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 이태신 役 정우성 인터뷰
22일 개봉
22일 개봉
목을 덮는 빈티지한 니트를 입은 배우 정우성(50)의 눈은 크고 깊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진중한 모습으로, 때론 유쾌하게 이야기를 건넸다.
정우성은 2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 관련 텐아시아와 인터뷰했다.
'서울의 봄'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꾼 1979년 12월12일 서울 군사반란을 그린다. 전두광(황정민)의 반란군과 이태신(정우성)의 진압군 사이 벌어진 일촉즉발 9시간을 담았다. 이 작품을 통해 정우성은 연기적으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우성은 질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싸워야 하는 강직한 군인 이태신으로 분해 내공을 뿜어냈다.
정우성이 '서울의 봄'을 만난 건 '헌트'(2022) 촬영을 마치고 난 직후였다. 평소 정우성에게 영화 관련 모니터링을 자주 부탁한다는 김성수 감독은 '서울의 봄'을 좀 봐달라며 책을 내밀었다.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정우성은 자신에게 이태신 캐릭터가 오게 될 것을 조금은 직감했다고 했다. 그렇지만 '헌트'의 연속선상에 있는 비슷한 캐릭터를 맡는 것이 암담하기까지 했다고. 정우성은 고민하고 밀당도 했지만, 결국 김성수 감독의 손을 잡았다. 왜냐하면 "김성수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정우성과 김성수 감독의 인연은 오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비트'(1997), '태양은 없다'(1998), '무사'(2001), '아수라'(2016) 등 앞서 네 작품을 함께 했고 이번 '서울의 봄'을 통해 다섯 번째 협업이다. '비트'와 '태양은 없다'는 정우성을 스타덤에 올린 작품으로, 정우성의 필모그래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그리고 '서울의 봄'을 통해 정우성은 또 한번 연기적으로 진일보 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앞선 인터뷰에서 김성수 감독은 "정우성은 내 페르소나가 절대 아니"라고 말했지만,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던 바. 이와 관련 정우성은 김성수 감독의 의미를 묻자 "애증의 관계"라고 답했다.
"저에게 감독님은 동료로 인정을 받고, '영화 작업이 무엇이구나'라는 걸 현장에서 경험적으로 깨우침을 주신 분이죠. 배우가 인터뷰를 하면서 '김성수 감독님이 최고'라고 하면 다른 감독님이 캐스팅할 때 '너 김성수 감독이 최고라며?'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 김성수 감독님은 최고의 선배이자, 동료이자 '아주 귀찮고 사랑하는' 감독님입니다."
오랜 시간 호형호제하며 지낸 정우성과 김 감독이지만, 이 작품을 통해서는 대거리도 많이 하고 언쟁도 있었다. 정우성은 김 감독이 이태신 캐릭터의 레퍼런스로 자신이 UN 난민기구 친선대사 언론 인터뷰 하는 모습을 계속 보낼 때는 "정말 어이없었다"고 돌아봤다.
"'감독님, 이거 나잖아요. 대체 뭘 바라는 거에요?'라고 많이 했었죠. 사실 당시 인터뷰는 정말 단어 하나 하나가 조심스러웠거든요. 그 조심스럽고 신중한 자세를 이태신 캐릭터에 담았으면 하셨던 거 같아요. 이태신이 극중에서 사람들을 설득하고 '좀 보내주십시오', '꼭 먼저 서울에 도착해야 합니다' 하잖아요. 그런 진중한 모습에 그런 모습이 조금 스며있긴 할 겁니다."
정우성은 '서울의 봄'에 대해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가 담긴 영화"라고 정의했다. 그는 "감독님은 이 영화를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로 보셨다. 이태신은, 그리고 전두광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선택을 했는에 집중했다. 우유부단하기도 하고, 자기 감정에 충실하기도 하는데 그걸 탐구해 담아낸 것 같다"고 봤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의 봄'은 이 사건에 대한 승자와 패자를 가리려고 하는 게 아닌 거 같아요. 각 캐릭터를 통해서 인간 본성을 조명하고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보여주는 거 같습니다."
정우성은 김 감독의 연출력과 자질에 대해서도 극찬했다. 그는 "영화에 많은 배우들의 많이 나오는데, 밸런스가 좋다. 그 많은 배우들을 그렇게 각자 자리에서 빛나게 하는 감독님이 지독하다고 생각했다. 배우들과 그 캐릭터의 접점이 어떤 것인지 포착해 내려고 끝까지 관찰하더라"며 "감독님은 '집요한 에너자이저'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이 작품을 하면서 "징글징글했다"고 표현할 만큼 연기적으로 한계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태신이 바리케이트를 넘어 반란군 진영으로 가는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이자 주요 메시지로 꼽힌다. 그는 "이태신은 자기가 가는 길이 어려워도 그냥 하나하나 넘어서는 캐릭터다"며 "그 장면이 비장하거나 멋있게 보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냥 가고자 했기 때문에 간 것이고, 가서 못 만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해당 시퀀스에 대해 설명했다.
정우성은 작품에 대한 바람으로는 "손익분기점을 넘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작품을 할 때 바람은 있지만 어떤 예상은 할 수 없는 거 같아요. 코로나 이전이었으면 어느 정도 기대를 갖고 성공을 예감했겠지만, 지금은 손익분기점만 넘겼으면 하는 게 이 영화에 참여한 사람들의 바람인 거 같아요. 이 영화를 통해서 앞으로 영화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서울의 봄'은 오는 22일 개봉.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정우성은 2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 관련 텐아시아와 인터뷰했다.
'서울의 봄'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꾼 1979년 12월12일 서울 군사반란을 그린다. 전두광(황정민)의 반란군과 이태신(정우성)의 진압군 사이 벌어진 일촉즉발 9시간을 담았다. 이 작품을 통해 정우성은 연기적으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우성은 질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싸워야 하는 강직한 군인 이태신으로 분해 내공을 뿜어냈다.
정우성이 '서울의 봄'을 만난 건 '헌트'(2022) 촬영을 마치고 난 직후였다. 평소 정우성에게 영화 관련 모니터링을 자주 부탁한다는 김성수 감독은 '서울의 봄'을 좀 봐달라며 책을 내밀었다.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정우성은 자신에게 이태신 캐릭터가 오게 될 것을 조금은 직감했다고 했다. 그렇지만 '헌트'의 연속선상에 있는 비슷한 캐릭터를 맡는 것이 암담하기까지 했다고. 정우성은 고민하고 밀당도 했지만, 결국 김성수 감독의 손을 잡았다. 왜냐하면 "김성수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정우성과 김성수 감독의 인연은 오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비트'(1997), '태양은 없다'(1998), '무사'(2001), '아수라'(2016) 등 앞서 네 작품을 함께 했고 이번 '서울의 봄'을 통해 다섯 번째 협업이다. '비트'와 '태양은 없다'는 정우성을 스타덤에 올린 작품으로, 정우성의 필모그래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그리고 '서울의 봄'을 통해 정우성은 또 한번 연기적으로 진일보 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앞선 인터뷰에서 김성수 감독은 "정우성은 내 페르소나가 절대 아니"라고 말했지만,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던 바. 이와 관련 정우성은 김성수 감독의 의미를 묻자 "애증의 관계"라고 답했다.
"저에게 감독님은 동료로 인정을 받고, '영화 작업이 무엇이구나'라는 걸 현장에서 경험적으로 깨우침을 주신 분이죠. 배우가 인터뷰를 하면서 '김성수 감독님이 최고'라고 하면 다른 감독님이 캐스팅할 때 '너 김성수 감독이 최고라며?'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 김성수 감독님은 최고의 선배이자, 동료이자 '아주 귀찮고 사랑하는' 감독님입니다."
오랜 시간 호형호제하며 지낸 정우성과 김 감독이지만, 이 작품을 통해서는 대거리도 많이 하고 언쟁도 있었다. 정우성은 김 감독이 이태신 캐릭터의 레퍼런스로 자신이 UN 난민기구 친선대사 언론 인터뷰 하는 모습을 계속 보낼 때는 "정말 어이없었다"고 돌아봤다.
"'감독님, 이거 나잖아요. 대체 뭘 바라는 거에요?'라고 많이 했었죠. 사실 당시 인터뷰는 정말 단어 하나 하나가 조심스러웠거든요. 그 조심스럽고 신중한 자세를 이태신 캐릭터에 담았으면 하셨던 거 같아요. 이태신이 극중에서 사람들을 설득하고 '좀 보내주십시오', '꼭 먼저 서울에 도착해야 합니다' 하잖아요. 그런 진중한 모습에 그런 모습이 조금 스며있긴 할 겁니다."
정우성은 '서울의 봄'에 대해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가 담긴 영화"라고 정의했다. 그는 "감독님은 이 영화를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로 보셨다. 이태신은, 그리고 전두광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선택을 했는에 집중했다. 우유부단하기도 하고, 자기 감정에 충실하기도 하는데 그걸 탐구해 담아낸 것 같다"고 봤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의 봄'은 이 사건에 대한 승자와 패자를 가리려고 하는 게 아닌 거 같아요. 각 캐릭터를 통해서 인간 본성을 조명하고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보여주는 거 같습니다."
정우성은 김 감독의 연출력과 자질에 대해서도 극찬했다. 그는 "영화에 많은 배우들의 많이 나오는데, 밸런스가 좋다. 그 많은 배우들을 그렇게 각자 자리에서 빛나게 하는 감독님이 지독하다고 생각했다. 배우들과 그 캐릭터의 접점이 어떤 것인지 포착해 내려고 끝까지 관찰하더라"며 "감독님은 '집요한 에너자이저'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이 작품을 하면서 "징글징글했다"고 표현할 만큼 연기적으로 한계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태신이 바리케이트를 넘어 반란군 진영으로 가는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이자 주요 메시지로 꼽힌다. 그는 "이태신은 자기가 가는 길이 어려워도 그냥 하나하나 넘어서는 캐릭터다"며 "그 장면이 비장하거나 멋있게 보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냥 가고자 했기 때문에 간 것이고, 가서 못 만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해당 시퀀스에 대해 설명했다.
정우성은 작품에 대한 바람으로는 "손익분기점을 넘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작품을 할 때 바람은 있지만 어떤 예상은 할 수 없는 거 같아요. 코로나 이전이었으면 어느 정도 기대를 갖고 성공을 예감했겠지만, 지금은 손익분기점만 넘겼으면 하는 게 이 영화에 참여한 사람들의 바람인 거 같아요. 이 영화를 통해서 앞으로 영화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서울의 봄'은 오는 22일 개봉.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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