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SM 엔터테인먼트
사진 제공 = SM 엔터테인먼트
하나의 앨범도 여러 종류로 나오는 게 최근 가요계 트렌드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며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있는 반면, 소속사들이 앨범 종류를 늘려 수익을 극대화하는 탓에 팬의 부담만 커진다며 비판적으로 보는 쪽도 있다.

30일 가요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그룹 에스파가 내놓은 첫 정규앨범 '아마겟돈'(Armageddon)'의 종류는 총 21종에 달한다. 디자인별, 멤버별로 다양한 버전을 출시하면서 선택지가 다양해진 결과다. 형태는 다르지만 모두 에스파 정규 앨범의 종류 중 하나다.
에스파 '아마겟돈' 앨범 / 사진 = SM 스토어 갈무리
에스파 '아마겟돈' 앨범 / 사진 = SM 스토어 갈무리
에스파 '아마겟돈' 앨범 / 사진 = SM 스토어 갈무리
에스파 '아마겟돈' 앨범 / 사진 = SM 스토어 갈무리
제로베이스원은 이달 13일 발매한 '유 헤드 미 앳 헬로우'(You had me at HELLO)를 29종으로 출시했다. 단체 2종, 한정판 9종, 디지팩 9종, 제로즈 버전 9종으로 네 가지 버전이다. 멤버 수가 9명에 달해 각 멤버의 버전을 추가하다 보니 종류도 늘었다.

아이브는 지난달 29일 발매한 '아이브 스위치'(IVE SWITCH)를 다양한 버전으로 선보였다. 총 세 개 버전이며, 11종이다. 포토카드는 버전 별로 다르게 구성돼 총 30종이 됐다.

뉴진스도 24일 공개된 '하우 스위트'(How Sweet) 앨범을 스탠다드 버전과 위버스 버전 두 가지로 출시했다. 스탠다드 버전은 6종, 위버스 버전은 3종이다. 다만 뉴진스는 포토카드를 랜덤으로 지급하진 않아 포토카드를 모으기 위해 앨범을 사모아야 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제로베이스원 / 사진 제공 = 웨이크원
제로베이스원 / 사진 제공 = 웨이크원
이처럼 아이돌 그룹이 앨범을 여러 버전으로 내는 일은 흔하다. 음반 판매량을 늘려 높은 성적을 내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초동 판매량이 인기의 척도로 작용하기 시작하며 엔터사들이 음반 판매량 늘리기에 집중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여러 버전으로 앨범을 내는 경우 버전마다 다른 포토카드가 들어 있다. 팬들은 원하는 특정 포토카드를 손에 넣거나 '드래곤볼'(포토카드를 모두 모으는 것을 의미)을 위해 앨범을 수십 장에서 많게는 수백 장까지 앨범을 구매한다. 유튜브에서는 여러 장의 앨범을 개봉하는 '앨범깡'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를 두고 일부 팬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들은 한 가지 앨범이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되면서 소비자로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멤버 개인 버전으로 나오는 앨범은 가장 응원하는 멤버 커버로 선택해 사면 되기 때문에 사실상 큰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또, 앨범 판매량 증진에도 기여해 본인이 응원하는 아이돌 그룹이 좋은 성적 낼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 평가에 기여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비용적 부담이 커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포토카드 종류가 더 다양해지며 결국 포토카드를 모으기 위해 더 많은 앨범을 사야 하게 됐다는 것. 또, 팬이라면 모든 버전을 갖고 싶은 마음이 들기에 더 많은 돈을 쓰게 된다는 주장이다. 모두 사지 않고 골라서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온라인 구매 시 여러 버전 중 랜덤 발송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비싼 값을 주고 세트로 구매하거나 나눠서 구매할 이를 찾는 수고를 더해야 한다.

앨범을 몇 종류나 내는지는 소속사의 전략이다.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지점도 있다. 다만 팬들의 반복적인 지출이 어디까지 지속가능한지는 생각해봐야할 부분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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