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빅뱅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빅뱅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빅뱅(지드래곤, 탑, 태양, 대성, 승리)의 데뷔 10주년이 독보적인 이유는, 그간 이들이 쌓아온 성적들을 차치하고라도, 10년을 내도록 다섯 명이 함께했다는 데 있다. 동시기에 데뷔해 아이돌 2세대를 이끈 그룹 중 데뷔 멤버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그룹은, 빅뱅이 유일하다.

데뷔 초에 상상한 10주년의 모습은 어땠는지를 묻는 질문에 빅뱅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2006년, 맏형 탑이 스무 살이었고 막내 승리는 열일곱이었다. 10년은 고사하고 당장 내후년 미래를 가늠하기에도 아득했을 나이다.

그렇게 앞만 보고 10년을 달렸다. 정규 3집 ‘메이드 더 풀 앨범(MADE THE FULL ALBUM)’으로 10주년 마지막을 장식하기로 했다. 그간 그들의 이름을 건 모든 것이 화제의 중심에 섰고, 음악과 패션, 뿐만 아니라 멤버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목을 받았다. “가수로서 이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던 빅뱅의 솔직한 이야기.

10. 더블타이틀곡 ‘라스트댄스(LAST DANCE)’의 가사는 자전적 이야기인가? 불안감이 느껴진다.
지드래곤: 저희가 딱 느끼는 지금 상황, 현재 심정이라고 봐주시는 게 좋은 것 같다. 가사 쓸 때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의외로 그 가사는 술술 빨리 썼다. 어느 순간 30대에 다가가니, 만나는 사람도 줄게 되고 의미도 없어지고 좋은 사람들과만 있게 되더라. 녹음 디렉팅할 때 멤버들에게 ‘노래를 잘 부르려고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기교 대신, 각자 파트에 자기들이 쓴 가사에 맞게끔, 말하 듯이 덤덤하게 표현되길 원했다. 감정에 많이 신경을 썼다.

10. 빅뱅도 불안감을 느끼나?
탑: 정서적으로 저희는 항상 불안하다.(일동 웃음)
지드래곤: 빅뱅이 계속해서 잘돼왔다. 그렇지만 언제고 계속 잘 되리라는 보장을 할 수 없다. 너무 잘 알고 있다. 올라간 만큼 떨어질 수도 있고, 너무 당연한 거다. 멤버들이 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보다, 이대로 좋게, 행복하게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대신, 사람 일은 잘 모르는 거니까. 특정한 무엇이 불안하기보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11주년에는 어떻게 될까, 하는 상상도 해보고. 군대에 다녀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런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든다.

빅뱅 태양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빅뱅 태양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10. 데뷔 초에 상상한 10주년의 모습은 어땠나? 그리고 실제 10주년의 모습은 어떤가?
지드래곤: 데뷔했을 때는, 10주년을 맞을 줄 몰랐다.(웃음)
탑: (지금) 꿈꿔왔던 가수의 삶을 살고 있다.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게 롤링 스톤스처럼 오래 음악을 하고, 공연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가수였다. 지금 세계 각국 투어를 돌면서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태양: 가수로서 가장 이상적인 삶을 사고 있다. 사실 저희가 초창기 때는 이런 것들을 상상 못했다. 신인이기 때문에 너무 바쁘잖나. 가수 생활이 이렇게 힘든 건가, 싶을 정도로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바빴던 덕분에 지금 꿈꿔왔던 일을 이루게 된 것 같다.
지드래곤: 얼마 전에 초등학교 졸업장을 펴봤는데 제 사진이 있고 장래희망 칸에 가수라고 써 있더라. 지금 그 가수가 되어 살고 있는 거다. 꿈속에 사는 것 같다.

10. MBC ‘무한도전’과 ‘라디오스타’ 출연 예정이다. 완전체 예능 활동은 오랜만이다.
태양: 아시다시피 다섯 명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이 당분간 꽤 오랜 시간 없기 때문에(빅뱅은 멤버 탑이 2017년 2월 의무경찰로 입대, 이후 나머지 멤버들도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최대한 완전체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다. 양현석 사장님도 이번 활동은 굵직굵직한 방송에 나가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빅뱅 승리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빅뱅 승리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10. 빅뱅의 인기는 이미 한국을 넘어섰다. 세계 각국에 팬들이 있다. 비결이 무엇일까?
승리: 저의 생각은 빅뱅 데뷔 당시에는 SNS가 없었다.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2012)부터 SNS가 굉장히 활발해졌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가 활발해지면서 문화 콘텐츠를 모든 나라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특히 해외 분들이 빅뱅의 뮤직비디오 등을 보면서 팬들이 생겨났다. 그때 구축된 팬덤이 아직 건장하다. 지금도 SNS를 통해서 소통을 많이 하는 편이다.
지드래곤: SNS는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소통의 창이다 보니, 가깝게 친구처럼 느껴지는 매개체이다. 재미있다. 다른 아이돌 분들이 어떻게 소통하는지 몰라 비교는 불가하지만, 예를 들어 저희는 일본 공연을 가면 멤버들이 다 일본어를 한다. 중국, 미국도 다 그렇다. 팬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저희가 (언어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다. 팬들이 외국어로 한 마디 던지는 것도 캐치해서 답해주고. 소통이 다른 게 아니다. 팬들이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거다. 팬 분들도 한국어를 공부해서 가사를 외우고 응원해 주시지 않나. 저희도 당연히 공부를 해야한다.

빅뱅 지드래곤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빅뱅 지드래곤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10. 빅뱅의 콘서트는 재미있기로 유명하다.
지드래곤: 사실 저희가 안무를 잘 못 춘다. 신인 때는 칼군무도 해봤는데 저희 성향과 잘 안맞고 추구하는 것과 다르다. 개인적인 의견인데, 저희와 저희 팬들이 제일 좋아하는 게 있다. 돔 공연이라든지, 콘서트 규모가 커지면 저 뒤 관객석에서는 저희가 손가락만 하게 보인다. 전광판으로만 봐야 하는 거다. 무대 뒤 시야제한석까지 와 주시는 분들은 화면도 못 보는 상황이다. 그러면 저희는 다른 것보다 저희가 힘들든 말든, 무대가 터지든 말든, 많은 분들에게 끝까지 가까이 가려고 한다. 빅뱅 콘서트의 가장 큰 핵심 중 하나다. 무대는 당연히 멋있어야 하고, 팬들을 위해 저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한 분 한 분 바라봐주고 인사해주는 거다. 가까이 다가가서 앞에서 노래해주고, 그런 것들이 팬 분들에게는 오래 남을 것 같다. 저도 어렸을 때 콘서트에 갔는데 가수 분과 눈이 마주쳤다. 그 분은 그렇게 생각 안했을 수도 있지만, 저는 ‘눈 마주쳤어!’라는 생각 하나로 가수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 공연하면서 프리하게 놀되 팬들과 같이 호흡을 맞추는 게 교감이라고 생각한다.

빅뱅 대성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빅뱅 대성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10. 빅뱅에게 위기는 없었나?
지드래곤: 위기는… 느끼지 않는다. 애들(멤버들)이 좀 긍정적이다. 일부러 불안한 생각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잘 될거야, 걱정 마’ 하다 보니 잘 돼왔다. 팀 해체를 겪은 선후배 그룹을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우리도 저럴 수 있으니까.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해체하지 않기 위해 서로 양보하고 존중하고 이해해주고 사랑하고, 덕분에 10년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다른 것보다 인복이라고 한다. 제가 탑형을 만난 것, 승리를 만난 것, 태양, 대성이를 만난 것은 물론 저희와 같이 일하시는 스태프 분들도 너무 소중하다. 저희를 위해 일해주시고 좋은 에너지를 보내주시기 때문에 안 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빅뱅 탑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빅뱅 탑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10. 데뷔 멤버 그대로를 유지하는 것은 빅뱅이 2세대 아이돌 중 유일하다.
탑: 가장 큰 장점은 서로 성격이 너무 다르다는 거다. 서로를 좀 더 잘 이해해주고 없는 부분을 메워주고 채워간다. 진지하게 싸워본 적이 한 번도 없다.

10. 탑이 빅뱅 중 군 입대 첫 주자다. 그 전에 솔로 활동 계획은 없나?
탑: 솔로 활동은 아직은….
대성: 비밀?(일동 웃음)
지드래곤: 얼마 안남았는데?
탑: 비밀이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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