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사진=텐아시아 DB
유아인 /사진=텐아시아 DB
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에 경찰이 체포 영장의 칼을 빼들지 주목된다.

15일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유아인의 마약 혐의 수사 일정과 관련 "소환조사는 일정을 조율해 조속한 시일 내에 하겠다"고 밝혔다.

우 본부장은 시일을 묻는 질문에 "피의조사자 측에서 소환 일자와 시기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부연하며 말을 아꼈다. 이어 '지속적으로 유 씨가 조사를 거부할 경우 체포나 구속 영장 신청도 고려하냐'는 질문에 대해 우 본부장은 "최대한 신속하게 출석 일자를 조율해 조사하겠지만, 그게 안 되면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전하며 체포 및 구속 영장 신청 가능성을 언급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던 유아인은 소환 조사 과정에서 줄곧 '경찰 수사 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을 주장하며 비공개가 아니면 조사를 받지 않겠다고 버티는 등 경찰을 애 먹이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진행 예정이었던 2차 소환 조사에서 조사 시일이 공개됐다는 이유로 조사를 거부하고 유턴해 돌아갔다. 앞선 1차 소환 조사 역시 한 차례 연기를 요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유아인 변호사 측은 경찰이 비공개 수사를 약속했지만, 경찰에 의해 유아인의 출석 일정이 공개됐다며 "이미 일정이 공개된 상황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비공개 소환의 원칙에 맞도록 다른 경로로의 출입 등 가능한 조치를 취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아인에 대한 소환은 사실상 공개소환이 돼 부득이 출석 일자 변경에 관한 협의를 경찰에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경찰과 유아인 측은 소환 조사 관련 조율을 진행 중이다. 다만, 경찰과 유아인 측은 변함 없이 비공개 조사를 주장하고 있고, 그 과정 속에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찰은 전례 없이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 역시 비공개가 아니면 조사 안 받겠다는 유아인의 행보에 대해 '무리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변호사는 텐아시아에 "경찰의 소환에 3번 이상 불응하게 될 경우 체포영장 발부 사유가 된다"며 "아마 이번 소환의 일방적 불응으로 (검찰 수사 단계에서도) 구속영장 신청 사유가 하나 늘었을 것이라고 보여진다"고 전한 바 있다.

'유턴 노쇼'라는 사상 초유의 해프닝을 벌이며 수사에 비협조적인 유아인에 대해 경찰이 '체포영장'이라는 강력한 칼을 빼들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경찰은 유아인이 총 5종의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유아인의 모발·소변에서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 등 4종의 마약류 성분이 검출됐다는 감정 결과를 넘겨받았고, 이후 유아인의 의료기록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을 의료 이외 목적으로 처방받은 정황을 포착해 수사해 왔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