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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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생 배철수가 35주년을 맞은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며,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25일 서울 마포구 M라운지에서는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이하 음악캠프) 35주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DJ 배철수와 남태정 PD가 참석해 프로그램의 역사와 의미, 그리고 최근 발매한 솔로 앨범 '플라이 어게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앨범은 배철수가 1985년 발표한 '배철수 사랑이야기' 이후 무려 40년 만에 선보이는 솔로 음반이다. 그는 "이번 앨범은 '마지막 같은 것'이 아니라 '진짜 마지막'이다"라며 "누군가 농담처럼 '음반 나왔으니 음악 프로그램 나가야겠다'고도 했지만, 이 앨범은 내 음악 인생을 정리하는 마지막 작품이고, 앞으로 추가 활동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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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DJ로서의 여정을 되돌아본 배철수는 '음악캠프'가 이처럼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었던 건 MBC 라디오의 지원 덕분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배철수는 "지금은 후배 DJ들이 '배철수처럼 해야겠다'고 하지만, 나는 초반에 괴상한 DJ였다. 말도 함부로 하고, 가끔 비속어도 썼다"고 웃으며 회상했다. 이어 "당시 다른 DJ들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이듯 방송하며 히트곡만 틀었지만, 나는 투박한 목소리로 록 음악이나 긴 곡을 자주 틀었다. 그런 나를 MBC 라디오가 받아주고, 여기까지 함께 해준 것이 정말 뜻깊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2시간씩 생방송을 하다 보면, 나도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날 때가 많다.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늘 '거짓말은 하지 말라'고 한다. 기억이 안 나는데 거짓말을 하면 말이 달라지고, 청취자들의 신뢰를 잃게 된다. 그러면 프로그램도 끝나는 거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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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캠프'의 청취자층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배철수는 "이 프로그램은 분명 오래된, 늙은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3040대가 주 청취자였는데, 지금 그분들은 6070대가 됐다. 하지만 현재도 주 청취층은 여전히 30~40대다. 나이 드신 분들은 대부분 트로트를 듣느라 바쁘시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나는 여전히 같은 마음으로 방송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프로그램도 변하고, PD도 많이 바뀌었고, 청취자도 바뀌었다. 결국 지난 35년 동안 계속 변화하면서 여기까지 굴러온 것 같다.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르겠다. 세상이 변한 거다"라고 호탕하게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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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음악캠프' 시절까지 포함하면 배철수는 총 38년간 라디오 진행을 해온 셈이다. 그는 "오래 한 건 맞지만, 너무 오래했는지는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웃어 보였다. 그는 "대한민국 단일 프로그램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방송일 것이다. 지금은 35주년에 접어들었다. 지난 19일이 '음악캠프'의 생일인데, 제작진이 축하해주러 올라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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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MBC 라디오에서 내가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청취자들도 내가 쓸모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 본다. 건강이 허락되는 한 계속하고 싶다. 언제 끝날지는 나도 모른다. 청취자들이 결정하실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루하루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소망했다.

배철수는 "예전엔 방송 10~20년쯤 했을 때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지금은 70살이 넘었다. 이제 와서 새로운 일을 하기엔 늦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하는 방송을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해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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