이연희가 MBC 드라마 ‘미스코리아’에서 온갖 역경 끝에 미스코리아로 우뚝 서게 되는 오지영 역을 맡아 활약 중이다.

연기력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이연희는 연기력이 일취월장했다는 칭찬과 함께 극의 대부분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 변신했다. 특히 기존의 나긋나긋 여리여리한 이미지를 뒤엎고 엘리베이트 걸 중에서도 와일드한 왕언니 캐릭터로 안정적으로 안착했다는 점에서 칭찬을 듣고 있다.

물론 아직 그녀의 변신을 완벽하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지영은 성공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면서도 내면은 순수하고 여린 다면적인 캐릭터인데, 몇몇 감정신의 깊이가 아직은 잘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 그럼에도 이연희가 그려내는 오지영이 설득력있는 것은 미스코리아 감에 걸맞은 외적 요인과 함께 한없이 여릴 것만 같은 얼굴에서 엿보이는 집념 탓이다.

키170cm이상의 늘씬한 체구와 오밀조밀 귀여운 외모는 모두가 미스코리아 한 번 해보자고 달려들 것만 같은 그런 외모가 맞다. 동시에 혹독한 연기력 비판에도 끊임없이 달려온 이연희라는 배우 자체가 가진 묘한 고집이 살아보고자 발버둥치는 오지영 캐릭터와 맞물리며 일종의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연희(왼쪽)는 ‘미스코리아’를 통해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성공한 캐스팅이지만, 사실 기존 이연희를 생각해보면 오지영 역을 두고 그녀를 떠올리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어째서 권석장 PD는 그 많은 여배우들 중 이연희를 고집했을까?

‘미스코리아’ 관계자가 그 답을 밝혀주었다. 이 관계자는 “오지영은 미스코리아가 되어야 하는 역할이었기에 키 170cm 이상에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예쁜 여배우야만 했다. 그 조건에 맞는 배우들은 거의 다 만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키가 큰 여배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던 차 권석장 PD가 ‘구가의 서’를 보았고, 이연희라는 배우를 떠올리게 됐다. 권석장 PD 역시 이연희를 둘러싼 연기력 논란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으나, ‘구가의 서’에 나온 이연희를 보고서는 조금만 더 갈고 닦으면 충분히 훌륭한 배우가 될 재목이라고 판단한 듯 했다”고 귀띔했다.

오지영 역에 또 다른 필요조건은 미스코리아가 되기 전후의 드라마틱한 변화였다. 미스코리아 이전에는 푼수같은 면에 무언가 잘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모자람이 있어야 했고, 그 이후에는 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로 완전히 뒤바뀌어야 했던 것. 그런 점에서도 이연희는 합격점을 받았다. 사랑스럽고 덜렁덜렁거리는 이미지가 있지만, 그러면서 고고한 아우라도 함께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권석장 PD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조금만 다듬으면 옥석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을 느낀 것 같다. 그때 부터는 오지영은 오로지 이연희일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권석장 PD는 반전 캐스팅으로 유명한 연출자다. ‘파스타’의 공효진, ‘마이 프린세스’ 김태희, ‘골든타임’ 황정음 등 기존에 소비되던 이미지와 다른 캐스팅을 연달아 성공시킨 바 있다. 여기에 이연희까지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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