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영화 <빅 웨딩> 포스터
누구나 로맨틱한 결혼식을 꿈꾼다. 하지만 꿈만 같은 결혼식에 난데없는 소동이 일어난다면? 그 소동의 장본인이 우리 가족이라면? 끔찍하다. 아름다운 커플 미시(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알레한드로(벤 반스)는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고민이 있다. 어머니의 절친한 친구와 바람을 폈던 철부지 시아버지 돈(로버트 드 니로)과 이혼 일보직전 시누이 라일라(캐서린 헤이글), 29년 순정남 시동생 제러드(토퍼 그레이스) 등 가족들 모두 결혼식에 터트릴 수 있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입양됐던 알레한드로의 생모까지 결혼식에 참석하는데…과연 이들은 결혼식을 행복하게 마칠 수 있을까.10. 눈은 호강하지만 한국인의 정서로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관람지수 7/ 막장지수 8/ 사랑지수 6
스틸" />영화 <빅웨딩> 스틸
미국판 막장드라마인 <빅 웨딩>은 로맨틱코미디영화지만 가족들의 이야기에 방점이 찍힌다. 미시와 알레한드로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가족들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다. 보통 ‘로맨틱코미디’의 장르는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 이뤄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하지만 <빅 웨딩>에서는 중심커플인 미시와 알레한드로의 사랑이 결혼식이라는 배경 설정을 위한 부수적인 장치로 사용된다. 결혼식 때문에 돈의 전처인 엘리(다이앤 키튼)가 10년 만에 집에 돌아오고 이혼을 죄악시 여기는 알레한드로의 생모 때문에 재혼한 부인인 비비(수잔 서랜든)가 가출하면서 해프닝이 시작된다. 여기에 예비 장인장모와도 관계가 얽히고 설키면서 <빅 웨딩>은 로맨틱코미디가 아니라 유쾌한 막장드라마를 선사한다. 꼬인 관계가 해결되는 과정에서 ‘웃기는’ 반전도 연달아 일어난다. 로맨틱코미디의 전형인 훈훈한 해피엔딩을 가져오면서 가족의 소중함도 보여주는 고품격 막장드라마를 탄생시킨다.초호화캐스팅으로 무장한 <빅 웨딩>에는 아카데미 2회 수상에 빛나는 로버트 드 니로를 비롯해 영화 <데드 맨 워킹>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수잔 서랜든이 있다. 게다가 로빈 윌리엄스가 술을 좋아하는 불량신부로 깜짝 등장한다. 엘리 역의 다이앤 키튼까지 합치면 <빅 웨딩>에는 아카데미 수상자만 무려 4명! <빅 웨딩>을 통해 아카데미 수상자들이 펼치는 고품격 막장연기를 볼 수 있다. 자녀세대의 이름값도 만만치 않다. 영화 <맘마미아>와 영화 <레미제라블>의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예비 신부 미시역을 맡았고 영화 <나니아 연대기>시리즈의 주인공 벤 반스가 알레한드로로 분한다. 여기에 미국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활약한 캐서린 헤이글이 시누이 라일라, 영화 <스파이더맨3>의 악당 베놈역의 토퍼 그레이스가 시동생 제러드로 합류하면서 <빅 웨딩>은 관객들을 위해 연기력과 비주얼을 모두 갖췄다.
너무 ‘쿨’해서 오히려 춥다. <빅 웨딩>의 가족들은 막장을 저지르면서도 대수롭지 않은 듯 쿨하게 반응한다. 남편이 자기의 절친한 친구와 외도를 저질러 이혼을 했던 사람은 오히려 남편과 그 친구의 재혼을 응원한다. 그러면서 친구가 없을 때 그만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다. 그것을 알아챈 딸도 왜 그랬냐는 말 한마디 건넨 뒤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 바쁘다. 진정한 사랑을 찾다가 스물아홉 살이 되도록 순결을 지키고 있는 제러드도 갑자기 한 눈에 반했다며 곧 미국을 떠날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아무리 사랑에 빠졌다지만 그동안 지켜왔던 순결을 깬다는 계기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다.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등급을 매길 정도로 수위 높은 장면이나 음담패설은 등장하지 않지만 한국인의 정서로는 쉽게 이해하지 못할 미국인들만의 쿨한 사고방식이 청소년 관람불가로 이어진 것은 아닐까. 관객은 영화 속 인물들의 ‘쿨함’에 어이없다는 감탄사를 남발하게 될지도 모른다. 청소년 관람불가, 27일 개봉.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사진제공.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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