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김한민 감독 인터뷰
![김한민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BF.35377947.1.jpg)
이순신 3부작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그려진다. '명량'의 용장(勇將)으로서의 면모 지닌 최민식, '한산'의 지장(智將)으로서의 모습 담은 박해일, '노량'은 현장(賢將)으로서의 태도 지닌 김윤석까지. 이순신의 겉모습은 달랐지만, 동일한 것은 지난한 전쟁을 견뎌내고 무사로서의 기개를 지닌 그야말로 성웅(聖雄)이었다. 7년간 진행된 임진왜란을 버티듯, 꿋꿋하게 이순신을 그리고자 했던 김한민 감독의 집요한 묵묵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BF.35378610.1.jpg)
10여년 간의 프로젝트를 준비해오면서 부담감도 컸을 테지만, '노량'은 의외로 담백하고 고요하게 밀어붙이는 구석이 있다.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의 입을 빌어 '완전한 항복'에 대해 표현하고 싶었다고. 그는 "'노량'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찾았던 것 같다. '완전한 항복'이라는 대사가 이 노량을 만드는 의미이자 대의라고 판단했다. 사실 '난중일기'의 어디를 봐도 그런 대사는 없다. 하지만 완전한 종결이라는 것이 이순신 장군이 바라던 전쟁의 모습이 아니었겠느냐는 생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BF.35378603.1.jpg)
"나의 죽음을 적들에게 알리지 마라" 누구나 익숙하게 한 번쯤은 들어본, 이순신이 전사하기 전에 내뱉었던 말을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밝힌 김한민 감독은 "그 장면은 뺄까도 생각했다. 괜히 찍었다가 득이 될 것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빼는 것이 오히려 참신하지 않겠느냐는 얕은 생각도 했다. 다만 타이밍적으로 관객들이 원할 때 말고 다른 곳에 넣자고 생각했다"라며 고민했던 지점을 털어놨다.
오랜 기간 영화를 제작하며, 7년간 진행된 임진왜란을 들여다보며 느낀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어떤지 묻자 김한민 감독은 "임진왜란은 한마디로 처참했지만 지리한 전쟁이었다. 그 중심에 이순신과 백성들이 있었다. 이순신은 들여다보면 볼수록 위대한 면모가 드러나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10여년간 이순신 삼부작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장군이 한 번도 꿈에 나오지 않았다며 "아마 이순신 장군에게도 거슬림이 없어서이지 않을까(웃음) 그랬다면 호통을 치셨을 텐데. 나름 위안으로 삼는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BF.35378605.1.jpg)
극 중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에 박용우, 광해 역에 이제훈, 이순신의 셋째 아들 이면 역에 여진구가 특별 출연한다. 어떠한 인연으로 '노량'에 특별출연을 하게 되었는지 연유를 묻자 김한민 감독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임팩트 있게 해줄 만한 배우가 누구일지를 생각했을 때, 박용우 배우였다. 두말 하지 않고 해주더라. 광해 역의 이제훈 배우는 소속사와 친분이 있었다. 차분하면서도 결기가 있는 모습이 광해와도 같았다. 아들 이면의 여진구는 성실하면서도 효심이 보이는 느낌이 마음에 들어서 제안하게 됐다"라고 언급했다.
![김한민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BF.35378618.1.jpg)
2007년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으로 데뷔한 김한민 감독은 '최종병기 활'(2011), '명량', '한산: 용의 출현', '노량: 죽음의 바다'에 이르기까지 줄곧 사극 장르만 해온바. 혹시나 현대극을 연출하고픈 갈증은 없느냐는 질문에 전하고픈 메시지는 동일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한민 감독은 "현대극을 찍을 수 있다면 하겠지만, 따로 영역이 있는 것 같다. 지금 영화로서 기획하는 것은 SF다. 사극과 SF가 전혀 연결고리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과거나 미래이냐의 문제지. 메시지를 던지는 지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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