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서 아이키./ 사진=조준원 기자
댄서 아이키./ 사진=조준원 기자


"해외에 있는 큰 무대에 한 번 더 서보고 싶습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통해 탄생한 그룹 환불원정대(만옥·천옥·은비·실비)의 타이틀곡 '돈 터치 미'(DON'T TOUCH ME) 안무를 만든 '대세 댄서' 아이키에게 '최종꿈'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아이키는 2019년 미국 NBC 댄스 오디션 프로그램 '월드 오브 댄스'(World Of Dance) 시즌3에 코코(양사랑)와 댄스팀 '올레디'로 참가해 파란을 일으켰다. 개성강한 비주얼과 의상, 독창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댄스로 무대를 압도했다. 라틴 볼룸과 힙합을 퓨전한 독보적인 장르로 심사위원인 제니퍼 로페즈, 니요, 데릭 허프 등에게 극찬을 받았고, 세계적인 댄서들이 모여 경연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최종 4라운드까지 진출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이같은 사실은 이미 많은 대중들이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올레디'의 경연 당시 모습과 댄스를 접하면서 알려져 있었지만, 아이키와 코코 두 사람이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특히 아이키는 초등학생 아이를 둔 엄마라는 사실과, 그런 여건에서도 자신의 꿈을 위해 혼신을 다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더 큰 관심을 모았다.

"'유퀴즈' 출연 이후에 '놀면 뭐하니?' 측에서 연락이 왔어요. 너무 깜짝 놀랐죠. '꿈인지 생시인지'라는 표현이 딱 맞겠네요. 처음 연락을 받은 날은 하루 종일 들떠 있었던 것 같아요."
댄서 아이키./ 사진=조준원 기자
댄서 아이키./ 사진=조준원 기자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 시대를 초월하는 K팝 대표 여성 아티스트들이 꿈처럼 한 자리에 모이게 됐고, 이들과 함께하는 자체도 아이키에겐 꿈만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단 번에 아이키가 캐스팅 된 것이 아니었고, 의뢰를 받았을 뿐이었다고. 아이키는 "보통 이런 프로그램에서 안무가가 바로 확정되기도 하지만, 보통은 안무를 시현해 줄 수 있냐고 의뢰가 들어온다. 저도 의뢰를 받은 거고, 가이드를 듣고 음원에 맞춰서 안무를 직접 짜서 보여 드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월드 오브 댄스'로 실력을 입증한 바, 아이키의 독창적인 안무는 '놀면 뭐하니?' 제작진의 마음도 움직였다. 그는 "시간이 굉장히 촉박했다. 음원을 받은 이후에 이틀 만에 완성한 안무"라고 밝혔다. 처음 '돈 터치 미' 안무가 공개 됐을 때 일부 네티즌들이 아이키의 SNS에 "그게 최선이었나", "촌스럽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이를 본 아이키는 "짧았지만 언니들과 함께 힘들게 맞춰낸 결과물이다. 개인 취향이 아닐 수 있다. 그런데 말은 조심하시길"이라며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혀 화제가 됐다. 결과적으로는 좋은 평가가 줄을 이었다. 팬들은 "환불원정대 네 명의 멤버들 각각의 개성을 살린, 단순한 듯 하면서도 임펙트 있는 안무"라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아이키는 "안무팀 '훅'과 함께한 공식 활동이었다. 환불원정대 멤버들과, 훅, 모두 함께 최선을 다해서 일궈낸 무대다. 저는 안무가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데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남겼다.
[TEN 인터뷰] 아이키 "환불원정대요? 안무가로서 성장한 터닝포인트였죠"
"효리 언니는 핑클때부터 좋아했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지켜본 효리 언니는 같은 여자가 봐도 너무 멋있죠. 빠져들 수 밖에 없어요."

아이키는 이미 몇차례 방송에서 '이효리 찐팬'인 사실을 밝혔다. '놀면 뭐하니?'에 처음 등장했을 때도 이효리 실물을 영접하고 입을 다물지 못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아이키는 "'월드 오브 댄스'도 그렇고 댄서로서 나름 큰 무대에도 섰지만, 효리 언니를 처음 봤을 때 미국 무대에 섰을때 만큼 떨리더라"라며 웃었다. 이어 "핑클때부터 솔로로 데뷔하고, 또 지금까지 활동하는 모습을 볼 때 늘 당찬 모습이 좋았다. 겉모습만 멋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에 자신감을 갖는 모습, 유쾌하게 즐겁게 일하는 모습이 좋았다. 존경하는 뮤지션이다"라고 털어놨다.

이효리와 함께한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는데도, 더욱 그에게 빠졌다는 아이키는 "효리 언니는 제주도에서 왔다갔다 하다보니 시간이 많지 않았다. 서울에 와서부터 제주도로 다시 가기전가지 진짜 열심히 하셨다"며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최선을 다해서 놀랐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 대해 '실제로 만나면 어떨까' 상상하지 않나. 효리 언니는 실제에서나 방송에서나 보여지는 모습이 똑같다. 카메라가 없을 때도 진짜 열심히 한다.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았고, 그런 부분을 모두 함게 맞추려고 노력했다. 핑클 때 리더의 성향이 환불원정대에서도 고스란히 보여지더라"고 말했다.
댄서 아이키./ 사진=조준원 기자
댄서 아이키./ 사진=조준원 기자
아이키는 환불원정대 공식 활동이 끝난 이후에도 이효리와 연락을 이어 가고 있다며 좋아했다. 그는 "방송이 끝난 뒤에도 저를 응원해주고 격려해줬다. 효리 언니 성격에 개인적으로 연락을 안 할 것 같았는데 먼저 전화를 주시더라. 제주도 집에 놀러 오라고 했다. 올 겨울 안에 계획짜서 꼭 놀러갈 생각이다"라며 웃었다.

환불원정대 이후 아이키는 여러 라디오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곳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특히 굽네치킨, 삼성 JBL 헤드폰 등 유명 브랜드 광고 모델로도 발탁 돼 눈길을 끌었다. 아이키는 "보통 댄서들이 스포츠 관련 브랜드 광고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반항심이라고 해야 하나? 당연한 것 말고 '댄서가 이런 것도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광고를 하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아이키 화보./ 사진=인스타그램
아이키 화보./ 사진=인스타그램
아울러 아이키는 한 광고 회사와 상반신을 노출한 화보를 찍었다. 그는 "화보를 통해 저의 새로운 색깔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화보를 보면 깜짝 놀라실 것"이라고 말해 궁금증을 안겼다. 노출이 부담 스럽진 않았을까? 아이키는 "평소 노출이 많은 의상을 입지 않는다. 힙하거나 박시한 스타일의 옷을 주로 입고 춤을 춘다"며 "언젠가 노출 화보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이번 화보를 촬영하기 위해 관계자분들이 제가 갖지 못했던 용기를 북돋아 주셨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중3 겨울방학 때 처음 춤을 췄어요. 당시에 좀 통통했거든요.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해서 무작정 댄스학원에 등록했죠."

어릴적부터 활발하고 활동적이었다. 태권도, 검도도 꾸준하게 배웠단다. 아이키는 "살이 찌기 시작해서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였다. 흥이 많다보니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댄스학원이라고 해서 들어갔는데 라틴댄스 위주로 가르쳐 주는 거다. 그때 처음 라틴댄스를 접했다"고 떠올렸다.

그렇게 시작한 '댄스'에 점점 애정이 깊어졌다. 매일같이 K팝 댄스를 커버하고, 수업에 열중하다보니 '이길로 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아이키는 "중3 때 이미 생각했죠. 춤을 무조건 춰야겠다. 댄서로, 안무가로 성장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됐어요"라고 했다.

라틴댄스를 배우다가 20대 초반엔 한 협회의 단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 일찍이 결혼을 했고, 아이까지 갖게 됐다. 사랑하는 사람과 새로운 인생길을 열게 됐지만, 이루지 못한 꿈을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고맙게도 남편의 배려가 있었고 아이키는 '댄서'로서 더 큰 야망을 가지고, 자신의 스타일대로 더욱 춤에 몰입했다.

이후 '월드 오브 댄스'부터 환불원정대 '돈 터치 미'까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열정을 쏟아 붇고, 실력을 증명해 내며 지금의 '아이키'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만천하게 알리게 됐다.
[TEN 인터뷰] 아이키 "환불원정대요? 안무가로서 성장한 터닝포인트였죠"
"가수요? 노래는 잘 못해요. 하하. 일단은 춤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아이키는 "앞서 방송에서도 몇 번 이야기 했지만 저는 힙합을 좋아한다. 래퍼들의 안무를 맡아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실제로 아이키는 환불원정대 이후 걸그룹 피에스타 출신 래퍼 예지와 함께 작업하게 됐다. 이외데도 여러 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한다. 아이키는 "춤에 대해서는 편식하지 않는다.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래도 지금 가장 관심 있는 장르는 힙합이다"라고 뚜렷하게 말했다.

'댄서'로서 충실하면서도 아이키는 자신이 '크리에이터'라고 강조했다. 그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지금도 춤만 추는 것이 아니라 춤이 녹여든 신선한 기획을 하고 있다"고 했다.

"30대 초반이에요. 댄서로서 자신의 색깔이 확실해야 하는 나이죠. 제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줘야 할 때고요. 그러기 위해선 현실에 안주하지 않아야 합니다. 더욱 열심히 춤 출거예요. 코로나19가 사라지면 다시 한 번 해외에 있는 큰 무대에 서 보고 싶습니다. 안무가로 참여할 수 있는 일이라면 더 좋을 것 같고요."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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