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하늘이 이런 고민을 했던 이유는 이번 촬영 기법 때문이다. 이 영화는 극 중 우상의 연쇄살인범 추적 과정을 실제 라이브 방송처럼 담아냈다. 원테이크로 촬영해 '실시간'의 느낌을 살렸다.
"영화를 찍을 때 컷을 하는 이유는 속도감을 조절하기 위해서예요. 이 작품은 원테이크라 컷이 없어 그럴 수가 없죠. 제가 알아서 속도감을 조절해야 했어요. 표정 등 많은 걸 디테일하게 신경 썼어요. 원테이크라서 사람들이 볼 때 불편한 느낌도 있을 거예요. 불편함에서 오는 긴장감으로 라이브 방송의 느낌을 살리겠다는 의도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우상의 강렬한 캐릭터로 영화를 풀어나가야 더 재밌겠다 싶었어요. 과시적인 스타일링이 캐릭터의 특징을 짙게 할 거라고 생각했죠. 올백머리도 하고 문신에 귀걸이도 한 이유예요. 옷도 원래는 검정 슈트에 화이트 셔츠, 검정 넥타이와 같은 평범한 스타일이었어요. 영화 예산이 크지 않아서 조심스럽게 의상팀, 분장팀에게 '혹시 쓰리피스 정장으로 할 수 있겠냐'고 물었는데 가능하다며 좋다고 했죠."
우상은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자만하기까지 하는 인물. 강하늘이 우상에 흥미를 느낀 이유도 '비호감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강하늘은 "우상은 내가 평소 가까이하기 싫어하는 스타일의 사람"이라고 말했다.
"우상은 허세 가득하고 말만 번지르르해요. 겉포장은 돼 있는데 내실이 없죠. 제가 싫어하는 스타일의 사람을 연기한다는 게 재밌었어요. 연기를 준비하는 기간에는 '나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했다면, 촬영할 때는 '나라면 이 상황에서 싫은 게 뭘까'를 생각했죠. 다가가는 방식이 달랐어요."

"영화가 그런 상황들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있지 않아요. 제가 관객들에게 '우리 영화로 이런 걸 느껴라'라고 요구하는 건 주제넘은 일입니다. 다만 사이버렉카를 볼 때 잠깐이라도 우리 영화가 번뜩 생각난다면, 영화로서 관객들에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일을 한 게 아닐까 싶어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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