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이 속편 제작 가능성에 대해 “아직 아이디어가 없다”고 밝혔다.

‘극한직업’은 지난달 23일 개봉한 후 21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전날까지 132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7번방의 선물’을 제치고 역대 코미디 영화 흥행 1위에 등극했다. 또한 ‘도둑들'(1298만)을 제치고 역대 박스오피스 6위에 올랐다. 이 기세라면 ‘아바타'(1333만), ‘베테랑'(1341만)를 뛰어넘는 것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이병헌 감독은 ‘극한직업’ 2탄에 대해 “나도 궁금하다. 아직 아이디어가 없다. 투자사, 제작사와도 깊게 얘기를 나눠 본 적이 없다”면서 “배세영 작가가 초고를 써준다면 해보겠다고 농담처럼 말한 적 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코미디 영화의 매력으로 ‘웃음’을 꼽았다. 그는 “웃음은 행복을 유발한다”며 “단발적인 웃음이든 여운이 남는 웃음이든 그 순간만큼이라도 웃음은 행복을 준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영화 ‘극한직업’ 스틸컷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극한직업’ 스틸컷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극한직업’ 스틸컷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정통 코미디 장르의 영화로 이 같은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 이 감독은 “배우들의 명연기가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공을 돌렸다. 이 감독은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관찰하고,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로 이야기하고, 흔하고 진부한 이야기라도 재미있어 한다. 진부해졌다는 건 그만큼 재미가 있어 많이 사용됐다는 뜻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 번 더 비틀어 재사용하는 것을 즐긴다. 클리셰를 깨고 웃음을 유발하고 그것이 성공했을 때 오는 쾌감이 크기 때문이다”며 “감동 코드를 섞지 않은 건 싫어해서가 아니라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을 비롯해 신하균, 오정세까지 캐스팅을 마쳤던 순간을 가장 기뻤던 때로 꼽았다. 그는 “류승룡 선배의 캐스팅으로 안정감이 생겼고, 그 안정감을 바탕으로 신선하고 새로운 조합을 완성할 수 있었다”며 “게다가 신하균, 오정세라니. 자신감이 불쑥 솟았고, 캐스팅을 완료했을 때 ‘아, 내 할 일은 끝났구나’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힘내세요, 병헌씨’ ‘스물’ ‘바람 바람 바람’에 이어 네 번째 장편영화인 ‘극한직업’으로 천만영화 감독에 등극했다. 그는 “가족 시사회 때 온 가족이 다 함께 봤다. 영화를 10년 넘게 했고, 네 번째 장편인데 관람 후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며 “그들이 꾸준히 좋아하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이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수사극이다.

◆ 이하 이병헌 감독 일문일답

1. 네 번째 장편 연출작만에 첫 천만 관객 돌파 영화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요즘 거실에 걸려있는 첫 장편 ‘힘내세요, 병헌씨’ 포스터에 눈이 많이 갑니다. 개인적으론 이런 작은 영화도 많은 이들에게 소개됐으면 하는 바람이 떠오르기도 하면서, 지금은 우선 그저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함께 작업한 스탭 분들 배우 분들 얼굴이 하나하나 스치는데, 모두 즐거워하고 있어 행복하고, 무엇보다 관객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2. 흥행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감독 입장에서 흥행 요인을 꼽는다면?
어려운 질문입니다. 내가 만든 영화를 스스로 분석하는 것은 필요한 작업이지만 드러내기엔 예민한 지점이 있습니다. 그래도 편하게 말 할 수 있는 건 배우들의 명연기가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3. 휴먼 감동 코드가 섞이지 않은 ‘정통 코미디’ 장르로는 경이적 기록이다. 코미디 감수성의 원천은 무엇인가?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관찰하고,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로 이야기하고, 흔하고 진부한 이야기라도 재미있어 합니다. 진부해졌다는 건 그만큼 재미가 있어 많이 사용됐다는 뜻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전 그걸 한 번 더 비틀어 재사용하는 것을 즐깁니다. 클리셰를 깨고 웃음을 유발하고 그것이 성공했을 때 오는 쾌감이 크기 때문입니다. 감동 코드를 섞지 않은 건 싫어해서가 아니라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입니다.

4. 코미디 영화의 매력은 무엇인가? 앞으로도 코미디 장르로 한 우물을 팔 생각인가? ‘이병헌표 코미디는 말맛’이라는 평가를 듣는 것에 대한 소감은?
코미디의 매력은 당연히 웃음입니다. 웃음은 행복을 유발합니다. 단발적인 웃음이든 여운이 남는 웃음이든 그 순간만큼이라도 웃음은 행복을 준다고 믿습니다. 코미디는 그런 면에서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우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정통 코미디는 처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전 작품들은 웃음보다 감정을 따라가는 게 더 중요한 작품이었고, ‘극한직업’은 상황을 따라가는 코미디로 웃음 자체가 중요한 의미가 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장르가 다르다고 생각될 만큼 결이 많이 다릅니다. 어떤 이야기인가 필요한 이야기인가 하고 싶은 이야기인가 이것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 그 이야기에 코미디가 어울리지 않는다면 굳이 끌어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병헌표라는 말에 대해 아직 좀 부끄럽고 민망하지만 말맛이 주요하단 평가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각적인 표현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진 평범한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에 더 관심이 갑니다. 그런 영화를 해왔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했고, 수없이 수정하며 만든 대사들인지라 고마울 수밖에 없습니다.

5. 이번 영화를 준비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모든 순간들이 기쁘면서도 힘들었지만… 캐스팅을 완료한 시점이 기뻤던 순간으로 뽑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류승룡 선배의 캐스팅으로 안정감이 생겼고, 그 안정감을 바탕으로 신선하고 새로운 조합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신하균, 오정세라니. 자신감이 불쑥 솟았고, 캐스팅을 완료했을 때 ‘아, 내 할 일은 끝났구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모두 신뢰할 수 있는 배우들이었고 새로웠습니다. 생각만 해도 재밌었습니다. 힘들었던 순간은 첫 시퀀스의 추격신과 차량 추돌신을 찍을 때였는데, 기상 관측이래 111년 만의 폭염 아래 4일간 촬영했습니다. 스케줄 여건상 피해갈 수 없는 날짜였습니다. 보통의 추격신, 추돌신이라고 하면 많은 커트와 테이크를 필요로 하지만 살인적인 폭염에 충분한 휴식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제한적인 상황에서 정확한 계산 아래 꼭 필요한 커트만, 최소한의 테이크로 찍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힘들어하는 배우 스태프들에게 미안하기도 했고, 집중해서 철저히 계산을 해야 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더 힘들었습니다.

6. 영화 속 수많은 장면 중 감독으로서 가장 애정이 가는 장면을 꼽는다면?
위에 언급한 추격, 추돌신입니다. 다른 영화인이 보면 엉성하게 보일 수 있을지 모르는 그 장면이 그래서 더 애정이 갑니다. 할 수 없는 걸 스태프, 배우들이 그렇게라도 해낸 것이기 때문입니다.

7. 드라마 ‘멜로가 체질’ 시나리오 작업 중이라고 들었다. ‘멜로가 체질’ 소개 및 드라마 이후 차기작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3월부터 촬영에 돌입합니다. 하반기 편성 예정으로, 30대 여자 친구들의 일과 연애담을 소소한 수다로 녹여내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이후 차기작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고, 드라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8. 시나리오 작가와 연출가 두 가지 일을 병행하고 있다. 각각의 작업이 가지는 매력은?
여름에 겨울이 그립고 겨울에 여름이 그립 듯 현장에 있으면 책상이 그립고 책상에 있으면 현장이 그립습니다. 연출가를 그리워하게 해주는 작가, 작가를 그리워하게 해주는 연출가. 그게 매력인 거 같습니다.

9. ‘극한직업’ 2탄에 대한 관객들의 궁금증이 많은데.
저도 궁금합니다. 저는 아직 아이디어가 없고, 사실 투자사, 제작사와도 깊게 얘기를 나눠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배세영 작가가 초고를 써준다면 해보겠다고, 농담처럼 말한 적은 있습니다.

10. 어떤 감독이 되고 싶은가?
‘극한직업’ 가족 시사회 때 온 가족이 다 함께 봤습니다. 영화 10년 넘게 했고, 네 번째 장편인데 관람 후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처음 봤습니다. 그들이 꾸준히 좋아하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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