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록이 배우가 된 결정적인 계기는 서울대 재학 중 동아리 활동이었다. 그는 "사회대 연극 동아리로 활동했다. 이보다 앞선 계기는 중학교 때 아버지가 '연극을 배우라는 게 아니라 인생을 배우라'고 하시며 극단을 다니게 하셨다. 극단원들이 몸을 풀고 연습하는 걸 처음으로 봤다. 또 입시생들 연기 가르치는 자리도 있어서 연기수업도 들어봤다. 그 시간이 어렴풋하게 배우를 꿈꾸게 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TEN인터뷰] 서울대서 '지옥'으로...김신록 "20년 만 연락 받기도 했죠"](https://img.hankyung.com/photo/202112/BF.28256751.1.jpg)
'지옥' 공개 후 주변 친구들에게 많은 연락이 쏟아졌다고. 김신록은 "남편도 배우(박경찬)이다. 남편은 제 연기에 대해 1번으로 리뷰를 해주는 사람이다. '지옥'을 보고 지금까지 한 연기 중에 아주 잘했다고 해서 뿌듯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한 "'지옥'이 공개된 후 '20년 전에 너랑 만났었는데 기억하니'라는 연락이 정말 많이 오더라. 인지도 변화는 인터뷰 자리가 많이 생긴 걸로 체감하고 있다. 저를 궁금해 하고 말을 걸어주는 것 같아 설레고 기쁜 마음"이라고 밝혔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극중 김신록이 연기한 박정자는 어린 자녀들 앞에서 갑작스레 지옥행 선고를 받은 엄마다.
![[TEN인터뷰] 서울대서 '지옥'으로...김신록 "20년 만 연락 받기도 했죠"](https://img.hankyung.com/photo/202112/BF.28256752.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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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님 작품은 큰 세계관을 다루는 작품이 많고 극단적인 설정도 많다"는 김신록. 그는 "'지옥'은 배우들이 연기하기에 굉장히 좋은 작품인 것 같다"며 "극단적인 설정 안에서 드라마틱하게 해석과 표현을 고민할 수 있는 작품들인 것 같다. 그래서 세계 시청자분들이 잘 봐주시지 않았나 싶고, 뿌듯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김신록이 생각하는 '지옥' 글로벌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그는 "인간은 누구나 죽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죽음이라는 건 전 인류의 가장 화두이자 고민이자 두려움이다. 그걸 정면으로 조명했기 때문인 것 같다며 "'지옥'에는 두려움, 수치심, 피하고 싶은 마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그런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라는 불안감까지, 누구도 그것을 클리어 하게 외면할 수 없는 주제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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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시청자로 '지옥'을 보니까 박정자가 구조적으로 중요한 역할이라는 걸 느꼈다. 물론 대본을 읽을 때부터 실감이 났지만 지옥행 고지를 받고 시연을 하는 것까지 나오는 건 저 밖에 없다. 지옥의 로직을 보여주는 인물이었다. 그 로직을 잘 따라가서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여러모로 부담스럽긴 했었다"고 덧붙였다.

'워커 홀릭'이라는 김신록은 "다양한 일을 동시에 하는 걸 좋아한다. '지옥'도 '괴물'과 약간 겹쳐서 촬영했다. 지금은 연극 '마우스 피스'와 드라마 '재벌집 막내 아들'과 다른 촬영을 겹쳐서 하고 있다. 작은 역할부터 큰 역할까지 두루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매체 작업을 메인으로 하고 있는 게 가장 달라진 점이다. 소속사와 처음 계약하고 본격적으로 신입사원이 된 마음이다. 영화나 드라마 체계를 적극적으로 탐색해본다는 마인드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신록은 "좋은 연기에 대해서는 항상 스스로 답이 변하는 것 같다. 최근에 가지고 있는 생각은 인물 그 자체를 보여주기 보다 (캐릭터) 세계관을 드러내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좋은 배우는 제가 계속해서 더 찾고 알아내야 하는 것 같다"며 "올해는 '지옥'에서도 1부 2부가 있는 것처럼 제 인생에서도 2부가 시작되는 해인 것 같다"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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