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공백 초래한 전공의들 이탈과 tvN '전공의생활'에 튄 불똥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스틸컷.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스틸컷.
최근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로 인해 생긴 공백으로 의료계에 적색 신호가 켜지면서 의사들을 주제로 한 드라마까지 영향이 가고 있다.

26일 방송계에 따르면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전공의생활)' 제작진은 의사정원 확대를 둘러싼 의사들과 정부간 갈등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십오야'에는 2020년과 2021년 방영됐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의 스핀오프 '전공의생활' 관련 티저 영상이 게재됐다. '전공의생활'은 종로 율제배경을 배경으로 산부인과 전공의들의 병원 생활을 그리는 드라마로 배우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 정준원 등이 출연한다. 문제는 이 내용이 의사를 다루다보니, 민감한 여론전의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사진=유튜브 '채널 십오야' 영상 캡처본.
사진=유튜브 '채널 십오야' 영상 캡처본.
해당 티저 영상에는 전공의들의 파업 이후, 비난의 목소리가 담긴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언젠간 파업할 전공의 생활 티저 잘 보고 갑니다', '역시 판타지 드라마', '파업하는 것도 나오냐' 등의 댓글들이 자리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의료계 이슈에 전공의를 소재로 한 '전공의생활'에도 불똥이 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방송됐던 JTBC '라이프'도 의사 드라마의 대표격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대학병원 내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다루고 있는 '라이프'는 방영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한 장면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상국대병원 총괄사장으로 새롭게 부임한 구승효(조승우)가 의사들과 팽팽하게 의견 대립을 하는 장면은 현 상황을 잘 반영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JTBC '라이프' 방송 캡처본.
사진=JTBC '라이프' 방송 캡처본.
지방의료원 활성화를 위해 필수과들의 일부를 지방으로 옮기자는 구승효의 말에 의사들은 집단 반발하며 의견을 내세운다. 구승효는 "인종·종교·사회적 지위를 떠나서 오직 환자에 대한 의무를 지키겠노라 선서하신 우리 의사 선생님들께서 이제 우리 땅 소외된 곳을 몸소 가서 돕고 싶다고 해서 모였다고 난 알고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의사들은 "지방의료원 활성화도 좋지만, '너, 너, 너 짐 싸서 가' 사실 이런 거 아니냐"라고 반발했다. 이 말을 들은 구승효는 "작년에 이 캠퍼스에 있던 검진센터를 강남으로 옮긴 것으로 아는데 그때도 이런 반응이었냐"라고 되물었고, 산부인과 과장은 "이게 그거랑 어떻게 같냐"라고 반박했다.

'전공의생활'의 상반기로 예정된 방영 일자 확정은 좀 더 신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되면, 예정대로 방영이 가능하지만 장기화될 경우 방영이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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