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코미디서 뜬금없는 공포씬
맥락도 재미도 없는 장면에
시청자들 공포심만 자극
시대착오적 연출 지적
맥락도 재미도 없는 장면에
시청자들 공포심만 자극
시대착오적 연출 지적
로맨틱 코미디 장르 속 시대착오적 장면이 연출돼 뭇매를 맞고 있다. 최근 방송된 '엄마친구아들'의 한 장면이 화두에 올랐다. 올해 나온 신작인 점과 더불어 여성이 주 시청층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 같은 장면은 문제가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 방송된 tvN 드라마 '엄마친구아들'에서는 밤에 바람 쐬러 나온 정소민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혼자 길을 걷다가 누군가 뒤쫓아온다는 오싹함을 느껴 뛰기 시작했다. 정소민에 뒤에 있던 정체는 알고보니 정해인이었다.
정소민은 깜짝 놀라며 정해인에게 소리쳤다. 정해인은 "너야말로 갑자기 뛰고 난리냐, 한번 뒤돌아보면 될 것을"이라고 반박했다. 정소민은 "차라리 이름을 부르지 그랬냐"며 놀란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런데도 정해인은 끝까지 사과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이 옳다는 듯 굽히지 않는 태도를 취했다.
정해인은 "우리는 이게 문제다"라며 '쌍방 잘못'인 양 상황을 해석했다. 그러면서 "자꾸 서로한테 (잘못을) 미룬다. 변명하고 책임 전가한다. 정작 할 말은 못 해서 빙빙 돌리다가 시비나 붙고 싸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장면에 일부 시청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혼자 밤거리 걸을 때 으스스한 인기척을 느끼는 건 여성의 입장에서 심심치 않게 느끼는 치명적 공포라는 지적이다. 특히 여성 대상 범죄가 심각한 사회에서 미디어를 통해 해당 장면을 대수롭지 않게 연출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거다.
정해인은 정소민에게 '서로'의 잘못이라고 주장했지만, 시청하는 입장에서는 정해인의 일방적 잘못에 불과했다. 정해인이 인기척을 했다든지, 정소민이 소스라쳤을 때 곧장 사과했다면 다툼으로 번지지 않았을 거라는 이유다. 더불어 해당 작품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의아함을 배가했다. 2020년 방송된 JTBC 드라마 '런 온'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해당 작품에서는 신세경이 놀라자 임시완이 계속해서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다. '엄마친구아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장면을 통해 여성 시청자들에겐 공감을, 남성 시청자들에게는 간접적으로 주의를 줬다.
지난 5일 진행된 '[감독판] 내 이름은 김삼순 2024(4K)' 기자간담회에서 감독은 "19년 전 시대 감각을 지금 20~30대 시대 감각으로 봤을 때 이게 과연 (흥미롭게) 볼 수 있을까? 싶더라”라고 밝혔다.
감독은 현빈이 연기한 캐릭터에 관해 "태도, 화법 등이 지금 시대 감각과 전혀 맞지 않았다. 그래서 서사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컷이나 대사를 최대한 덜어냈다"고 설명했다.
4년 전에 공개된 '런 온'에 이어 2005년 신드롬을 끌었던 '내 이름은 김삼순'까지 시청자들을 고려해 세심하게 연출하는 반면, '엄마친구아들'은 올해 만들어진 작품인데도 시대착오적인 연출을 감행했다. 연출진은 시청자보다 빠르고 민감하게 시류를 읽어야 하며 그만큼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정소민은 깜짝 놀라며 정해인에게 소리쳤다. 정해인은 "너야말로 갑자기 뛰고 난리냐, 한번 뒤돌아보면 될 것을"이라고 반박했다. 정소민은 "차라리 이름을 부르지 그랬냐"며 놀란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런데도 정해인은 끝까지 사과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이 옳다는 듯 굽히지 않는 태도를 취했다.
정해인은 "우리는 이게 문제다"라며 '쌍방 잘못'인 양 상황을 해석했다. 그러면서 "자꾸 서로한테 (잘못을) 미룬다. 변명하고 책임 전가한다. 정작 할 말은 못 해서 빙빙 돌리다가 시비나 붙고 싸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장면에 일부 시청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혼자 밤거리 걸을 때 으스스한 인기척을 느끼는 건 여성의 입장에서 심심치 않게 느끼는 치명적 공포라는 지적이다. 특히 여성 대상 범죄가 심각한 사회에서 미디어를 통해 해당 장면을 대수롭지 않게 연출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거다.
정해인은 정소민에게 '서로'의 잘못이라고 주장했지만, 시청하는 입장에서는 정해인의 일방적 잘못에 불과했다. 정해인이 인기척을 했다든지, 정소민이 소스라쳤을 때 곧장 사과했다면 다툼으로 번지지 않았을 거라는 이유다. 더불어 해당 작품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의아함을 배가했다. 2020년 방송된 JTBC 드라마 '런 온'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해당 작품에서는 신세경이 놀라자 임시완이 계속해서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다. '엄마친구아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장면을 통해 여성 시청자들에겐 공감을, 남성 시청자들에게는 간접적으로 주의를 줬다.
지난 5일 진행된 '[감독판] 내 이름은 김삼순 2024(4K)' 기자간담회에서 감독은 "19년 전 시대 감각을 지금 20~30대 시대 감각으로 봤을 때 이게 과연 (흥미롭게) 볼 수 있을까? 싶더라”라고 밝혔다.
감독은 현빈이 연기한 캐릭터에 관해 "태도, 화법 등이 지금 시대 감각과 전혀 맞지 않았다. 그래서 서사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컷이나 대사를 최대한 덜어냈다"고 설명했다.
4년 전에 공개된 '런 온'에 이어 2005년 신드롬을 끌었던 '내 이름은 김삼순'까지 시청자들을 고려해 세심하게 연출하는 반면, '엄마친구아들'은 올해 만들어진 작품인데도 시대착오적인 연출을 감행했다. 연출진은 시청자보다 빠르고 민감하게 시류를 읽어야 하며 그만큼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