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총리와 나’ 촬영장의 채정안, 윤시윤, 윤아, 이범수(왼쪽부터)
추운 겨울바람이 옷깃을 스치던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에 위치한 일산 킨텍스 내 전시장. KBS2 월화미니시리즈 ‘총리와 나’ 촬영이 한창이었다. 세트장을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은 건 1,500평 규모의 세트장에 충실히 구현된 총리 관저. 8억 원 상당의 제작비가 투자된 총리 관저는 실제 관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디테일과 고풍스러운 매력이 그대로 살아있었다.현장공개를 맞아 취재진을 맞은 총리 권율(이범수)과 아내 남다정(윤아), 공보실장 서혜주(채정안), 수행과장 강인호(윤시윤)는출연 신의 리허설이 진행 중이었다. 이 장면은 8회 방송분에 담길 내용으로 권율이 대통령에게 건의한 ‘국제항만센터 사업 타당성 및 환경영향평가 전면 재조사’ 건이 국회를 통과한 뒤 함께 조촐한 자축파티를 하는 신이었다.
‘총리와 나’ 현장 분위기가 좋다는 이야기는 허언이 아니었다. 권율이 다정, 인호, 혜주에게 술을 따른 뒤 “자, 각자 소원을 말해보지”라고 말하자, 배우들은 저 마다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채정안이 “빨리 이혼하시길 바란다”고 눙치자 윤시윤은 “비중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응수했고, 윤아는 “시청률이 올랐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털어놨다. 그리고 역시 마무리는 이범수였다. 이범수는 배우들의 소원에 “우리 시청률에 좌지우지됩시다!”라고 화답해 촬영장은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KBS2 ‘총리와 나’ 녹화 현장 사진. 출연진이 소접견실에서 자축파티 신을 촬영하고 있다.
지난 9일 첫 전파를 탄 ‘총리와 나’는 아내를 잃고 아이 셋을 데리고 사는 국무총리 권율과 신입 기자 남다정의 로맨틱 코미디로, 매회 전국시청률 6~7%(닐슨 코리아 기준) 대를 오가며 동 시간대 방송되는 SBS ‘따뜻한 말 한마디’와 치열한 시청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다소 저조한 시청률에도 배우들의 표정에서는 ‘총리와 나’에 대한 자신감과 시청률 반등에 대한 확신에 가까운 믿음이 읽혔다.윤시윤은 “드라마의 초반부는 작품이 설정한 세계를 설명하는 부분에 해당한다”며 “진짜 보여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이제부터”라고 힘줘 말했고, 채정안도 “시청률보다도 체감 반응이 좋아 긍정적이다”며 앞으로의 진행될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앞서 리허설에서 “시청률에 좌지우지되자”는 말로 농을 친 이범수는 “시청률이 조금 부진하지만, 드라마에 대한 호감도는 높다고 체감한다”며 “시청률이 이렇게 나오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거다. 하지만 우리는 ‘극약 처방’ 없이 원래 기획한 내용을 나름의 페이스로 풀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강인호 역의 윤시윤(왼쪽), 서혜주 역의 채정안
‘총리와 나’의 시청률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이유는 작품 속에 살아 있는 캐릭터 때문. 이번 작품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한 이범수, 윤아를 비롯해 채정안과 윤시윤도 정치인 캐릭터를 맡아 연기 도전을 시도했고, 방송 4회 만에 통통 튀는 캐릭터에 설득력을 불어넣으며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윤시윤은 “누군가를 향한 마음에도 ‘좋아함’이 있고 ‘사랑함’이 있듯, 미묘한 감정의 차이를 압축적으로 전달하는 게 배우의 몫이라 생각한다”며 “매 촬영분이 임팩트가 있어서 부담도 느끼지만, 이번 작품을 위해 많이 준비한 만큼 연기 변신에 성공해 신뢰감 있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채정안도 “처음에는 정치인이자 강한 여자라는 설정이 낯설기도 했다”며 “하지만 칭찬을 받으면 더 열심히 하는 나의 성향을 파악한 이소연 PD 덕분에 재미를 느끼며 촬영에 임하고 있다. 조금은 힘을 빼고 캐릭터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권율 역의 이범수(왼쪽)와 남다정 역의 윤아
‘실제 나이 20세 차’로 기획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이범수와 윤아는 극 속에서 안정된 호흡만큼이나 한층 깊어진 신뢰를 자랑했다. 이범수는 “연기는 정규 과정을 통해 배운 사람도 있고, 타고나는 사람도 있다”며 “윤아는 풍부한 감성과 표현력, 이해력 등이 강점이다. 나와 호흡이 잘 맞는다”는 말로 윤아의 연기를 극찬했다. 이에 윤아는 “남다정은 내가 도전해보고 싶었던 캐릭터였다”며 “이범수와 이소연 PD가 아니었다면, 이 정도까지 해내지 못했을 거다. 촬영 때마다 새로운 연기 팁을 얻는 느낌이다. 앞으로 더 좋은 연기로 보답하겠다”며 ‘총리와 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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