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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게 웃는 모습은 영락없는 ‘꽃청년’이다. 가끔씩 던지는 진지한 질문에 미간을 모으며 고심하는 표정은 얼핏 조인성을 떠오르게 하고 반듯한 분위기는 송중기와도 닮아 있다. 만 스무 살. 이제 막 연기자로 조금씩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박보검은 2011년 영화 ‘블라인드’로 데뷔해 ‘차형사’ KBS2 드라마 ‘각시탈’ 등을 거치며 풋풋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특히 최근작인 SBS ‘원더풀 마마’에서 윤복희(배종옥)의 막내 아들 고영준 역을 맡은 그는 훈훈한 외모에 타고난 바람기를 감추지 못하는 철부지 캐릭터로 누나팬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다.

Q. 이름이 독특하다. 본명인가?
박보검: 보배 보(寶)자에 칼 검(劍) 자를 쓴다. ‘때가 되면 귀하게 쓰인다’는 의미인데 부모님이 지어주셨다. 같은 이름은 본 적이 없어서 개인적으로는 맘에 드는 이름이다.

Q. ‘원더풀 마마’에서 철부지에 바람기도 많지만 애교 넘치는 인물을 연기했다. 실제 성격과도 비슷한가.
박보검: 음.. 위로 누나와 형이 있고 내가 막내다 보니 아무래도 성격상 비슷한 면은 있다. 하지만 말썽꾸러기는 아니었고 주로 누군가 많이 챙겨주는 귀여움받는 스타일이었던 것 같다.

Q. 처음으로 연속극에 도전했던 감회도 남다를 것 같은데.
박보검: ‘TV 드라마는 이렇게 하는 거구나’란 걸 처음으로 알게 됐다. 세트 촬영이나 바스트 샷, 풀샷, 클로즈업 등 촬영 전반을 익혀간 배움의 과정이었다고 할까. 6개월간 수업을 받은 느낌이다. (김)지석이 형이나 배종옥 선배님 같은 좋은 분들을 알게 된 것도 큰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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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극중 영준이는 철부지였지만 모성애에 대한 마음만은 깊은 캐릭터라 진정성있게 다가왔다.
박보검: 극중 엄마(배종옥)에게 쓴 편지를 읽는 장면을 찍을 때는 눈물이 펑펑 쏟아질 것 같더라. 아마도 촬영장에서 배종옥 선배님이 실제 엄마만큼 잘 챙겨주신 부분도 한 몫한 것 같다.

Q. ‘연기의 맛’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인 것 같다.
박보검: 첫 작품 ‘블라인드’에 출연하면서 처음으로 연기에 대한 희열을 느꼈다. 극중 누나인 김하늘 선배를 부르는 장면이었는데 그런 가슴 뛰는 느낌때문에 연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원더풀 마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애틋한 느낌을 표현하는 장면에선 마음이 찡하면서 뭉클한 감정과 마주하면서 더 빠져들게 됐다. 이제 조금씩 재미를 느껴가고 있는 과정인 것 같다.

Q. 처음부터 연기자 쪽을 지망한 것은 아니라고 들었다.
박보검: 어렸을 적엔 가수가 꿈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본격적으로 꿈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에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 부르는 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고 기획사에도 돌렸는데 연락이 온 곳이 싸이더스HQ였다.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가수보다는 연기자 쪽이 어울리겠다는 제안을 받아 방향을 선회했다.

Q. 가수 활동을 해 볼 걸 하는 미련은 없나?
박보검: 전혀 없다.(웃음) 연기자 활동하면서 OST 참여나 노래할 기회는 스스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또 이후 작곡 공부를 꾸준히 해 보겠다는 마음은 먹고 있다. 실제로 ‘원더풀 마마’에서도 극중 결혼식 장면에서 피아노 치며 노래 부르는 장면을 소화했다. 마침 반주자를 할 사람이 펑크를 내 난감하던 상황에 내가 해보겠다고 지원해 이뤄진 촬영인데 감독님께 칭찬도 받고 뿌듯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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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터넷상에 벌써부터 ‘보검복지부’란 재치있는 이름의 팬까페도 생겼더라.
박보검: 아직 제대로 보여드린 것도 없는데 데뷔 때부터 팬들이 응원을 해 주시는 게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이제 조금씩 배워가는 중이지만 언젠가는 내 연기를 보려고 작품을 보시는 분들도 생기게 하고 싶다.(웃음)

Q. 고교 시절에는 어떤 학생이었는지 궁금하다.
박보검:
아주 모범생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학교 생활에 애착은 많았다. 학급 임원도 하고 방송반 활동도 했었다. 나름대로 작은 일탈도 즐기면서 학교 생활에는 충실한 학생이었던 것 같다. 일주일에 한번은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도 했는데 지금도 반주자 활동은 하고 있다.

Q. 올해 대학 입시를 준비중이라고 들었다.
박보검:
고교 2학년때부터 데뷔를 준비하느라 대학에는 진학하지 않았다. 연기 활동을 하면서 천천히 공부를 해 가도 될 거란 생각은 든다. 지금 수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최선을 다하는 반면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별로 낙담하지는 않을 거다. 인생은 길고 연기 공부는 평생 꾸준히 해야 할 테니까.(웃음)

Q. 꼭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
박보검: 영화 ’127시간’을 보면서 꽤 감명받은 기억이 있다. 복잡한 감정을 연기해내는 모습과 남성미에 반했다. ‘원더풀 마마’ 속 영준이와는 정 반대인 상남자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다. 음주가무도 즐기는 남성미 넘치는 역할에 대한 로망이 있다. 그리고 음…조인성 선배님을 닮았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데 기회가 되면 아역을 한번 해보고 싶다. 하하.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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