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합니다. 기사에 ‘김재중, 본인 공연에 대만족’이라고 쓰실 거죠? 굉장히 만족합니다.”

김재중이 아시아투어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자신의 2013년에 대해 굉장한 만족감을 표했다. 김재중은 올 1월 자신의 첫 솔로 미니 앨범을 발표했고, 11월부터는 자신의 첫 정규 앨범 ‘WWW:Who, When, Why’의 아시아 투어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있다. 17일 오후 일본 오사카 오사카죠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재중은 “스태프 포함해서 나까지 모두들 다 같이 성장한 것 같다”며 “서로 호흡도 좋아졌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의 색깔을 찾았고, 거기에 (그 색깔을) 발휘할 수 있는 방향성, 노래할 때의 힘까지 이번 앨범으로 찾았다”고 말했다.

17, 1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콘서트는 김재중의 인기에 힘입어 아시아 투어 도중 추가된 공연. 이미 김재중은 지난 11월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6만 관객을 모은 바 있다. 이는 4년 동안 일본에서 공식적인 방송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거둔 성과다. 김재중은 “일본에서 두 번째 공연을 개최하게 돼 기쁘고, 많은 분들이 여기까지 와주셔서 기쁘다. 얼마 전까지 몸살 때문에 고생했었는데 오늘 다 나은 거 같다. 어제까지만 해도 별로였는데 오늘 몸도 많이 좋아졌으니 아껴뒀던 힘 제대로 풀고 돌아가겠다”며 공연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특히 오사카 공연은 입석까지 추가로 판매되면서 김재중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입석은 무대가 제대로 보이지 않음에도 리스너로서 콘서트에 참여하고 싶은 관객을 위한 자리. 김재중은 “기차도 아닌데 입석이 된다는 게 참 신기하다”며 유쾌하게 웃은 뒤, “요코하마에서 공연을 끝내고 나서 미리 잡은 공연이 아닌데도 많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두 번째 공연이 성사됐다고 생각한다. 무대 세팅이 조금 바뀌었고, 의상도 조금씩 변화가 있어서 혹시나 요코하마의 공연을 보셨던 분들이라도 새로운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가지지 않을까”라며 이전 공연들과의 차이점을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 김재중은 일본에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던 록 음악을 재해석한 곡들도 선보이며 관객들을 추억 속으로 안내할 준비도 마쳤다. 특히 한국 공연에서도 한국어로 번안해 불렀던 ‘화장’은 약 40년 전 일본에서 발표된 노래다.



실제로 김재중은 공연마다 차별화를 두기 위해 노력했다. 자신이 직접 의상 디자인에 아이디어를 내고, 전문 타투이스트와 함께 아시아투어를 동행해 상의 탈의시 보이는 타투도 매번 다른 모양으로 선보였다. 음악적인 사운드뿐만 아니라 비주얼에 신경쓴 것. 김재중은 “첫 번째 솔로 앨범이기 때문에 소리뿐만 아니라 비주얼, 메시지까지 여러 가지를 만족시키고자 욕심을 부리다보니 비주얼이 강한 록 앨범으로 만들어졌다”며 “놀랐던 것은 주변에 지인들에게 앨범을 선물을 했는데 지인들이 ‘재킷 사진만 보면 노래를 못하게 생겼는데 이번에 네가 노래를 잘하는 것을 알게됐다’고 말하더라. 비주얼이 강하면 강할수록 노래를 못할 거 같다는 선입견이 아직 존재하구나라는 것을 생각하게됐다”고 전했다.

이어 김재중은 “그래도 음악뿐만 아니라 다방면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욕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비주얼록은 90년대 일본을 이끌었던 가수 각트 이후로 약해진 장르. 보통 한국의 아이돌이 팝이나 댄스에 특화됐는데도 불구하고 김재중은 과감히 록을 선택했다. 김재중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일본 밴드 라르크앙시엘의 하이도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다보니 영향을 많이 받은 거 같다”고 록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하이도의 영향과 김재중만의 색깔로 탄생된 그의 록에는 어느 하나에 편중된 것이 없다. 김재중은 “이번 앨범에는 케이팝스런 느낌, 유럽 느낌, 미국 팝 장르에 록적인 요소가 살짝 가미된 노래 등 어느 나라 사람이 들어도 익숙하다고 생각할 노래들이 있다. 누가 들어도 거부감이 있을 정도로 새롭다거나 지금 들어도 진부하다는 그런 음악은 만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김재중은 앞으로도 록을 추구할 것이라며 록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록을 계속 하고 싶다. 정통 록을 해야 되는가, 대중화된 록을 해야 되는가, 어떤 모습으로 보여드려야할지 고민했는데, 이번 정규 1집 앨범은 그 밸런스가 좋았던 것 같다. 오로지 록 마니아들의 음악이 담긴 앨범도 아니고, 그렇다고 록이지만 굉장히 낯선 사운드는 아니었다”며 자신의 록을 자평했다. 제대로된 록을 위해선 밴드를 만들 생각도 있다고 전했다. 김재중은 “작년부터 밴드를 만드려고 생각은 하지만, 군대를 갔다 와서 결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 이어 “록페스티벌 출연은 정말 하고 싶다. 정말 나가고 싶다. 재미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아시아투어는 김재중이 솔로로서 가진 첫 정규 공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김재중은 팬미팅을 겸한 콘서트를 열었었지만, 콘서트로서 온전히 자신만의 들려준 것은 이번이 처음. 김재중은 “혼자 갖는 정규 콘서트라는 점에서 얼마만큼 성원해 주실지 나만의 테스트였는데 잘 이뤄졌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에서 활동을 한 적이 없는데도 관객 5분의 1이 남자였다. 정말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솔로로서도 충분한 폭발력을 가질 수 있는 김재중이지만, JYJ의 팀워크에 대한 철학도 강하다. 그는 “그룹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는 절제가 필요하다. 서로 넘치게 행동한다면 오히려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우리는 서로 자연스럽게 그것을 맞추고 있다”고 팀워크 유지 비결에 대해서도 말했다.

솔로 데뷔라는 성공적인 2013년을 보낸 김재중. 그는 만족했지만, 결코 자만하지 않았다. “혹여나 부족한 게 있다면 다음 솔로 앨범을 낼 때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오겠다”는 그의 모습에서 2014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가 느껴졌다.

오사카=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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