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싱그러움을 담은 소년이 나타났다. 악동뮤지션 ‘200%’와 ‘Give Love’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신예 모델 남주혁. 귀엽게 내린 앞머리에 강아지를 연상시키는 순한 인상,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그림이 되는 큰 키까지. 순정만화 속 청순한 매력의 남자 주인공이 어느 날 갑자기 영상 속으로 퐁당 뛰어들었다.
올해 나이 스물하나. 소년과 마주 앉으니 역시나 아직은 앳된 외모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고, 뒤이어 수줍은 웃음이 섞인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는 과장이나 허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여름날의 파란 하늘처럼 때 묻지 않은 소년이었다. 가볍게 던진 질문에서조차 어떤 사람인지 단번에 알 수 있는 솔직한 대답들을 내어놓았다. 런웨이를 화려하게 수놓는 모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소탈하고 꾸밈없었던 모습. 모델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농구선수가 꿈이었다던 그는 농구 얘기에 무척이나 신이 나 했고 이겨야겠다는 결심에 대해서 말할 땐 눈빛을 반짝이며 과거 농구선수다운 건강한 승부욕을 드러냈다. 수많은 경쟁, 시기와 질투가 들끓을지 모를 곳에 있다 해도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고 성공할 수 있는 저력이 있음을 확신하게 만든 지점이었다. 인터뷰를 마친 뒤 사진촬영에 들어갔을 때, 그는 인터뷰의 모습과는 달리 모델만의 얼굴과 신인답지 않은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2014 S/S 송지오 옴므’로 처음 무대에 데뷔해 두 시즌을 거치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 가고 있는 그는 앞으로 반드시 주목해야 할 빛나는 신인임이 분명했다.
[내 이름은 남주혁]
Q. 악동뮤지션 ‘200%’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패션 화보에서 봤을 땐 배우 이현우와 꽤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느낌이 많이 다르다. 얼굴 각도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도 있고.
남주혁 : 머리를 세우고 내리고의 차이가 크다. 화보에서는 머리를 많이 세우는데, 개인적으론 내리는 게 더 좋다. 옛날에 얼굴에 살이 좀 있을 때에는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듣기도 했다. 요새는 얼굴 살이 너무 많이 빠져서…
Q. 그러게, 얼굴이 주먹만 하다.
남주혁 : (고개를 저으며) 아유, 아니다. 나 같은 사람들, 많다.
Q. 하하, 그런가?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프로필 확인부터 해보자. 먼저, 남주혁이란 이름의 의미는 뭔가?
남주혁 : 남녘 남에 기둥 주, 빛날 혁을 사용한다. ‘빛나는 기둥’이란 뜻이다. 할아버지가 지어주셨는데, 이름대로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다. (웃음) 이름이 특이하진 않아서 특별히 놀림 받거나 한 적은 없고, 부산에 있을 때 ‘남상’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Q. ‘빛나는 기둥’이라, 좋은 뜻이다! 생년월일과 나머지 정보들도 더 말해보자.
남주혁 : 94년 2월 22일생! 외우기 엄청 쉽다. 키는 187cm, 혈액형은 A형. 누가 봐도 A형이지만, 그렇다고 또 소심하진 않다.
Q. 외동아들이라고 알고 있다. 이번에 뮤직비디오 출연으로 부모님이 많이 좋아했겠다.
남주혁 : 하루 종일 ‘200%’ 뮤직비디오만 보셔서 집에 가면 계속 그 노래만 들린다. ‘Give Love’ 뮤직비디오도 나왔으니 이젠 이걸로 바뀔 것 같다.
Q. 부모님 중엔 누구를 닮았나?
남주혁 : 신기할 정도로 두 분 다 안 닮았다. 어머니 키가 169cm, 아버지는 173cm이다. 어머니가 예전 분치고는 좀 큰 편이긴 하지만, 어머니나 아버지를 닮았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다. 아, 외삼촌 키가 나만 하다.
Q. 외모 중에 마음에 드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나?
남주혁 : (한참 생각하다) 눈썹? 눈썹이 예쁘다는 소리를 제일 많이 들었다. (눈썹 가리키며) 메이크업 때문에 약간 칠했는데, 원래 진하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교정하고 있는 게 좀 불편한 거 말고는 없다. 이번 년 말이면 교정도 다 끝난다.
Q. 부산 사나이라고 들었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건가?
남주혁 : 부산 영도 출신이다. 17년 동안 부산에서 살다가 수원으로 가족과 함께 이사 왔다. 조만간 서울로 올라올 것 같다.
Q. 아직까지는 사투리가 남아있겠다.
남주혁 : 지금은 잘 안 쓴다. 예전에는 굉장히 많이 썼는데, 적응력이 뛰어나서… (쑥스럽게 웃음) 만나는 사람마다 다르게 얘기하긴 한다. “어, 너 사투리 안 쓰네” 이런 분도 있고, “억양 많이 남아있네” 라는 분도 있고.
Q. 주변에 있는 부산 출신들이 본인은 서울말을 쓴다고 하지만 일요일을 ‘일료일’이라고 발음하곤 한다. 혹시 그런 거 아닌가? 지금도 약간 억양이…
남주혁 : ‘일료일(일요일)’! ‘쩌까락(젓가락)’! 이런 거? (웃음) ‘쩌까락’이라고 말하면 다들 웃더라. 난 부산으로 향하는 기차만 타면 사투리가 나온다. 그게 참 신기하다. 부산에 가면 친구들이 (부산 사투리 하며) “니, 서울말 하나도 안 쓰네”라고 한다.
Q. 아까 혈액형 얘기하며 잠깐 나오긴 했는데, 성격은 어떤 편인가.
남주혁 : 처음에는 낯을 많이 가리지만 친해지면 말이 되게 많아진다. 지금 벌써 그런 조짐이 보이지 않나? 하하. 처음에 만나면 ‘어, 조용하다’ 이러는데, 알고 보면 완전 다르다.
Q. 그렇다면 자신을 색깔로 표현해 본다면?
남주혁 : (망설임 없이) 파랑! 그냥, 포카리 스웨트 같은 파란색! 그것밖에 안 마신다. (웃음)
[농구소년의 학창시절]
Q. 중고등학교는 다 남고를 나왔나?
남주혁 : 중학교는 남중. 고등학교는 남녀공학이었는데, 남자 반과 여자 반이 나누어져 있었다.
Q. 여학생들에게 인기 많았을 것 같다.
남주혁 : 농구할 때만. (웃음) 수일고등학교란 곳을 나왔는데, 점심시간마다 반끼리 상금을 걸고 축구를 했다. 축구가 되게 인기가 많아서, 그때 다들 축구를 보러 나왔다. 농구는 인기가 없었지. 그런데 내가 농구를 하러 나가면 축구 하는 곳 스탠드에 있던 사람들이 농구 골대 쪽으로 다 왔다.
Q. 아니, 옆에서 아직 축구를 하고 있는데?
남주혁 : 그랬다. (웃음) 그리고 산책 코스가 있었는데, 거기를 걷던 학생들도 농구 경기를 지켜봤다.
Q. “우와! 주혁이 농구한다” 이런 식인 거네.
남주혁 : 으하하, 그때만 (인기) 좋았다. 또, 우리 학교는 야외에 매점이 있었다. (손으로 매점 가는 길을 그리며) 야외에서 이렇게 들어오면 가운데에 있었는데, 학교가 ‘ㄷ’자 모양이라 모든 교실 창문에서 매점이 다 보였다. 점심시간에 거기에 있으면 학생들이 창문으로 쳐다보고, 소리 지르고 그랬다.
Q. 와, 완전 인기남이었구나!
남주혁 : 인기가 많았다고는 할 수 없는 게 우리 학교에선 그게 누구나 하는 장난이었다. 뭐, 없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웃음) 졸업 앨범 찍는 시즌에 에버랜드 같은 데로 수학여행 가면 다른 학교도 다 모여 있는데, 그때 다른 학교 학생들이 몰래 사진 찍어가기도 하고 그랬다.
Q. 학교에선 조용한 학생이었나?
남주혁 : 고3 교실이 5층에 있었는데, 제일 위층이라 내려가기가 너무 귀찮았다. 그래서 그냥 교실에만 있다가 농구한다 하면 그때만 내려갔다가 매점 들렀다가 올라왔다. 전형적인 고3으로 살았다. 고1 때 고3 선배들을 봤을 때 다들 쓰러져 있어서 ‘어, 저 형들은 왜 저러지’ 싶었는데, 내가 되어 보니깐… 아… (웃음) 그래도 그때가 정말 재미있었다.
Q. 공부는 잘하는 편이었나?
남주혁 : 못 했다. 솔직히 운동만 해오던 애가 공부를 하려니 한계가 있었다. 노력 안 한 것도 있지만. (웃음) 어차피 난 공부가 아닌 다른 걸로 성공해보겠다는 욕심이 컸다. 그래도 옆에 경쟁자가 있으면 지기 싫어서 “야, 너 나랑 국사 내기하자, 세계사 내기하자” 이런 식으로 공부해서 80~90점 정도 받았다, 흐흐. 매년 ‘아, 이거 느낌 있다’ 싶은 과목은 집에 가서 EBS 방송 보면서 공부하고. EBS가 최고지!
Q. 대학은 어떻게 됐나?
남주혁 : 호서예전 모델과에 들어갔다. 김포공항 쪽에 있어서 수원 집에서 학교까지 2시간 정도 걸린다. 버스 타고 지하철역 가서 지하철 타고 환승, 환승, 환승, 도착!
Q. 요즘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지 않나?
남주혁 : 원래는 모델 쪽을 좋아하는 분들 말고는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고 나선 지하철에서 나를 보더니 갑자기 놀라신다. 자기 휴대폰을 보여주면서 이 사람이 내가 맞느냐고 묻는데… 아니라고 할 수 없어서 “네, 맞습니다” 이러면 사람 엄청 많은 지하철 안에서 같이 사진을 찍는다, 하하. 그런데 요새는 몰래 사진 찍는 분들이 많아져서… 다가와서 같이 찍자고 말해주시면 기분 좋게 얘기도 하고 얼마나 좋나.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이상하게 찍히는 것도 많을 테고, 도촬하듯이 찍히면 솔직히 기분이 안 좋다. 차라리 내가 먼저 “사진 찍어드릴게요” 하고 싶다. 다가와 주세요! (웃음)
[I AM A MODEL]
Q. 농구 선수 출신이었는데, 중3 때 부상을 당해서 운동을 그만둔 걸로 안다.
남주혁 : 중3 때 정강이뼈를 다쳐서 수술했다. 수술 전에 아파서 한 2개월 쉬었고, 수술하고는 3개월 정도, 그 후에 운동을 1~2개월 정도 하다가 수술한 데가 금이 가서 또 3~4개월 쉬었다. 고등학교 스카우트를 받는 중요한 시기였는데, 너무 많이 쉬어버려서 못 따라갈 것 같았다. 원래는 농구선수가 꿈이었지만 이제는 취미로 한다.
Q. 모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누구 때문이었나. 특별히 영향을 받은 사람이 있나?
남주혁 : 고1 때 ‘모델 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가 한창 이수혁 형, 김영광 형, 윤진욱 형이 유명할 때였다. 고2 때에는 87년생 형들, (김)원중이 형, 안재현 형이 눈에 들어왔고, 고3 때에는 잡지에서 (장)기용이 형을 보고 딱 꽂혔다. ‘진짜 멋있다’고 느껴서 해보고 싶었다. 기용이 형이 교정을 하고 있었는데, 교정해도 모델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준비했다.
Q. 그래서 지금의 소속사이기도 한 케이플러스에서 주최하는 ‘1일 모델 체험’에 지원했던 거구나.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다.
남주혁 : 더 늦기 전에 해보자 싶어서 작년에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도 1등을 했다. 그 혜택으로 3개월 동안 아카데미를 장학생으로 다녔다. 타이밍이 좋았던 게 모델 계약을 하고 나서 한 달 뒤가 ‘2014 S/S 서울컬렉션’이었다. 그때 오디션도 많이 보고 쇼도 많이 섰다. 솔직히 말하면 실력으로 된 게 아니라 운이 좋았던 거라… 이제는 실력으로 채워 나가야지 싶다.
Q. ‘2014 S/S 컬렉션 송지오 옴므’가 첫 데뷔 무대였다. 어땠는지 기억나나?
남주혁 : 아무 생각이 안 난다. 첫 무대였지만 ‘내가 최고다’라는 마인드로 나갔는데, 길밖에 안 보였다. 그런데 이번 F/W 시즌에는 관객들도 한두 명씩 보이고 뭔가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다. 처음에는 너무 떨려서 기분이 좋다는 생각도 안 들었는데, 지금은 ‘아, 이거구나’ 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S/S는 처음이라 신세계였다면, F/W는 새로운 것들이 보여서 다른 의미로 신세계였다. 다음 시즌에서는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Q. 모델로서 남주혁의 매력은 뭘까?
남주혁 : 매력이라기보다는, 귀여운 이미지 때문에 많은 분들이 찾아 주시는 것 같다. 지금은 그런 것 같은데… (쑥스러운 듯) 남자답게… 변할까요? (웃음)
Q. 에이, 아니다. 어차피 나이가 들면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변하니깐. 본인은 끼가 많은 것 같나?
남주혁 : 하아… 좀 부족하다. 노력형이다. 포즈 같은 건 형들이 하는 걸 보면서 ‘아, 저렇게 하는 거구나’ 하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한다. 농구할 때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했던 것처럼.
Q. 이미지 트레이닝도 그렇고, 농구했던 게 여러모로 모델 활동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실 이쪽 세계에서는 운동할 때의 승부욕 같은 게 좀 필요하지 않나.
남주혁 : 승부욕, 되게 심하다. 그런데 운동할 때만 그렇다. 지금 하는 일은 즐긴다는 마인드가 커서… 이제는 좀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 일이 너무 커진 것 같다, 하하. 정신 차리고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Q. 욕심이 생기고 있는 건가?
남주혁 :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을 거라고 생각해서 운동할 때만큼의 욕심과 승부욕은 없었다. 처음부터 다짜고짜 누구를 짓밟고 올라가야지 하진 않았다. 그런데 슬슬 새로운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니, 그 사람들에게는 지면 안 되지 않나. 이제부터 운동부의 마인드가 나타날 것 같다. 지기 싫어서라도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라서… 운동에서도 경기에 뛰는 선수가 있고 못 뛰는 선수가 있지 않나. 뛰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 엄청 노력을 하니깐. 그 마인드가 지금까지 이어져서 운동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몸을 쓰는 감각도 그렇고, 돌이켜보면 도움이 안 된 건 하나도 없다.
[‘200%’ 첫사랑 소년]
Q. 악동뮤지션 ‘200%’와 ‘Give Love’ 뮤직비디오 출연은 어떻게 하게 된 건가?
남주혁 : 우리 회사(케이플러스)랑 YG가 제휴를 맺게 되면서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기회가 생겼다. 학생 느낌의 모델을 찾으셨는데, 이미지상 맞아서 출연하게 됐다.
Q. 소년다운 청순한 매력이 정말 좋았다. 그런데 길에서 춤추는 장면 때문에 엄청 웃었지.
남주혁 : 막 추라고 하셔서 정말 막 췄다. 그냥 그 모습을 담은 거라 NG도 없었다. 집에서 처음에 ‘200%’ 뮤직비디오를 보는데, 내가 춤춘 장면 보고 놀라서는 ‘엇!’ 이러고 꺼버리고 다시 잤다. 아… 당황했다. 그래도 이제는 좀 잘 볼 수 있다.
Q. ‘200%’ 때의 첫인상이 워낙 강해서 ‘Give Love’는 그 연장선으로 보인다.
남주혁 : 둘 다 오키나와에서 찍었는데, ‘200%’는 3월 말에 갔던 거고 ‘Give Love’는 4월 중순에 다녀왔다. ‘Give Love’에는 많이 안 나온다. 농구 하는 것 정도. (웃음)
Q. 촬영 때 노래를 많이 들어서 익숙할 텐데, 혹시 한 소절 가능한가?
남주혁 : 으악. (웃음) ‘200%’는 너무 높다! 수현이가 워낙 잘 부른다. 나는 높은 노래를 잘 못한다. 중저음에서 노는 노래만 부른다. 노래방에서 마이크 있으면 잘하는데, 하하.
Q. 연기 수업은 따로 안 받았나? 처음치곤 자연스러웠다.
남주혁 : 한 번도 안 받아봤다. 그런데 그게 잘한 건가? 모르겠다. (웃음) 처음에는 연기를 할 생각이 없었는데 뮤직비디오에 나오고 나니 주위에서 “너는 연기를 해야겠다” 이러셔서… 만약에 나중에라도 연기하게 된다면 해보고 싶은 역할은 있다. 시트콤에서 고등학생 역할, 그냥 딱 나 같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가만히 있을 때는 (신비롭다는 듯) ‘뭐지?’ 이런 느낌인데, 얘기하거나 행동을 하면 (재미있다는 듯) ‘엇, 뭐야?’ 이런 느낌으로.
Q. 패션 화보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배우 페이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좋은 작품에 출연한다면 또 다른 남주혁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남주혁 : 배우 페이스… 아니지 않나? 하하. 음, 교정기 때문에 아직은 발음이 잘 안 된다. ‘Give Love’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웃는 장면에서 이가 없더라, 으하하. ‘뽀샤시’ 처리를 해서 다행이었다.
Q. 런웨이도 서고, 화보도 찍고, 뮤직비디오에서 연기도 해봤는데, 뭐가 제일 재미있는 것 같나?
남주혁 : 솔직히 뮤직비디오에선 되게 못했다.내 생각엔다 어설퍼 보여서… 그래도 영상으로는 자연스럽게 나와서 ‘내가 이렇게 했었나?’ 싶었다. 영상 작업은 요즘 들어서 조금 재미를 느낀 것 같다. 그렇지만 쇼가 최고다. 나중에 연예인이 되더라도 디자이너 선생님들이 불러만 주신다면 서고 싶다. 상황이 바뀌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생기겠지만 멀리 있는 사람처럼 여겨지고 싶지 않다. 베이스는 항상 모델에 두고 싶다.
[의외의 취향]
Q. 요즘 자주 듣는 노래는 뭔가?
남주혁 : 당연히 악동뮤지션 노래! ‘200%’, ‘Give Love’를 제외하곤 ‘길이나’를 좋아한다. 악동뮤지션 노래는 듣고 있으면 뭔가 힐링이 된다. 요새 따로 듣는 건, 옛날 노래들이다. KCM 세대 때의 노래들 있잖아. G-고릴라 아시나? ‘영원토록’ 이런 거.
Q. ‘영원토록’ 알지. 아니 그런데, 94년생 아니었나! 굉장히 어릴 때 나온 노래들인데…
남주혁 : 문득 생각이 나더라. 지금은 아이돌 노래가 인기가 많은데, 내가 초등학생 때엔 플라워, KCM, 엠투엠, SG워너비, 더 넛츠, 버즈가 최고였다. KCM ‘흑백사진’ ‘은영이에게’, 정말 좋잖아! 그 뒤로는 브이원 ‘면도’, FT아일랜드 ‘사랑앓이’ ‘천둥’… 으허허. 이런 노래들, 다 좋다.
Q. 와… 예상 밖의 대답이다.
남주혁 : 생각했던 내가 아니죠? (웃음) 난 이런 게 좋다. 처음 마인드 그대로, 그냥 나답게 가는 게 좋다. 사람이 갑자기 막 변하고 그러는 건 좀 아닌 것 같아.
Q. 만약에 다음번에 만나러 올 때도 변하지 않을 자신 있나?
남주혁 : 난 아마 그때도 이럴 거다. 아, 오늘이 생각날 것 같은데.
Q. 주의 깊게 보고 있겠다.
남주혁 : 열심히 하겠다!
Q. ‘무한도전’을 엄청 좋아한다고.
남주혁 : 집에 30기가 정도 저장되어 있다. 자기 전에 ‘무한도전’을 틀어 놓고 자는데, 어제는 6년 전에 한 거였나? ‘대한민국을 디자인하다’편 보다가 잤다. 수도꼭지 그렸던 거! ‘무한도전’ 에피소드는 다 외운다. (벅찬 듯) 진짜, 완전, 정말, 좋아한다.
Q. 혹시 나중에라도 예능에 출연할 기회가 생긴다면 역시…?
남주혁 : 아니다. (동경의 눈빛으로) ‘무한도전’은 그냥 바라만 보고 싶다. 어려운 존재일 것 같다. 출연한다면, KBS2 ‘우리동네 예체능’ 농구할 때 못 나가서… 운동하는 예능에 나가보고 싶다.
Q. 시간 날 땐 뭘 하나?
남주혁 : 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쇼핑한다. 빈티지를 좋아해서 빈티지 샵도 많이 가고. 새 청바지는 뻣뻣해 보이고 자연스러움 같은 게 없는데, 거기에 가면 물 빠지고 색 빠진 것 중에 유니크한 것이 많다. 저렴하기도 하고, 그런 곳에서 파는 건 딱 한 벌밖에 없는 거니깐 낚시하듯이 건지는 맛이 있다. 옷은 블랙 좋아한다. 나한테 잘 어울린다. 느낌 있지! (웃음) 혼자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한다. 친구나 여자친구랑 같이 갈 때에는 영화에 집중이 잘 안 되잖아. 그런데 요즘엔 혼자 가니깐 좋더라. 놀 때에는 농구한다. 고등학교 때 수원시 팀이 있었는데, 그 친구들이랑 자주 하고 있다.
Q. 영화관에 혼자 가는 거 보니, 지금은 여자친구가 없나 보다. 연애할 때는 어떤 스타일인가?
남주혁 : 모델로 데뷔하고 나선 연애를 안 해봤다. 난, 처음부터 꽂히는 것보다는 뭔가 느낌이 좋으면 일단 계속 얘기를 나눈다. 그러다 보면 나와 맞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으니깐… 여자를 막 만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런데 요새는 연애도 좀 하고 싶다. 회사 매니저 누나가 “네가 연애를 안 해서 이러나?” 이런 얘기도 했다. 내가 촬영하거나 밥 먹거나 할 때 정신을 놓고 있으니깐 그렇게 말했다. 멍 때리고 그런 건 아닌데, 말도 안 되는 엉뚱한 행동을 한다더라. (웃음)
[오늘 그리고 내일]
Q. 만약에 하루 동안 다른 사람과 바꿔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누구와 바꿔보고 싶나?
남주혁 : 생각 안 해 봤는데… 아, 미국 농구선수 중에 르브론 제임스라고 있다. 그 사람이 되어서 농구를 한번 해보고 싶다. 어떤 느낌일까? (웃음) 연예인 중에는 없다. 그냥 내가 열심히 하면 될 테니깐.
Q. 모델로서 어디까지 오르고 싶다 라는 게 있나?
남주혁 : 있다. 한번 시작했으니 주전이 될 때까지, 운동으로 치면 베스트가 될 때까지 해야지.
Q. 이 쇼에 서면 최고다 라고 말할 수 있는 무대는?
남주혁 : 김서룡 선생님 무대도 그렇고, 요새 ‘핫’하다는 모델들은 비욘드 클로젯, 스티브J&요니P, 새롭게 떠오르고 계시는 권문수 선생님, 푸시버튼 등에 선다.
Q. 그럼 그 무대에는…
남주혁 : 다 섰다. F/W 때 쇼가 16개 잡혔는데, 뮤직비디오 출연 때문에 6개 빼고 10개 섰다.
Q. 요새 정말 ‘핫’한 모델 맞구나.
남주혁 : 음… 왜 ‘핫’한지는 잘 모르겠다.
Q. 옆에서 말 안 해주나?
남주혁 : 혹시라도 거만해질까 봐 말씀 안 해주시는 것 같다.
Q.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네.
남주혁 : 맞다. 그런데… 난 원래 안 거만하다… 항상 ‘쭈구리’처럼 (몸을 웅크리는 시늉 하며) 이렇게 있는데… (일동 폭소)
Q. 막상 본인은 변하지 않겠다 다짐해도 주변인들에 의해 불과 몇 개월 사이에 확 바뀌어 있기도 하거든.
남주혁 : 나는 항상 똑같다!
Q. 그 마음 변치 않았으면 좋겠다. 존경하는 사람, 롤모델은 누군가?
남주혁 : 닮고 싶은 사람은 상우 형, 기용이 형. 원중이 형은 누가 봐도 최고고! 요새 (박)형섭이 형도 멋있다. 같은 소속사인데, 촬영을 함께 해보면 ‘아, 역시!’ 이런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Q. 이번에 도상우는 드라마에 들어가지 않나. 모델이 연기자로 진출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남주혁 : 모델의 수명이 솔직히 길지 않다. 특히 남자 모델은 더 그렇다. 그런데 뭔가 더 많은 길이 열리는 거니깐, 좋은 것 같다. 다른 걸 할 수도 있겠지만 이쪽으로 한 번 도전은 해봐도 되는, 그런 기회가 되지 않을까.
Q. 사람들이 남주혁이란 이름을 들었을 때 어떻게 기억했으면 하나?
남주혁 : 점점 발전하는 아이구나, 잘하고 있구나 라고 기억되면 좋겠다.
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남주혁의 인터뷰와 사진은 텐아시아가 발행하는 매거진 ’10+Star’(텐플러스스타) 6월호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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