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가요계는 여전히 하이브와 민 대표 사이 다툼으로 소란스럽다. 민 대표는 감성 호소에, 하이브는 한발 늦은 해명에 급급한 모습이다. 이들은 입장문, 반박문, 반박문에 대한 입장문을 연달아 내놓았다. 잠시라도 눈을 떼면 흐름을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양측은 끊임없이 목소리를 냈다.
지난달 22일 하이브가 민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하이브로부터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한 게 싸움의 시작이다. 민 대표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의 주장을 모두 반박하며 두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양측 모두 여기까지만 하고 법을 토대로 잘잘못을 가렸어야 했지만, 여론전으로 치달으며 서로 흠집 내기 바빠졌다.

이 과정에서 이어진 갑론을박은 또 한번 대중의 피로도를 높였다. 방 의장이 뉴진스 멤버들의 인사에 화답했는지는 문제의 본질과 큰 연관성이 없다. 방 의장이 안면인식 장애가 있는지 없는지도 이번 사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다. 이와 같은 자잘한 이슈가 계속 이어지고 있고, 대중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노출된다.
하이브와 민 대표의 소모적인 상호비방이 반복되자 대중은 지겹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X(옛 트위터)에서는 "하이브랑 민희진 얘기 듣기 싫어서 며칠 탈트(트위터에 접속하지 않음)한다", "피로감 든다" ,"하이브 민희진 이슈 벌써 질렸다. 알아서들 해라" 등의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반응이 이어지면 다툼 속 진실이 주목받기보다는 소모적인 한철 이슈로 지나갈 가능성이 높다.
팬과 대중들의 피로가 누적되며 K-팝 산업 전반에 대한 관심도 떨어지는 모양새다. 가뜩이나 엔터 4사 모두 1분기에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며 분위기가 침체한 상태다. 하이브와 민 대표의 싸움은 가까운 시일 내 마무리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장기전에서 더 이상의 여론전은 하이브에게도 민 대표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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