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덩크> OCN 오후 10시
꼭 주성치의 열렬한 팬이 아니더라도 이 영화를 <소림축구>와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한다면 고개를 갸웃거릴 이들이 꽤나 많을 거라는 건 안다. 쿵푸와 스포츠를 접목시킨 무협액션 장르라는 점을 제외한다면 둘은 매우 다른 영화다. <소림축구>가 루저들의 정서를 대변한 소시민 영웅담이라면, <쿵푸덩크>는 좀 더 가볍고 호쾌한 청춘 영웅담이다. 전자가 희극지왕 주성치를 중심으로 개성 뚜렷한 오합지졸 캐릭터들의 앙상블을 통해 페이소스 짙은 코미디를 보여준다면, <쿵푸덩크>는 전적으로 주걸륜의 재능과 매력에 기대고 있다. 중화권 최고의 청춘스타 주걸륜은 무술과 스포츠 장면 모두에서 매력적인 액션을 선보일 뿐만 아니라 예의 그 작곡 실력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한껏 북돋워 주는 인상적인 음악들을 들려준다.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평면적이고 스토리 라인 또한 산만하고 허술한 탓에 뚜렷한 인상을 남기는 영화는 아니지만, 무료 케이블 채널에서 틀어준다면 한 번쯤은 부담 없이 감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눈이 즐거워지는 장면들도 꽤 있고, 무엇보다 주걸륜이 귀여우니까. 자꾸 비교하는 게 언짢더라도 주성치의 열성팬들 역시 볼만한 가치는 있을 것이다. 오맹달, 황일비의 특별 출연은 보너스인데다 영화를 보고나면 어떤 의미로든 <소림축구>가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글 김선영
<카인과 아벨> SBS 수-목 밤 10시
드디어 모든 것이 밝혀졌다. 초인(소지섭)은 사랑하는 형 선우(신현준)가 자신을 죽이려 했음을 알고는 복수를 결심했고, 선우는 “네 죄에 굴레를 씌워야 한다”는 신의 경고를 무시한 대가로 죄의 굴레에 묶여 옴짝달싹못하게 됐다. <카인과 아벨> 15회는 형제간의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비교적 느슨하게 진행됐다. 별장에서 보낸 초인과 영지(한지민)의 1박 2일은 둘에게 허락된 마지막 순수의 시간이었다. 위기를 직감한 선우는 마지막 보루인 서연(채정안)에게 청혼했고, 서연은 이를 완곡하게 고사하며 변함없는 사랑을 약속했다. 멜로 위주로 채워진 60여분의 완만한 흐름은 모처럼 캐릭터의 ‘색’을 돋보이게 했다. 영지의 의상과 서연 집의 인테리어는 이날따라 초인의 의상 또는 선우의 어두운 표정과 대조를 이뤘고, 두 여자를 감싼 순백색은 그들이 저주받은 두 형제를 사랑으로 구원하리라는 예시였다. 이날 초인은 시종일관 가운을 벗은 상태였는데, 마지막 10분 사이, 곧 뇌의학센터 실적발표회 도중 흰 가운의 청중 한가운데에 우뚝 서서 “종양만 제거하면 성공이냐”고 일갈하는 그의 검은 정장은 선우에게 닥칠 불길한 그림자였다. 긴박했던 14회와 긴박해질 16회 사이에 예쁜 멜로와 색채대비로 중간정리를 한 뒤 초인의 선전포고로 방점을 찍은 것은 괜찮은 선택이었다.
글 김은영
꼭 주성치의 열렬한 팬이 아니더라도 이 영화를 <소림축구>와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한다면 고개를 갸웃거릴 이들이 꽤나 많을 거라는 건 안다. 쿵푸와 스포츠를 접목시킨 무협액션 장르라는 점을 제외한다면 둘은 매우 다른 영화다. <소림축구>가 루저들의 정서를 대변한 소시민 영웅담이라면, <쿵푸덩크>는 좀 더 가볍고 호쾌한 청춘 영웅담이다. 전자가 희극지왕 주성치를 중심으로 개성 뚜렷한 오합지졸 캐릭터들의 앙상블을 통해 페이소스 짙은 코미디를 보여준다면, <쿵푸덩크>는 전적으로 주걸륜의 재능과 매력에 기대고 있다. 중화권 최고의 청춘스타 주걸륜은 무술과 스포츠 장면 모두에서 매력적인 액션을 선보일 뿐만 아니라 예의 그 작곡 실력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한껏 북돋워 주는 인상적인 음악들을 들려준다.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평면적이고 스토리 라인 또한 산만하고 허술한 탓에 뚜렷한 인상을 남기는 영화는 아니지만, 무료 케이블 채널에서 틀어준다면 한 번쯤은 부담 없이 감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눈이 즐거워지는 장면들도 꽤 있고, 무엇보다 주걸륜이 귀여우니까. 자꾸 비교하는 게 언짢더라도 주성치의 열성팬들 역시 볼만한 가치는 있을 것이다. 오맹달, 황일비의 특별 출연은 보너스인데다 영화를 보고나면 어떤 의미로든 <소림축구>가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글 김선영
<카인과 아벨> SBS 수-목 밤 10시
드디어 모든 것이 밝혀졌다. 초인(소지섭)은 사랑하는 형 선우(신현준)가 자신을 죽이려 했음을 알고는 복수를 결심했고, 선우는 “네 죄에 굴레를 씌워야 한다”는 신의 경고를 무시한 대가로 죄의 굴레에 묶여 옴짝달싹못하게 됐다. <카인과 아벨> 15회는 형제간의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비교적 느슨하게 진행됐다. 별장에서 보낸 초인과 영지(한지민)의 1박 2일은 둘에게 허락된 마지막 순수의 시간이었다. 위기를 직감한 선우는 마지막 보루인 서연(채정안)에게 청혼했고, 서연은 이를 완곡하게 고사하며 변함없는 사랑을 약속했다. 멜로 위주로 채워진 60여분의 완만한 흐름은 모처럼 캐릭터의 ‘색’을 돋보이게 했다. 영지의 의상과 서연 집의 인테리어는 이날따라 초인의 의상 또는 선우의 어두운 표정과 대조를 이뤘고, 두 여자를 감싼 순백색은 그들이 저주받은 두 형제를 사랑으로 구원하리라는 예시였다. 이날 초인은 시종일관 가운을 벗은 상태였는데, 마지막 10분 사이, 곧 뇌의학센터 실적발표회 도중 흰 가운의 청중 한가운데에 우뚝 서서 “종양만 제거하면 성공이냐”고 일갈하는 그의 검은 정장은 선우에게 닥칠 불길한 그림자였다. 긴박했던 14회와 긴박해질 16회 사이에 예쁜 멜로와 색채대비로 중간정리를 한 뒤 초인의 선전포고로 방점을 찍은 것은 괜찮은 선택이었다.
글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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