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그녀가 죽었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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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실 성격이 매력적이지도 않고, 또렷하게 잘하는 게 있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연기할 땐 제 모습이 아닌, 다른 캐릭터로 변신해 그만의 매력과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어서 참 재밌고 좋다고 생각해요. 에너지 총량이 크지 않은 편이지만, 연기에 대한 총량만큼은 가득 차 있습니다."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난 배우 신혜선이 12년 동안 꾸준히 연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12년 KBS2 '학교 2013'으로 데뷔해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대중에게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매 작품 캐릭터에 매료돼 매력을 극대화하던 그는 인터뷰 현장에서 수수한 차림새로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했다. 내향적이고 에너지의 총량이 작다고 이야기했지만, 신혜선만의 긍정과 털털함으로 활기 넘치는 현장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오는 15일 개봉을 앞둔 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관음증 환자와 '관종'(지나치게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의 만남, 비정상들이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신혜선은 극 중 남의 관심을 훔쳐 사는 인플루언서 한소라 역을 맡았다.
사진=영화 '그녀가 죽었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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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절대 '관종'이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작품을 하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쿨한 척하는 관종일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관심을 받는 건 부담스러운데, 반대로 안 받는 것도 속상합니다(웃음)."

신혜선은 "배우 일하면서 좋은 쪽으로 관심을 많이 받는 게 긍정적이다. 직업적인 면이 아닌 쪽으로의 관심은 부담스럽다. 배우 일할 때와 실제 내 성격엔 괴리감이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긍정적으로 융합되는 것 같다"면서 웃어 보였다.

그는 평소 SNS를 즐기지 않는다. 신혜선은 "개인적으로 SNS 하는 게 힘들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 연예인으로서 해야 하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하는 건 절대 아니다. 즐기는 수준은 아니지만, 적당히 할 때가 되면 느낌이 온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사진=영화 '그녀가 죽었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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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하러 감독님과 핫 플레이스를 여러 군데 왔다 갔다 했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어딘가를 다니는 건 난생처음 하는 일이었어요. 영화 촬영보다 감독님과 사진 찍으러 다닌 게 더 일로 느껴질 정도였어요(웃음). 묘한 게 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열정이 솟구치더라고요. 칭찬받으면서 점점 더 재미를 붙였습니다."

매 작품 열연을 펼쳐온 신혜선은 이번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로 낯설고 어렵다고 느껴지는 분야에도 최선을 다하면서 흥미를 발견했다. 그는 "전보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자신을 보이는 게 쉽지 않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기도 했다.

2017년 개봉한 영화 '하루' 후 7년여 만에 신혜선은 배우 변요한과 다시 만났다. 그는 "'하루' 찍었을 당시엔 선배 느낌이 굉장히 강했다. 그땐 자주 만나고 대사를 주고받는 역할은 아니라 아쉬웠다. 이번엔 대적하는 캐릭터로 만났다. 서로 이겨 먹으려는 호흡이 포인트였는데, 생각보다 더 잘 맞았다"면서 만족감을 내비쳤다. 이어 "연기하면서 바퀴가 잘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에너지가 어우러지는 느낌도 좋았다"면서 긍정적으로 이야기했다.
사진=영화 '그녀가 죽었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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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미지가 어떤지 확실하겐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그래서 탈피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어요. 그러나 현 상황에서 상반된 캐릭터에 매력을 더 크게 느끼는 건 사실입니다. '그녀가 죽었다'를 택했을 땐 드라마 '철인왕후'를 하던 시기였어요. 대비된 특성에서 매료됐습니다."

신혜선은 '그녀가 죽었다'와 '철인왕후'를 동시에 촬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체력적으론 힘든 점도 있었지만, 맡은 역의 성격은 상반돼서 오히려 좋았다. 비슷했다면 헷갈리고 어려웠을 것 같다"면서 눈길을 끌었다. 신혜선은 로맨스 코미디부터 스릴러까지 장르 불문하고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최근 제 (내향적) 성향을 나타내는 게 창피하다고 느껴지기도 했어요. 이젠 활기차게 사는 이미지를 갖고 싶어요(웃음). 제가 어린 나이도 아닌데, 의욕적으로 살지 않는다는 걸 최근에 깨달았어요. 조금 더 에너제틱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습니다."

평소 집에서의 시간을 즐긴다던 신혜선은 보다 활기찬 삶을 꿈꾼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요즘 운동의 비중을 늘린 덕분에 부모님께서도 칭찬을 해주셨다"면서 흐뭇해했다.
사진=영화 '그녀가 죽었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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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죽었다'가 개봉되기까지 3년여간의 시간이 걸렸다. 신혜선은 "여러 가지 상황이 있었다. 편집에 더 신경 쓰실 수 있는 기간이 생겼다. 묵혀놓고 있었던 게 아니고 시기를 보고 있었던 것뿐이다. 개봉이 안 될 거란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면서 긍정적인 면모를 보였다. 드디어 오는 15일 작품 공개를 앞둔 그는 "내 눈으로 볼 수 있게 돼서 행복하다. 흥행을 떠나서 내 인생에서 의미가 깊다"고 이야기했다.

'범죄도시4'와 개봉 시기가 겹친 것에 대해 그는 "이기고 지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다. 두 영화 모두 잘 되면 좋다. 각자 매력이 있는 작품이라 함께 활성화되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어 신혜선은 '그녀가 죽었다'를 'MZ 스릴러'라고 정의했다. 이유로는 "군더더기 없다. 스트레이트로 속도감 있고 지루함 없이 자기 할 말만 하는 영화다"라고 어필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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