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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회의가 드십니까? 그렇다면 얼른 〈텐아시아〉 최면센터를 방문하세요. 당신의 삶에 활력을 불어 넣는 행복한 기억을 심어 드립니다. MBC에서 특허 받은 최신 최면요법을 통해 아버지의 사랑을 심어주고, 군대의 트라우마를 없애주고, 가족의 소중함까지 알려드립니다. 어서 신청하세요.
1) A코스. 아버지의 사랑이 고픈 사람에게 추천.
2) B코스. 군대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거나 군대 생활을 이해하지 못하는 미필자들에게 추천,
3) C코스. 자취 생활의 팁을 원하거나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 최면을 받으신 후 생긴 기억에 대해 절대 의심을 하지 않는 것이 행복한 삶에 도움이 됩니다.
안녕하십니까. 국내 최고의 최면센터 〈텐아시아〉입니다. 오늘 센터를 찾아오신 손님은 A, B, C 코스를 모두 신청하신 43세 남성입니다. 이 분은 1남 1녀의 자녀를 둔 평범한 가족의 가장이지만 인생이 행복하지 않다고 합니다. 어디 보자. 이런, 엄한 아버지 밑에서 주눅 들며 자란 데다 군대에서 심하게 고생을 하셨네요. 게다가 야근과 주말 근무를 반복하다 가족들과도 멀어졌습니다. 참으로 안타깝군요. 이제 저는 최면을 통해 이 분에게 행복했던 시절의 기억을 만들어 주고 삶에 활력을 불어 넣고자 합니다. 자, 눈을 감으시고 몸에 힘을 빼세요. 그리고 보이는 것을 말하면 됩니다. 레드썬!
@A코스. 일곱 살의 아름다운 기억
’아빠! 어디가?’ 방송 화면" />MBC<일밤>’아빠! 어디가?’ 방송 화면
아, 신기하게도 제 몸이 작아졌어요. 여기는 어디지…? 주변에 울창한 숲이랑 허름한 집이 있어요.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인 것 같아요. 엇, 저기서 누가 저에게 손짓을 해요. 아빠에요! 뭔가 주려나 봐요.꼬들꼬들한 면발과 적당히 매콤한 향기, 게다가 엄청나게 많은 양! 짜파구리에요! 아빠가 짜파구리를 요리해 주시다니 감동입니다. 그러고 보니 일곱 살 때 저는 주말마다 아빠와 둘이서 여행을 갔나보군요. 무작정 아빠 손을 잡고 나가면서 “아빠! 어디가?”라고 연신 물었던 기억이 나는 거 같아요. 그때 귀엽고 착한 또래 친구들이랑 멋진 삼촌들까지 함께 여행 했었는데…. 저기 예쁘장한 여자 친구 지아도 있어요. 지금 봐도 참 예쁘네요. 우리 아빠는 지금 저에게 계란을 삶아주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아빠는 저에게 정말 무서운 존재였는데 이렇게 저를 잘 챙겨주시다니… 일곱 살의 저에겐 아빠랑 함께한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군요.
〈텐아시아〉 레드썬! 일곱 살 때로 돌아가 아버지와의 추억을 본 느낌이 어떻습니까?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은 그 시절 정말 행복하셨죠? 당신의 어렸을 적 소망이 실제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고객님께서도 집으로 돌아가시면 똑같이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 보세요.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만 집중해서 아버지와 대화할 시간이 더 줄어들고 있어요. 당장 이번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여행을 떠나세요! 자, 그럼 다음 행복한 순간으로 넘어가보실까요?
@B코스. 스물 한 살의 자랑스러운 추억
’진짜 사나이’ 방송 화면" />MBC <일밤>’진짜 사나이’ 방송 화면
어, 제가 왜 지금 얼차려를 받고 있는 중인가요? 헉헉. 이럴 수가. 여기는 군대잖아요! 통제관이 저를 계속 째려봐요. 저 사람은 지금 봐도 무섭네요. 이봐요, 어떻게 군대가 행복한 순간이 될 수 있습니까? 으악.결국 얼차려를 받는 도중에 허리를 삐끗했습니다. 이런 젠X. 군디컬 센터인 ‘푸른 거탑’에 가서 치료를 받았어요. 헉, 선임님이 여기까지 저를 데리러 오셨어요. 저따위 이등병은 아파서도 안 되는데 선임님이 또 다시 저를 구박하겠죠? 엇, 아니 이 장면은? 선임님이 저를 부축하고 있습니다! 군대 선임이 좋은 사람이라니…! 선임님이 힘내라고 군대 자판기에만 있는 ‘바나나 라떼’도 사주셨어요. 감격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군대에는 추억이 가득했어요. 군대리아, PX, 전투식량 등 맛있는 것도 많았고 사격 훈련할 때는 표적에 명중할 때마다 쾌감을 느꼈는데…. 아, 살벌한 점호와 총기검사까지 겪으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이병 ○○○ 총기번호 487684! 그때는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진짜 사나이’였는데! 힘들었지만 그때 생긴 추억과 자신감을 생각하니 애틋합니다.
〈텐아시아〉 레드썬! 군대를 좋아서 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군대는 두고두고 좋은 추억거리가 됩니다. 모임에서 군대 이야기만 할 때, 얼마나 재미있고 공감이 됩니까. 무엇보다 군대를 제대하고 만끽하는 그 해방감! 세상 어떤 일도 해낼 것 같이 샘솟는 용기! 군대 갔다 온 복학생들이 제일 인기도 많고 성적도 좋다는 사실, 아시죠? 삶에 지친 고객님, 그때의 자신감과 해방감을 떠올려서 열심히 살아봅시다! 그럼 마지막 C코스를 체험하시겠습니다.
@C코스. 서른 다섯 살의 자유로운 시절
방송 화면" />MBC<나 혼자 산다> 방송 화면
여긴 어디입니까? 아, 옛날 제 자취방이군요. 사실 제가 그때 노총각인데다가 고향이 지방이라 서울에서 혼자 살았어요. 그래서 남들이 결혼해라, 뭐해라 말이 많았어요. 지금은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지만 그때는 저만의 싱글라이프를 즐기던 자유로운 시절이었죠. 홈쇼핑을 보면서 필요한 물건을 주문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요리해 먹었어요. 그러다 지루해지면 게임을 했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잘 살았어요. 사람들은 남자가 혼자 산다고 하면 더럽게 살거나 홀아비 냄새가 날 거라고 수군거리기도 하는데 저는 자취생활을 깔끔하고 멋지게 했습니다. 친구들이 “자취 생활 어떠냐”고 물어보면 항상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 혼자 산다. 잘~” 특히 여행에서 내가 원하는 맛집만 골라 갔던 것, 애완견과 애견펜션에서 뛰어 놀던 것, TV를 보며 여유롭게 배달음식을 먹은 것 등이 기억에 남네요. 정말 자유롭고 행복했습니다.엇, 잠깐만, 최면사 양반! (벌떡) 그런데 혼자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뭡니까? 나보고 가족들 놔두고 혼자 살아야 행복해진다는 말이요?!
〈텐아시아〉 절대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혹시 그 당시 혼자 사는 사람들끼리 모여 ‘무지개’라는 모임을 결성하지는 않으셨나요? 혼자 사는 것도 행복했지만 그럴수록 함께하는 사람이 그리운 당신은 역시 가족들과 오순도순 살아야 합니다. 혼자 살았던 때가 행복했던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외로움은 견딜 수 없었어요. 당신은 여행 가서 사진 찍어줄 사람도 없어서 혼자 셀카를 찍는 것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어쩌다 친구가 집에 놀러올 때도 처음에는 귀찮았지만 친구가 돌아간 뒤에는 허전했잖아요. 함께 하는 사람이 제일 소중합니다.
최면은 끝났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 여행을 꼭 가시길 바랍니다. 당신의 행복한 기억, 진짜로 만드세요.
글, 편집.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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