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4人, 개인 계약은 안갯속
시총 2400억 뛰었지만…YG·블랙핑크, 아직까진 반쪽짜리 재계약인 이유 [TEN이슈]
그룹 블랙핑크가 YG엔터테인먼트와 '그룹 활동에 대한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8월 전속계약 만료 이후 약 4개월 만에 극적으로 합의에 이른 블랙핑크와 YG엔터테인먼트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6일 "블랙핑크와 신중한 논의 끝에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그룹 활동에 대한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블랙핑크는 YG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신규 앨범 발매는 물론 초대형 월드투어 등 이들의 글로벌 위상에 걸맞은 활동으로 전 세계 팬들의 사랑에 보답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랙핑크의 재계약 소식에 이날 YG 주가는 오전 한 때 29%까지 치솟았으며, 오후 2시 기준 전일대비 12,100원(25.21%) 상승한 6만100원에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YG의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2411억원 늘어난 1조1264억원이 됐다. YG의 핵심 가치로 꼽혔던 블랙핑크의 재계약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YG의 기업 가치가 안정성을 되찾은 셈.

급한 불을 끈 YG지만 마냥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YG는 블랙핑크의 전속계약 관련 범위를 '그룹 활동에 대해'라고 한정했기 때문이다. 즉, 그룹 활동에서만 전속계약의 권리를 가진다는 것이다. 이번 재계약에서는 개인별 계약 체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계약에 대해 YG는 "두터운 신뢰를 바탕"이라고 했지만, 이번 사안을 두고 업계에서는 "반쪽짜리 재계약'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YG는 "협의 중"이라는 원론적인 대답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텐아시아 취재에 따르면 블랙핑크 일부 멤버는 마지막까지 재계약 관련 도장을 찍지 않아 YG의 애간장을 태웠다. 실제로 계약 만료 시점부터 6일 오전 공시까지 약 4개월이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그룹 활동은 블랙핑크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앨범 발매 및 공연 활동, MD 상품 판매 등에 한정된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매출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각 멤버들이 개인 활동을 통해 창출되는 수익은 YG와 관계 없다. 가령, 제니가 광고를 찍는다거나, 리사가 솔로 앨범을 발매할 경우, 지수가 연기 활동을 통해 받게 되는 개런티는 YG와 수익을 일절 나누지 않는다.

나아가 이번 재계약의 유지 기간 및 수익 배분 비율 등의 세부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통상 재계약의 경우 3년 정도를 평균으로 보지만, 꽤 오랜 시간 협상을 거친 만큼 1~2년 정도에 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추측이다. 게다가 수익 배분 비율 역시 절대적인 수준으로 멤버들이 가져가는 조건 아래 조정됐을 확률이 농후하다.
블랙핑크. 사진=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 사진=YG엔터테인먼트
한 업계 관계자는 "블랙핑크는 데뷔 당시 계약 조건으로 7년을 꽉 채워 일했기 때문에, 그 동안 수익적인 면에서 만족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데뷔 당시 수익 배분 비율을 고려했을 때 블랙핑크는 지난 7년간 YG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지 않았겠나"이라며 "이번에는 블랙핑크 절대 우위의 기간과 비율이 책정됐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YG로서는 수익 분배 비율보다는 이미지나 상징성 면에서 어떻게든 블랙핑크를 잡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이번 재계약으로 YG는 크게 한숨 돌렸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원계약 당시엔 확실한 캐시카우였던 블랙핑크가 향후 YG의 미래를 얼마나 책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블랙핑크의 경우 지난 7년을 살펴 봤을 때 앨범 발매 개수와 빈도가 높지 않다. 정규 앨범은 단 2장, 미니 앨범도 2장 뿐이다. 디지털 싱글이 3장, 공연 실황을 묶어 놓은 라이브 앨범도 2장에 그친다. 물론 미래를 예측하기란 어렵지만, 이같은 전력을 고려했을 때 블랙핑크는 향후 재계약 기간 동안 YG와 많아야 2장, 최소 1장 정도의 앨범 발매 및 관련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는 추측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YG의 이번 블랙핑크 재계약 성사는 의미가 크다. 거대 팬덤을 가진 K팝 그룹 블랙핑크의 새로운 노래와 무대를 볼 수 있고, 이들이 역사가 아닌 현재 진행형 아티스트라는 희망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YG로서도 자신의 최대 IP이자 성과물인 블랙핑크와 한 챕터를 더 함께할 수 있게 됐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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