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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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황정민이 '서울의 봄' 전두광에 이어 욕망의 끝으로 달려가는 인물로 연극에 복귀한다.

10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연극 '맥베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황정민, 김소진, 송일국, 양정웅 연출이 참석했다.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마녀의 예언을 듣고 국왕을 살해한 뒤 서서히 타락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황정민은 극 중 전장을 휩쓸며 승전을 이끈 용맹한 장군 맥베스 역을 맡았다. 김소진은 남편 맥베스가 왕위를 차지하도록 부추기는 레이디 맥베스를 연기한다. 송일국은 맥베스의 부관이자 동료인 뱅코우로 등장한다.
사진=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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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타이틀롤을 맡은 것에 대해 "부담 있다"고 말하면서도 "다만 중요한 건 연극이라는 작업을 할 때 오히려 힐링하는 시간이고 힐링하는 공간이다. 너무 행복한 시간이다. 영화 작업할 때도 행복하지만, 또 다른 결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롯이 배우로서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느끼는 행복감, 힐링이 있다. 공연마다 분위기, 느낌이 다르다. 관객들을 빨리 만나고 싶은 이유다. 그래서 부담이 덜 되는 것 같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사진= ㈜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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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을 비롯해 전도연 등 스타 배우들이 연극 무대에 서고 있다. 이에 황정민은 "그분들도 제가 느끼는 감정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드라마나 영화는 배우의 예술이라기보다는 감독의 예술에 가깝다"며 "연극은 2~3시간이든 커튼콜을 하기 전까지 제 공간이고 관객들과 만나는 공간이니, 배우들이 다시 무대를 찾는 이유지 않을까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맥베스'를 선택한 이유도 전했다. 황정민은 "수많은 분이 이 작품을 오마주했고 재창작해서 공연했다. 통상 연극 공연은 3~4시간 정도 걸리는데 이 작품은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그만큼 함축적이라는 거다. 글발이 굉장히 좋았다는 뜻이다. 공부할 수 있는 거리가 많다"고 밝혔다.

특히 '맥배스'의 제작은 황정민의 아내가 대표로 있는 샘컴퍼니에서 맡았다. 황정민은 "동반자이자 삶의 가장 친한 친구다. 가장 친한 친구와 작품 이야기를 하니 너무 행복하다. 예술가로서의 이야기하니까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얻고 힘이 된다"며 "연극은 아마 샘 커퍼니 대표 김미혜 씨가 저를 내치지 않은 이상 계속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진=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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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진은 "맥베스의 아내로 남편이 왕이 되기를 간절히 욕망하는 인물을 연기한다. 맥베스가 가진 욕망을 옆에서 같이 일깨우고 부추긴다"라며 "맥베스라는 인물이 결국에는 비극적인 파멸로 이르게 된다. 인간다움을 저버리고 고 자신의 욕망을 쟁취하기 위해서 행동이 나가는 강한의지, 그것으로부터 얻게 되는 불안, 두려움, 복잡한 감정 변화들을 관객들이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일국은 "너무 멋진 역할을 맡았다.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고민이다. 일단 살부터 빼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맥베스'는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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