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전2'의 시도 아쉬운 이유
'독전1'의 서영락 대리의 무게감
시리즈로서의 의미 상실
'독전1'의 서영락 대리의 무게감
시리즈로서의 의미 상실
![영화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BF.35119907.1.jpg)
"애초부터 너 믿어서 가는게 아니었어"
"괜찮습니다. 저 팀장님 믿으니까"
-'독전1' 조원호(조진웅)과 서영락(류준열)의 대화 中 일부 노르웨이의 새하얀 설원을 배경으로 끝내 마주한 서영락(류준열)과 조원호(조진웅)의 씁쓸함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 '독전1'(2018)은 여백의 미학을 안긴 영화다. 누구를 향한 것인지 모를 탕-하고 울려 퍼진 총성이 남긴 잔음은 되려 '독전1'을 곱씹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영화 '독전' 스틸컷. /사진제공=(주)NEW](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BF.35119919.1.jpg)
흔히 오리지널 영화의 전사를 다룬 프리퀄(prequel)이나 작중 시간대 이후를 다루는 시퀄(Sequel)이 아닌 전작이 다루고 있는 시간대 중간에 일어났던 일을 다룬 미드퀄(Midquel) 구성을 띄고 것이 '독전2'의 독특한 지점이다. 하지만 520만명의 관객을 모았던 '독전1'의 인기와는 달리 '독전2'는 혹평으로 가득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BF.35120020.1.jpg)
전작의 설정은 '독전2'에 다다라 완전히 뭉개지고야 만다. '독전1'에서 이선생을 사칭한 브라이언을 지긋이 바라보며 "진짜 이선생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 미친 새끼는 누굴까?"라고 비웃던 이선생/서영락은 어디 가고, '독전2'에서 서영락조차 이선생을 찾고 있으니 이건 닫힌 서사가 아니라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물론 '독전1'가 지녔던 무게감이 비단 이선생의 반전 정체가 드러났기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 '독전1', 서영락(류준열), '독전2' 서영락(오승훈) 스틸컷. /사진제공=(주)NEW, 넷플릭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BF.35120042.1.jpg)
반면, '독전2'는 '독전1'의 헐거웠던 서사를 촘촘히 엮었음에도 어딘가 붕 뜨는 느낌이다. 새로이 모습을 드러낸 빌런 섭소천은 고아였던 자신을 거둬준 이선생(TZTMA)에게 인정받기 위한 욕구를 계속해서 채우려고 하고, 신체적 결함이 생긴 브라이언은 복수를 위해, 서영락은 어린시절 부모님과 밀항하던 시절 도움 아닌 불행을 안겨줬던 이선생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애쓰고, 형사 조원호는 팀원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선생의 뒤쫓는다. 캐릭터 보다 목적이 우선시되었던 탓일까. 전작에 비해 구체적이고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가졌지만, 그들이 하는 임무를 동행하는 것에 버거움이 느껴진다.
![영화 '독전1',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주)NEW, 넷플릭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BF.35120034.1.jpg)
'Beliver'라는 영제를 지닌 '독전1'(2018)이 믿음이라는 얇디얇은 층이 포개지면서 뒤엉키는 과정을 그렸다면, '독전2'(2023)는 공고하게 믿었던 실체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의 허망함에 초첨이 맞춰져 있다. 때문에 '독전2'가 미드퀄이 아닌 프리퀄을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형사 조원호와 서영락의 끊어지지 않던 관계가 탕-하는 총성으로 마무리된 것을 굳이 이어 붙이는 것이 아니라, '왜 서영락은 이선생이 되어야만 했는가'와 '조원호는 왜 그렇게까지 이선생을 놓지 못하는가'가 '독전1'의 풀리지 않던 숙제였기에.
![영화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BF.35119932.1.jpg)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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