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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 이야기> vs <러브 에스코트>

    KBS 월-화 저녁 9시 55분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송지나의 드라마는 결국 '남자 이야기'였다. 일제 강점기와 광복, 분단을 그린 MBC 는 그 시대를 헤쳐 나가며 새 시대의 길을 닦은 최대치와 장하림의 이야기였고, 5. 18을 다룬 SBS 역시 대척점에 선 박태수와 정우석의 이야기였다. 그들은 자신의 방식을 찾고, 세상의 장애물이 가로막아도 전혀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걷는, 그러다 좌절하는 고대 비극의 영웅을 닮았다. 그토록 잔인...

  • <놀러와> vs <닥터스>

    MBC 월 저녁 11시 5분 슈퍼주니어 의 멤버들은 무대 위에 일렬로 서지 못할 때, 마이크가 모자라 라이브를 하지 못할 때 13명인 멤버의 수가 많긴 많구나 하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특과 기범이 빠진 11명의 멤버만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무대 양쪽을 가득 채웠다. 어제의 슈퍼주니어 특집은 3주 전 소녀시대 와 카라 가 출연했던 편과 비슷한 구성으로 진행되었다. 같은 멤버들, 여성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투표로 ...

  • <김명민은 거기 없었다> vs <출발! 비디오 여행>

    MBC 일 저녁 10시 35분 요 몇 년간 브라운관 속의 가장 핫한 배우였던 김명민. “캐릭터의 이름은 모른 채 김명민이라고 한다면 그건 제가 가고자 하는 배우의 모습은 아닌 것 같아요.” 다큐멘터리에서 말한 그의 바람대로 대중들은 '이순신', '장준혁'. '강마에' 같은 캐릭터의 이름으로 그의 몇 년을 열렬히 기억하고 있다. 는 그가 어째서 최강의 캐릭터들을 연기해낼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지독한 완벽주의자로 디테일 하나조차 철저히 연구...

  • <100분 토론> vs '박한별의 핑크 프러포즈'

    MBC 목 밤 12시 10분 언제부터인가 손석희의 얼굴이 피곤해 보인다. 토론의 끝은 싼 초콜릿을 먹은 것처럼 텁텁하고 찝찝하다. MBC 은 공중파 방송 중 가장 영향력 있는 공론의 장이자 '완전체' 사회자인 손석희의 역할로 인해 논리와 이성이 살아 있는 마지막 땅이었다. 그런데 엑스파일 식으로 말하자면 작년 여름을 기점으로 토론 불가 상태가 됐다. 다행스럽게도 어제 리스트 정국에 관한 여성의원들의 토론에서 다시 생기가 돌아왔다. 우선 적극...

  • <프런코>│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패션 피플'이라는 단어가 마치 신인류를 표현하는 말처럼 자주 쓰이는 세상이지만 온스타일 (이하 )는 패션의 'ㅍ' 조차 몰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각양각색의 캐릭터를 지닌 열 네 명의 신인 디자이너들 가운데 마지막까지 남은 세 명의 후보가 파이널 컬렉션을 여는 무대, 그동안 에서 보여주었던 다소 경직된 진행을 MBC '프로젝트 런어웨이' 편에서의 재치로 만회한 이소라가 등장해 “진보한 디자인은 박수를 받고…”...

  • <쿵푸덩크> vs <카인과 아벨>

    OCN 오후 10시 꼭 주성치의 열렬한 팬이 아니더라도 이 영화를 와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한다면 고개를 갸웃거릴 이들이 꽤나 많을 거라는 건 안다. 쿵푸와 스포츠를 접목시킨 무협액션 장르라는 점을 제외한다면 둘은 매우 다른 영화다. 가 루저들의 정서를 대변한 소시민 영웅담이라면, 는 좀 더 가볍고 호쾌한 청춘 영웅담이다. 전자가 희극지왕 주성치를 중심으로 개성 뚜렷한 오합지졸 캐릭터들의 앙상블을 통해 페이소스 짙은 코미디를 보여준다면, ...

  • <남자 이야기> vs <태희혜교지현이>

    KBS 월~화 저녁 9시 55분 는 '서슬 퍼런 자본의 논리 속에 희생당하는 현대인'이란 소재를 들고 나왔다. '자본의 거대권력'이 비판의 대상에서 욕망의 대상으로 옮겨간 지 오래인 지금, 이런 문제의식은 식상해지기 쉬운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의 첫 회가 상상 가능한 이야기로 진행된 것도 그런 맥락 위에 있다. 김신(박용하)을 안티 히어로로 변모시키기 위해 제공된 비극적 상황들은 다른 작품들에서 수없이 반복되었던 것이었다. 그렇기에 스토리가...

  • <내조의 여왕> vs <지식채널e>

    MBC 월-화 저녁 9시 55분 드라마에서 리얼리티는 진짜 현실을 모사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시청자들이 드라마 속의 세계를 실재하는 것으로 믿을 수 있을 정도의 논리와 디테일이야말로 드라마가 확보해야 할 리얼리티의 실체다. 그런 점에서 은 상당히 리얼한 드라마다. 그리고 치밀한 설정과 촘촘한 에피소드가 만들어 놓은 그럴듯한 세계에서 이 화려하게 꽃피우는 것은 의외로 로맨스 판타지다. 천지애(김남주)를 향한 허태준(윤상현)의 감정이 정...

  • <지금은 꽃미남 시대>│누가 이 남자들에게 돌을 던지랴

    작가를 보고 드라마를 고르고, 감독을 보고 영화를 고르는 시대. 의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두 사람은 지난겨울, 로 주목을 받았던 이윤화 PD와 김현경 작가다. '꽃미남 없는 꽃미남 토크쇼'를 기획하면서 이들이 MC로 섭외한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운 박명수, 유세윤, 에픽하이의 투컷츠, 그리고 유일한 미남이자 오늘의 희생양인 유키스의 일라이다. 제작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박명수는 '쁘띠'한 모자를 머리 한 귀퉁이에 쓰고서 귀여움을 뽐내...

  • <K-1 맥스>│하얗게 불태웠어

    심판이 KO 선언을 하는 순간 자리에 앉아 숨을 죽이며 쳐다보던 모든 관중이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역전 KO. 결승전에서 이수환의 킥 공격에 두 번이나 다운을 당하며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던 임치빈이 승리를 확정지으려는 듯 다시 회심의 킥을 뻗는 이수환의 다리를 잡고 강한 펀치를 날렸고, 순식간에 이수환의 눈빛은 초점을 잃었다. 오늘의 경기는 K-1 맥스 월드 그랑프리 16강을 가리기 위한 지역 토너먼트 중 하나인 한국 그랑프리....

  • <돌아온 일지매>│김자점 할아버지와 일지매 손자

    MBC 에서 일지매와 김자점은 같은 하늘 아래 숨 쉴 수 없는 철천지원수다. 일지매에게 김자점은 백성을 도탄에 빠트린 동시에 나라를 팔아먹을 흉계를 꾸미는 매국노이고, 김자점에게 일지매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신의 황금을 훔쳐간 최악의 도둑놈이다. 게다가 일지매로선 김자점의 흉계 때문에 총상을 입고, 월희까지 위험에 빠졌으니 당장 칼을 겨눠도 모자랄 심정일 텐데, 웬 걸. 유유히 걸어오는 김자점을 보며 일지매가 90도로 꾸벅 배꼽인사를 한다...

  • <하자전담반 제로>│하자대신 팀워크

    깔끔하게 수트를 차려입은 우진(이태성)과 곱게 화장을 한 미나(이다인)가 나란히 앉아 있다. 게다가 장소는 상계동에 위치한 호텔의 스카이라운지 커피숍. 누가 봐도 맞선을 보는 선남선녀 같지만, 사실 이들은 오늘의 주선자다. 마주 앉은 호태(강인)와 장여사(김희원)까지 4명은 결혼 정보회사 '웨딩 팩토리'의 특별회원 전담팀 'ZERO'의 직원들로서 매주 하자 있는 회원들의 매칭을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더구나 오늘의 맞선남은 샤프한 외모와 달...

  • 추성훈 UFC 진출 기자회견│밀림행 급행열차를 타라!

    만약 일본에서 홈런 타자로 성공한 이승엽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다면? 아마도 많은 팬들은 최고의 무대에 진출한다는 사실 만으로 기뻐하는 동시에 과연 거기서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의 시선을 보낼 것이다. 일본에서 '마왕'이라 불리며 최고의 격투스타로 군림하던 추성훈의 미국 격투단체 UFC 진출은 격투계에선 바로 그런 의미다. UFC 진출 기자회견을 위해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 그랜드블룸에 천천히 들어오는 추성훈의 첫인상은 한 마리 사자...

  •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식충식물의 새벽

    당신은 U2를 모를 수도 있다. '아마도 이자람 밴드'나 'Fleet foxes'는 대체 무슨 이름인지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이 알건 모르건 KBS 라디오 (이하 )은 재밌을 것이다. '마성의 아이돌'로 군림한지 어언 15년째, 유희열의 농익은 성인용 수다는 매일 밤 그의 시민들을 '경악과 열광과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만든다. 그리고, 그 수다 사이에 끼어드는 음악 이야기들은 지금 한국에서 가장 접근하기 쉽고, 알찬 커리큘럼으로...

  • <엠 카운트다운>│The show must go on!

    마음이 급하다. 생방송 15분 전, 막 리허설을 끝낸 SS501을 본 소녀 팬들은 “오빠! 오빠!”를 외치기에 여념이 없다. 아무래도 목소리가 오빠들에게 전해지지 않는 것 같은지 급기야 “규종아!”하는 단말마가 터져 나온다. 뭐라고 부르건 진눈깨비가 흩뿌리는 추운 날 저녁, 자신들을 보러 상암 누리꿈 스퀘어까지 와 준 팬들이 고마운지 김규종은 친절하게 웃으며 관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어 준다. '지조 있게 오공일'이라고 쓴 종이 피켓이 허공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