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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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과 더불어 직업 하나를 더 추가한 스타들이 있다. 콘텐츠에 나오는 사람이 아닌 콘텐츠를 기획하는 제작자로 변신한 것. 배우 정우성부터 코미디언 송은이까지 자신의 영역을 넓혀갔다.

작품의 모든 관리를 책임지는 사람을 제작자라고 한다. 기획, 마케팅, 배급, 예산 편성 등 제작 전반에 걸쳐 관여하고 이끌어간다. 작품 자체에 집중하는 감독과는 또 다른 개념이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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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은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제작에 참여했다. 동명의 최항용 감독 단편영화를 8부작 시리즈로 늘려 선보였다.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고요의 바다는' 정우성의 두 번째 도전이었다. 앞서 '나를 잊지 말아요'(2016) 제작에 참여한 바 있다. 정우성은 "역시 제작은 어렵더라. '나를 잊지 말아요'는 직접 출연까지 해 제 3자의 시점을 놓친 기억이 있다"며 "'고요의 바다'는 제작자로서만 참여했다.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려는 순발력을 배웠다"고 털어놨다. 제작자의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제작자가 정우성, 출연 배우가 공유, 배두나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기에 화제를 끌었지만 정작 공개 이후 "개연성이 부족하다", "늘어진다" 등의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영화 '범죄도시3' 스틸컷. /사진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영화 '범죄도시3' 스틸컷. /사진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의 주인공 마동석 역시 공동제작자로 이름을 올렸다. 시나리오 기획하는 부분에 많은 참여를 한다고. 연출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범죄도시'는 연속 흥행에 성공했다. 시즌2, 3가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범죄도시'는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시리즈물로 자리 잡았다.

마동석을 따라 제작자를 도전한 배우도 있다. 그는 지난달 22일 SBS '동상이몽2'에 출연해 "1인 제작자 대표로서 여러 업무를 봐야 한다"며 제작자로서의 일상을 공개했다. '무빙' 제작사와 함께 회의에 참석해 드라마 제목, 배우 캐스팅에 관여했다. 골프를 소재로 한 드라마 제작 중이다. 박형준은 롤모델로 마동석을 꼽으며 "제작자로서 꿈을 이뤄보고 싶어 회사를 창립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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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배우 김윤진이 '도그데이즈' 공동 제작에 나섰다. '해피 디 데이'의 판권을 구입한 뒤 '국제시장'을 제작한 JK필름과 함께 제작에 참여했다. 김윤진은 출연과 더불어 제작에 나선 소감으로 "마음이 불편했다. 사람들 눈치를 보게 된다"고 털어놨다. 직접 캐스팅하는 과정도 어렵고 힘들었다고. 제작자와 배우로서만 작품에 참여하는 것은 정말 다르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송은이도 '오픈 더 도어'(감독 장항준)를 통해 영화제작자 데뷔를 마쳤다. 송은이는 "영화 제작에 대한 상상은 늘 했지만, 고민이 깊었다. 단편으로 시작했는데 장편으로 확정되면서 제작비가 10배 이상 늘어났다"고 전했다. 베테랑 방송인 송은이의 색다른 도전이었다.

제작자의 길에 뛰어든 이들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미 한 분야에 오랫동안 몸담아온 스타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도전을 마다하지 않은 것은 의미가 있다. 제작자로서 성장할 이들의 앞날이 기대된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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