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화요일 연예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당신이 놓쳤던 '한 끗'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자가당착이다. 처절한 반성 신뢰 회복을 호소해 기회를 주겠다더니 이제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한다. 단 이틀 만에 태세를 전환한 CJ ENM이다.
CJ ENM은 최근 2019년 방영된 엠넷 '프로듀스' 시리즈에서 순위를 조작한 안준영 PD를 재입사시켰다. 업계는 물론 대중의 충격은 컸다. 기획사 관계자들에게 유흥업소 접대를 받고, 서바이벌 순위 조작으로 아이돌 지망생들의 꿈을 짓밟았던 안 PD가 CJ ENM에 재입사할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무엇보다 큰 자괴감을 느낀 것은 CJ ENM의 직원들이다. 게다가 CJ ENM은 최근 내부적으로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이 진행되고 있었다. 실적이 떨어졌고, 반등 모멘텀도 희미한 분위기 속 대다수의 직원은 안 PD의 재입사 소식을 기사로 접했다고 한다. CJ ENM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을 쳤다.
정치권에서도 해당 사건을 문제 삼는 등 파장이 지속되자 CJ ENM은 꼬리를 내렸다. '지난 과오에 대한 처절한 반성, 엠넷과 개인의 신뢰 회복을 위해 역할을 하고 싶다'는 안준영 PD의 호소를 받아들였다는 CJ ENM은 단 이틀 만에 공식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CJ ENM은 "과거의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고자 했던 결정은 사회의 공정에 대한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며 "최고의 콘텐츠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묵묵히 업무에 매진해온 임직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그럼에도 채용 기준 관련하여 부족했던 점을 겸허히 수용하고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은 조속히 보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사과문 속 안준영 PD의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은 빠져있어 또 한번 비판을 샀다. 시정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빠진 말뿐인 사과문이라는 지적이 뒤따르자 CJ ENM은 '안 PD의 재퇴사를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덧붙였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결정은 나지 않은 상태다.
일련의 사태로 CJ ENM은 대외 실적뿐 아니라 내부 살림살이도 크게 삐걱대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안 PD의 재입사를 두고, 과거 순위 조작 사건 당시 안 PD가 총대를 메고 CJ ENM이 꼬리를 자른 것에 대한 후속 조치 아니냐는 추측이 일기도 했다. 또, 안준영 PD를 재입사 시켜야 할 만큼 CJ ENM의 PD 인력풀이 부족하냐는 비아냥도 있다. 상황이 이런 탓에 CJ ENM 사외이사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J ENM은 지난 3월 28일 자로 최중경, 한상대 사외이사가 재선임됐다. 최 이사는 고려대학교 행정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출신으로 현재 한미협회장을 맡고 있고, 한 이사는 대검찰청 검찰총장 출신이다.
굵직한 경력을 보유한 이들은 지난 2020년부터 CJ ENM 사외이사를 지내고 있는데, CJ ENM의 경영 관련 잡음이 이어지자 기업 경영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감독하는 사외 이사의 역할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안팎으로 재정비와 각성이 필요한 CJ ENM이다. K컬처의 중심에서 세계를 호령하던 CJ ENM이 제 자리를 회복하기 위해선 말뿐인 사과가 아닌 제대로 된 시정과 독립성과 객관성을 가진 외부 조언이 절실해 보인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화요일 연예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당신이 놓쳤던 '한 끗'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자가당착이다. 처절한 반성 신뢰 회복을 호소해 기회를 주겠다더니 이제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한다. 단 이틀 만에 태세를 전환한 CJ ENM이다.
CJ ENM은 최근 2019년 방영된 엠넷 '프로듀스' 시리즈에서 순위를 조작한 안준영 PD를 재입사시켰다. 업계는 물론 대중의 충격은 컸다. 기획사 관계자들에게 유흥업소 접대를 받고, 서바이벌 순위 조작으로 아이돌 지망생들의 꿈을 짓밟았던 안 PD가 CJ ENM에 재입사할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무엇보다 큰 자괴감을 느낀 것은 CJ ENM의 직원들이다. 게다가 CJ ENM은 최근 내부적으로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이 진행되고 있었다. 실적이 떨어졌고, 반등 모멘텀도 희미한 분위기 속 대다수의 직원은 안 PD의 재입사 소식을 기사로 접했다고 한다. CJ ENM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을 쳤다.
정치권에서도 해당 사건을 문제 삼는 등 파장이 지속되자 CJ ENM은 꼬리를 내렸다. '지난 과오에 대한 처절한 반성, 엠넷과 개인의 신뢰 회복을 위해 역할을 하고 싶다'는 안준영 PD의 호소를 받아들였다는 CJ ENM은 단 이틀 만에 공식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CJ ENM은 "과거의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고자 했던 결정은 사회의 공정에 대한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며 "최고의 콘텐츠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묵묵히 업무에 매진해온 임직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그럼에도 채용 기준 관련하여 부족했던 점을 겸허히 수용하고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은 조속히 보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사과문 속 안준영 PD의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은 빠져있어 또 한번 비판을 샀다. 시정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빠진 말뿐인 사과문이라는 지적이 뒤따르자 CJ ENM은 '안 PD의 재퇴사를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덧붙였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결정은 나지 않은 상태다.
일련의 사태로 CJ ENM은 대외 실적뿐 아니라 내부 살림살이도 크게 삐걱대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안 PD의 재입사를 두고, 과거 순위 조작 사건 당시 안 PD가 총대를 메고 CJ ENM이 꼬리를 자른 것에 대한 후속 조치 아니냐는 추측이 일기도 했다. 또, 안준영 PD를 재입사 시켜야 할 만큼 CJ ENM의 PD 인력풀이 부족하냐는 비아냥도 있다. 상황이 이런 탓에 CJ ENM 사외이사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J ENM은 지난 3월 28일 자로 최중경, 한상대 사외이사가 재선임됐다. 최 이사는 고려대학교 행정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출신으로 현재 한미협회장을 맡고 있고, 한 이사는 대검찰청 검찰총장 출신이다.
굵직한 경력을 보유한 이들은 지난 2020년부터 CJ ENM 사외이사를 지내고 있는데, CJ ENM의 경영 관련 잡음이 이어지자 기업 경영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감독하는 사외 이사의 역할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안팎으로 재정비와 각성이 필요한 CJ ENM이다. K컬처의 중심에서 세계를 호령하던 CJ ENM이 제 자리를 회복하기 위해선 말뿐인 사과가 아닌 제대로 된 시정과 독립성과 객관성을 가진 외부 조언이 절실해 보인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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