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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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수는 기억에 남는 청취자를 묻는 말에 권민지 일러스트레이터를 언급하며, 그간의 특별한 일화를 풀어냈다.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라운지에서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이하 '음악캠프') 35주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배철수, 남태정 PD가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음악캠프 '35년의 이야기와 새 앨범 'Fly Again'을 발매한 배철수의 음악적 여정을 나눴다. 라디오와 음악, 두 세계에 오가며 쌓아온 시간을 되짚으며 프로그램의 의미와 변화를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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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수는 '음악캠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이며, 방송이 자신의 일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아침에 눈을 뜨고 저녁에 잠들기까지, 하루 중 스튜디오에서 방송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나이가 들어 체력은 떨어졌고, 종일 빌빌거린다. 만나기만 하면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서, PD들이 '만성피로'를 줄여 '만피 배철수 옹'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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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운데 방송엔 에너지를 쏟는다고. 배철수는 "보통 방송 2시간 전쯤 일찍 출근해서 청취자들의 신청 곡을 하나씩 들여다본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곡이 있으면 미리 들어본다. 그런 시간이 정말 행복하다. 방송이 시작되는 오후 6시 정각이 되면, 텐션이 확 올라간다"며 미소 지었다. 그리고 "이 시간이 애청자들에게도 소중하겠지만, 나에게도 마찬가지로 귀한 시간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계를 꾸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냐. 늘 감사하고 있다"고 진심을 전했다.

기억에 남는 청취자에 관해 묻자 배철수는, '음악캠프'가 누군가의 인생에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사람은 라디오를 가볍게 듣지만, 또 어떤 사람은 인생을 걸고 심각하게 듣는다. '음악캠프'를 들으며 인생이 바뀌었다는 분들도 있었다. 문화계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음악캠프'였다는 이들도 있었고, 실제 문화계 종사자들과 인터뷰를 해보면 학창 시절, 또는 인생의 한 시점에 '음악캠프'를 열심히 들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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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분들이 내 방송을 통해 선한, 좋은 영향을 받았다면 그것만으로도 지금까지 방송을 해온 보람이 충분하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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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수는 자신의 앨범 굿즈를 맡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사례도 소개했다. "지금 앨범 재킷 디자인과 티셔츠 제작 등 굿즈 작업을 함께하는 일러스트레이터는 폴란드 유학 시절부터 '음악캠프'를 들었다고 하더라.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를 졸업하고 지금은 '음악캠프'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함께하고 있다.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 티셔츠 등 다양한 작업을 함께 했다"며 자랑스럽게 덧붙였다.

배철수는 방송을 그만둘 뻔했던 위기도 있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1990년대 초반, 나보다 나이 많은 선배들과도 잘 지냈다. 그 시절에는 국장, 부장급 간부들이 형들이었고, 나를 좋아해 주셨다. 인사도 크게 하고 다녔다. 하지만 10명이 있으면 10명이 다 좋아할 수는 없다. 유난히 나를 싫어했던 국장이 한 분 계셨는데, 그분의 임기 동안 그만둘 위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왜 그분이 나를 싫어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그냥 스타일이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다. 머리와 수염이 길고, 여름에는 가죽 샌들을 신는 등 '예수님 스타일'이었는데, 방송국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고비를 잘 넘겼다. 고비마다 다른 일을 해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생각보다 내가 결단력이 약하다. 결국 못 그만뒀다"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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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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