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이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아동 성폭행을 다룬 이준익 감독의 ‘소원’이 유아인을 내세운 ‘깡철이’를 따돌렸다. 개봉 첫 날인 2일과 개천절 연휴인 3일,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던 ‘깡철이’는 주말 들어서면서 ‘소원’에게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상영횟수 등을 고려했을 때 ‘깡철이’의 완패다. ’소원’과 ‘깡철이’의 등장으로 ‘관상’과 ‘컨저링’은 나란히 두 계단 하락한 3~4위에 자리했다. 39주차에 이어 2013년 40주차(10월 4일~6일) 극장가 역시 다소 조용했다. 전통적인 비수기 시즌에 들어왔음을 알리고 있다.
2013년 40주차(10월 4일~6일) 박스오피스 순위.

7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소원’은 622개(상영횟수 8,962회) 상영관에서 47만 5,611명(누적 79만 9,552명)을 동원해 개봉 첫 주 1위를 차지했다. ‘깡철이’는 683개(1만 1,094회) 상영관에서 40만 7,707명(누적 78만 49명)으로 2위에 올랐다. 약 7만 여명 차이로 ‘소원’이 ‘깡철이’를 눌렀다. 또 2~3일 ‘깡철이’에 밀렸던 ‘소원’은 주말 관객이 몰리면서 누적 관객에서도 근소하게 우위에 섰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소원’의 완승, ‘깡철이’의 완패다. 우선 ‘소원’의 상영횟수가 ’깡철이’ 보다 무려 2,000회 가량 적다. 좌석수도 ‘깡철이’가 월등히 높다. 개봉 전 예매율에서도 ‘깡철이’가 다소 우위에 섰다. 또 개봉날인 2일 성적 역시 13만 4,531명을 동원한 ‘깡철이’가 9만 302명의 ‘소원’을 넉넉하게 앞섰다. 3일에도 ‘깡철이’가 23만 1,884명, ‘소원’이 18만 5,258명을 각각 기록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깡철이’의 당연한 1위가 예상됐다. 그랬던 순위는 4일부터 역전됐다. 4일 ‘소원’이 11만 2,120명을 동원해 ‘깡철이’(10만 6,934명)를 근소한 차이로 눌렀다. 그리고 5~6일로 가면서 그 격차를 더욱 벌렸다. 이준익 감독의 성공적인 복귀다. 아동 성폭행을 다루면서 자극적이지 않고, 소원과 소원의 가족이 다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 관객들의 눈물을 빼놓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입소문이 역전승의 기반이 됐다.
두 작품 좌석 점유율 면에서는 매우 아쉽다. ‘소원’은 5일 37.0%, 6일 33.7% 등으로 40% 넘지 못했다. ‘깡철이’는 30%도 버거운 숫자였다. 개천절 연휴가 포함된 개봉 첫 주를 맞이했지만 두 작품 모두 누적 100만 관객을 넘어서지 못했다. 전통적인 비수기 극장가에 접어들었음을 여실히 증명했다.

영화 ‘관상’(왼쪽 위), ‘컨저링’, ‘프리즈너스’(아래) 스틸 이미지.

‘관상’은 484개(5,496회) 상영관에서 29만 731명(누적 871만 2,867명)을 불러 모았다. 1만 1,717회였던 상영횟수가 50% 이상 줄었다. 관객수 역시 54,7%(35만 1,032명) 감소했다. 1,000만 가입은 불가능해졌지만 900만 고지는 무난하게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컨저링’은 423개(4,753회) 상영관에서 21만 3,587명(누적 204만 3,248명)을 기록했다. 역대 외화 공포 최고 흥행을 넘어 누적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3,300회 상영횟차가 빠졌고, 52,3%(23만 4,563명) 관객이 줄어들었다. 두 작품 모두 지금 당장 10위권 밖으로 밀려난다고 해도 아쉬울 게 전혀 없는 흥행 기록을 남겼다.

5위부터는 10만 명 이하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휴 잭맨, 제이크 질렌할 주연의 ‘프리즈너스’가 294개(2,680회) 상영관에서 7만 5,571명(누적 14만 1,274명)을 동원, 개봉 첫 주 5위로 데뷔했다. 순위를 떠나 아쉬운 관객 동원이다.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두 배우가 주연을 맡았음에도, 비평전문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80%를 받을만큼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음에도 국내 흥행은 다소 저조했다. 많은 상영관수와 상영횟수를 보장 받지도 못했다.
7~10위까지는 애니메이션이 나란히 줄을 섰다. ‘슈퍼배드2′가 203개(836회) 상영관에서 4만 374명(누적 89만 4,290명), ‘몬스터 대학교’가 213개(891회) 상영관에서 3만 6,483명(누적 82만 1,226명)을 각각 기록했다. 개봉 첫 주부터 지난주까지 ‘몬스터 대학교’가 순위면에서 매번 ‘슈퍼배드2′에 앞섰으나 40주차에 역전됐다. ‘로덴시아:마법왕국의 전설’과 ‘정글번치:빙산으로 귀환’ 등 신규 애니메이션 두 편이 각각 220개(1,060회) 상영관에서 3만 1,957명(누적 5만 8,402명), 217개(933회) 상영관에서 2만 2,055명(누적 4만 1,824명)을 동원했다. 눈에 띄는 성적을 남기진 못했다.

순위권 밖 작품 중에선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가 눈에 띈다. 지난 9월 12일 개봉된 ‘우리 선희’는 35개(246회) 상영관에서 3,162명(누적 5만 9,539명)으로 14위에 랭크됐다. 누적 6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후 자체 배급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빠른 흥행을 기록 중이다. 김범이 출연한 서극 감독의 ‘적인걸2′는 167개(1,138회) 상영관에서 2만 455명(누적 3만 6,651명)으로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윤석 여진구 주연 ‘화이’, 강력한 1위 후보작

영화 ‘화이’ 스틸 이미지.

2013년 41주차(10월 11일~13일) 극장가의 최고 기대작은 김윤석, 여진구 등이 주연한 ‘화이’다. 7일 오전 11시 통합전산망 기준, ‘화이’는 17.2%의 예매율로 순위표 가장 상단에 위치해 있다. 41주차 가장 강력한 1위 후보작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두 천재 라이벌의 대결을 그린 ‘러시:더 라이벌’도 화끈한 F1의 세계로 관객들을 안내한다. 오정세 주연의 가족 영화 ‘히어로’, 최강창민이 출연한 일본영화 ‘황금을 안고 튀어라’ 등이 대중을 찾아간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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